전북도립미술관, ‘어디에서 보아도 나는 모악(母岳)이다’ 展 개최
이 전시는 작가의 정체성에 관한 탐구이다. 급변하는 현대미술의 거대 물줄기 속에서 소위 작가군은 그것을 추종하려, 혹은 답습하고 편승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어찌 보면 이것은 작가로서의 당연한 과제이다. ‘어디에서 보아도 나는 모악이다.’이 제목은 작가가 자신의 근성과 작가관을 형성하였을 그의 탄생 배경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이란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다. 주제를 가진 작업, 물성을 탐구하는 작업, 철학적 담론이나 미학적 접근에 의한 이상적 형태미를 찾아가는 작업 등 무한한 이상의 경지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작업이란 분명한 틀이 있다. 오랫동안 꾸준한 연습, 고민, 노력에 의해 작가는 이미 그의 것, 그만의 것을 만들어 내는 고정된, 확고한 집념이 있다. 이것을 갖춘 것이야 말로 진정한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고집이 있다. 어떤 작가가 특이한 물질을 가지고 근사한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 하여 그것이 이 작가의 것이 될 수 없다. 또한 소위 잘 팔리는 작품을 부러워하여 그것을 흉내 내지도 않는다. 묵묵히 고집스런 그의 길을 고단하게 가는 것이 작가이다. 작가의 이러한 고집은 그의 선험적인 것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미 경험된 그 이전의 것, 그것에서 작가는 자신의 틀을 고정시키기 위한 심미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이것은 결국 그의 작품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작가로 하여금 이상적, 조형적, 미학적으로 고민하여 멋진 아우라를 만들어 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할 때 작가는 진정한 작가정신과 예술의 희구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선험적인 것에 의존된 작품, 그것이 바로 이 전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전시의 작가는 전북출신, 혹은 전북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의 작품은 이미 고착된 방식으로 자신의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출생한 전북에 관한 이미 잠재된, 경험 이전의 것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인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없듯이 작가의 근본과 본성에의 충실함은 현재의 작가를 또한 만드는 것이다. 이들 작가의 작품은 전북의 산과 들을 닮았고 전북의 문화와 선배들의 예술 혼, 구성진 소리를 담고 있다.
11명의 작가의 색깔은 모두 다르다. 표현의 방식, 이야기의 형식은 모두 다르고 많이 다양하다. 그러나 작가 심연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전북의 맛과 멋인 것이다. 이것을 담고 이들 작가는 그들의 길을 소리 없이 가는 것이다. 이들 작가가 물론 전북을 대표하는 작가라고 말 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전시는 전북을 품고 작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가에 대한 첫 시도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전시 작가의 작품에는 힘이 느껴지고 생활을 반영하는 정직한 손때가 묻어 있다. 한국화 작가에게선 수만 번 반복했을 화선지의 스며드는 먹의 자유로운 굴림이 느껴진다. 서양화 작가에게선 혼돈 속에 일체감을 형성하는 정형과 부정형의 끈적이는 유화의 이상미가 보여 진다. 조각가에게선 물질의 단단함이 작가의 손에 의해 녹아들어간 흔적이 역력하다. 설치작가에게선 복잡하고 다의적 매체의 혼재 속에서 보여지는 절제와 호소가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전시는 전북의 이야기를 품고 작가의 끈임 없는 반복과 노력이 만들어내는 그 과정과 결실을 도민에게 던져주는 전시인 것이다.
웹사이트: http://www.jbartmus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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