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서울시당 논평 - 서울시 교육청의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

2007-02-28 13:31
서울--(뉴스와이어)--서울시교육청이 그동안 고교평준화 해체에 대한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번 학교선택권의 확대로 기존 계층 간의 격차를 그나마 줄여왔던 고교평준화 정책을 흔드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학교선택권의 확대, 누구를 위한 학교선택권인지 묻고싶다.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계획대로 학교선택권을 확대할 경우 대개 선지원 후추첨 배정의 방식으로 학생을 받기 때문에, 강남지역의 학교에 강북학생들이 일정부분 진학한다면 강남 학교 수용인원이 증원되지 않는 한 강남학생은 강북으로 유입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강남에 배정되는 강북학생들 중에 저소득층의 학생 비율이 얼마나 될것인가. 강북의 저소득층 학생들은 경제적 어려움, 통학 등의 문제 때문에 강남지역 학교를 선택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저소득층의 강남 학교 유입은 저조하고, 상대적으로 강북 고소득층의 강남 유입이 늘어날 것임이 자명하다.

강남 학군의 학력수준이 높게 나오는 것도 학교요인에서의 격차보다는 이 지역 학생들의 가정배경 요인이나 지역사회의 지원등에서의 격차에 의한 영향 때문이라는 연구보고서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학교선택권이 확대된다하더라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선택권이 강화될 것이며, 강북학생이 강남학교에 간다고 하더라도 저소득층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될 것이다. 결국 저소득층에게는 교육 기회의 평등 조차도 빼앗아버리를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선호 학교와 비선호 학교의 선명화로 고교등급제의 부활할 것이다.

또한 이번 안의 ‘선 지원 후 추첨’ 배정 확대는 학부모와 학생의 선호도에 따라 학교 간에 서열이 매겨져 교육부가 금하고 있는 고교등급제나 마찬가지다. 선호학교와 비선호 학교의 선명화는 입시명문고의 부활과 연계가 된다.

이미 2005년 서울시 공동학군제의 경우 대학입시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학교의 51.7%가 지원자가 적어 정원을 채우지 못한 현상이 나타났다. 강남 지역 학교는 학생들이 몰리고 다른 지역 학교는 지원율을 채우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해 입시명문고만 부활시킬 것이다.

또한 강남북 교육격차가 단순히 학교의 경쟁력 문제만이 아닐 것이다. 고등학교 수 부족, 열악한 교육환경, 과밀학급 등 강북의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말미암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북학생들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서울시도 올해부터 지원을 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를 우선하여 해소하기보다 학교선택권을 통해 학교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입시교육의 부활로 이어져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교선택권 확대만 발표하였지, 어떤 방식으로 추첨을 할 것인지는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후기일반계고등학교 배정방식을 보면 근거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배정 시 중학교 성적을 80%나 반영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중학교에서도 입시교육의 부활로 이어질 것임은 자명하다.

이미 대입시의 과도한 경쟁으로 사교육이 과잉되고 있으며, 높은 사교육비의 부담으로 학부모의 허리는 휘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고등학교조차 입시교육의 부활로 이어지게 되면 중학생, 초등학생들 까지 입시교육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다.

과도한 사교육비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사교육비 경감방안이 나와도 공교육에서 입시교육을 종용하게 되면 결국 이러한 대책들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또한 사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들은 교육불평등의 심화로 고통받게 될 것이며 계층 양극화는 더욱 더 고착화 될 것이다.

이에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은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학교선택권 확대 결정에 대하여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서울시 교육청이 고교평준화 제도를 내실화하면서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세우기를 부탁한다. 불평등한 교육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단순히 학교선택을 강화하여 학교 간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와 지자체가 함께 특정 계층에 대한 교육 지원 확대보다 모두가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에 대한 지역사회의 책임성을 높이고,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대해서 적극적인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높여 학교선호도를 줄이는 것을 노력할 것을 주문한다.

웹사이트: http://seoul.kdl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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