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교원평가 선도학교 확정발표에 대한 교총 입장
지난 16일 교육부가 2008년 교원평가 전면시행을 목표로 금년에 시범운영할 초·중·고등학교 506개교를 선도학교로 확정·발표하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부의 선도학교 선정 운영 계획을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정책추진방식을 벗어난 변칙과 졸속으로 규정하며 교원의 전문성 신장보다는 학교현장에 부담만 주는 선도학교 운영 계획을 백지화 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교총은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교원평가의 취지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시범운영 학교도 아니고 법적 근거도 없이 506개나 되는 학교를 막대한 예산지원과 가산점으로 유인하여 선도학교를 지정하여 시범운영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은 여론에 춤추는 생색내기용 정책에 불과하다.
정부가 학교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 약속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원증원, 수업시수 법제화 약속은 내팽겨 치고 교원평가만 도입되면 교육력이 높아지고 공교육이 내실화되는 것처럼 국민을 현혹시키는 것은 교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실패한 교육정책을 뒤덮으려는 대 국민 사기극이다.
교원평가의 성공은 학교현장의 여론을 수렴하고 구성원의 동의를 구하는 등 절차상의 민주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교육부도 시범학교의 선정과정에 있어 교원의 동의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선도학교 선정과정은 방학 중인 1월에 유선 상으로 동의를 구하거나 아예 동의를 생략한 채 학교장이 일방적으로 신청하는 등 소속 교원간의 민주적이고 충분한 논의과정이 절대 부족하였다. 또한 참여 학교와 교원에 대한 예산지원과 가산점부여로 참여를 회유한 것은 평가의 본질을 절하하고 명분에서도 정당성을 상실했다.
특히, 교육부는 ‘관련 법률 개정이 우선되어야만 500여개의 선도학교를 지정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바꿔 아직 법제화가 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선도학교를 지정·강행하는 등 신의성실을 저버렸다. 또한 지정된 어느 학교의 경우 교원의 동의과정이 전혀 없거나 소속 교원의 80% 이상이 전출 내신을 낸 상태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표면상 과반수가 동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새 학기에 전입해 온 교사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모순에 빠지게 되며 결과적으로 교육부가 입법여부 및 학사일정 등을 고려치 않고 오직 형식적 성과주의에만 급급한 것을 보여준 것이다.
더욱이 교육부가 작년 11월 초·중등교육법개정안을 예고할 때는 학생, 학부모, 동료교원에 의한 교원능력개발 평가 도입 근거만을 밝히고 의견수렴을 구하였으나 국회에 제출한 법안은 교사에 대해서 ‘학생지도’를 평가대상으로 하도록 끼워 넣으면서 눈속임 식 입법화를 추진하는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들의 업무위축 및 기피현상이 발생해 학교는 통제 불능의 상태로 바뀔 수 있는데 대해 교육부는 분명한 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외국에서 조차 교육적 부작용을 이유로 학생, 학부모에 의한 일방적 교원평가가 사실상 없음에도 선진국에서는 당연시되고 있는 양 국민여론을 호도하고, 공교육 정상화의 지름길인양 왜곡한 것도 모자라 선도학교를 지정하고 졸속적인 입법화과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정치권력의 수족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밝힌 것에 지나지 않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조사한 시범운영 결과에 대한 두 차례의 설문조사를 인용하였지만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기보다는 시범운영의 정당성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면이 있다. 교육부는 교총이 2006년 8.30~9.5까지 교원평가 시범실시 67개교 교원 7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등에서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참여에 대한 공정성 확보, 약 94%의 절대다수 교원이 보여준 시범운영의 충분한 기간 필요, 3개 중 1개 학교에 달하는 10학급 미만 소규모 학교의 사실상 교원평가의 어려움 등에 대해서도 해법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6월 교총 등 교원단체와 교육부가 합의한 교원평가의 추진과 함께 병행하기로 한 교원정원 확충, 수업시수 감축, 잡무경감 등 교육여건개선사업은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하여 일보도 진척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었다. 정부의 정책추진에 대한 신뢰가 성공을 가늠한다는 차원에서 교육부는 교육여건개선사업이 후퇴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지, 개선할 의향은 있는지 명쾌히 밝히고 즉각적인 약속 이행을 촉구한다.
교육은 전문성을 요체로 하며 이는 교육의 생명이다. 그런데 국민의 공교육에 대한 불만족이 정부의 교육정책 실패에 있다는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여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교묘히 일선학교와 교원들을 희생양으로 내세워 설익은 정책을 강요하는 것은 교육의 전문성을 좌초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형식적 성과 과시의 조급증에서 탈피하여 교원평가의 목적인 교사의 전문성신장, 교육력 제고 등이 구현될 수 있도록 당사자의 참여, 문제점 개선, 충분한 시간 확보를 거쳐 차근차근 준비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이를 수용하지 않고 졸속 교원평가를 밀어붙일 경우, 교총은 국회 입법과정에서 조직력을 총동원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1947년 설립 이래 교육발전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힘써온 전문직 교원단체로, 현재 교사, 교감, 교장, 교수, 교육전문직 등 20만명의 교육자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내 최대의 정통 통합 교원단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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