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성명-“서울시민의 기본권과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는 ‘동대문 디자인 월드 플라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

서울--(뉴스와이어)--지난 2월 20일, 서울시는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을 세계적인 디자인 패션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부지 내에 ‘디자인 월드 플라자’를 건설하고 이를 동대문 지역, 청계천과 연계하여 관광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디자인 인력양성계획과 브랜드화 작업의 추진을 통해 서울을 세계 5대 패션도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번에 발표한 사업은 서울시민의 삶과 유리된 공간 개발을 통한 거점 상품화 계획으로서 이의 주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시의 이번 사업은 동대문 운동장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문화˙역사적인 의미를 신개발주의라는 포크레인으로 묻어버리고 있다. 동대문 운동장은 해방 이전 민족적 애환을 담고 있는 역사적 공간이자 산업화 시기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던 고교야구와 한국축구 등 스포츠의 성지, 그리고 지금 체육 꿈나무들의 소중한 경연장으로써 문화˙역사적 공간의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서울시는 동대문 운동장이 가지는 공간의 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철거에 따른 개발만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동대문 운동장 일대의 문화재 복원 문제에 대해서도 문화재 지표조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은 서울시 공간정책의 문화적, 역사적 문맥의 부재는 결국 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여, 동대문 운동장과 그 주변에 형성된 문화적 나이테를 일거에 멸살할 위험을 낳고 있다.

둘째, 서울시의 계획은 기본적인 권리에서 배제되고 있는 소외계층의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동대문 운동장으로 내몰린 노점상들에게 서울시는 이들이 불법 노점상 출신으로 법적 보호 하에 있을 수 없으며, 축구장 이전 조치는 한시적인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점상들은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 또한 동대문 풍물시장의 노점상뿐만 아니라 인근지역 상인들, 청계천 및 그 주변부, 세운상가 상인들의 생존권 문제가 발생할 것임이 분명함에도 서울시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의 수준이 낮으며, 철거와 개발에 따른 향후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서울시는 공간정책에 있어서 사회적 합의 과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의사결정과정에서 사회 구성원간의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요구는 시민들의 기본적인 권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사회적 합의 없는 독단적인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정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동대문 운동장 일대의 노점상, 주변상인, 전문가 그리고 서울시민과의 사회적 합의 과정을 가져야만 한다.

넷째, 서울시의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은 서울시민에게 도심 속에서 생태적˙문화적 공간을 돌려주겠다는 애초의 취지와는 무관하게 공원으로써의 공간은 1/4에 불과하며, 3/4에 이르는 공간은 지상과 지하를 아우르는 상업공간으로 개발하려 하고 있다. 공원이라는 공공 공간의 부재도 문제지만 상업적 측면에서도 이미 동대문 운동장 일대의 지하상가들은 포화상태여서 과잉 공급, 중복 투자의 문제가 존재하여 합리성 부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결국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은 서울시민을 위한 공간정책이 아니라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여 그 효과에 집착하는 소수만을 위한 관료주의, 행정편의주의 사업인 것이다.

서울시는 과거 개발 위주의 정책에서 나타난 생태적인 문제와 문화적 공간에 대한 문제를 또 다시 힘의 논리로 해결하려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역사적 가치와 시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사회적 합의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서울시의 공간정책은 결국 또 하나의 신개발주의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서울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의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 계획을 동대문 운동장의 문화˙역사적 가치에 기초하여 노점상, 주변 상인 그리고 시민과 함께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 그것이 문화도시 서울을 지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웹사이트: http://www.culturalac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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