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법인화 관련 특별법안 입법예고에 대한 교총 입장
국립대학 특수법인화 입법 추진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서두를 것이 아니라 대학 등 교육계, 일반국민 및 시민사회단체, 학계 및 관계 전문가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수렴과 전문적인 검토 분석을 거쳐 우리나라 대학운영의 현실에 적합하고 자율권과 경쟁력 향상을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학이 오랫동안 정부의 통제 구조 속에서 자율성과 자치 역량이 부족했고, 특성화 체제, 국제경쟁력 저조 및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왔다는 점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립대학을 특수법인화로 전환하여 문제를 개선하려는 정부의 시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감하고 필요성을 인정한다.
또, 그 동안 논란과정을 거치면서 정부가 작년 11월 공청회 이후 주요 쟁점사항에 대한 관계부처 간 조정 및 의견수렴 등을 거쳐 교직원 고용 승계 및 사학연금 적용 등 인사상의 불이익 보정, 정부의 재정지원 의무화 및 예산총액의 출연금 지원 등 일부 우려사항을 보강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입법예고안은 여전히 국립대학의 특수법인으로서의 법적 성격 불명료성, 운영구조(governance)상의 이사회와 총·학장 및 평의원회·교수회 등 자치기구와 대학 구성원간의 권한과 책임관계의 합리적 조정 미비, 교직원의 기존 공무원에서 법인 소속의 피고용인 신분으로의 전환에 따른 고용 불안 및 근무조건 저하 우려에 대한 대책 미흡, 재정 확보와 운영상의 불안정성과 지역간·유형간 차등화 심화 우려, 대학의 조직·인사·재정·학사 등 현행 관계 법령상의 규제사항에 대한 종합적인 입법 정비의 필요 등 상당 부분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5구체적으로 세부 검토사항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특수법인의 법적 성격과 지위 문제(법안 제2조, 제5조)
국립대학법인에 대해 국가가 설립한 특수법인격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그 법적 성격과 지위에 대하여 학교법인제도 하에서 운영 중인 사립대학법인과의 차이 및 특수성 등 보다 명시적인 성격 규정이 필요하다.
☐ 운영구조 및 법인의 기관 상호간의 권한과 책임 관계
■ 국립대학법인 이사회(이사장)와 총·학장과의 관계(법안 제15조~제21조)
최고의사결정기관인 법인이사회는 총·학장 1인, 이사장 1인 등 15인 이사로 구성하고, 이사회의 기능으로 총·학장 선임권, 임원 및 교직원 인사와 보수 결정권, 재정권, 조직권, 교육·연구 주요사항, 정관 제·개정권 등을 부여하고 있고, 총·학장의 지위에 대해 법인대표권 및 업무총괄권 등으로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총·학장의 직무 등에 대해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더라도, 법률에 법인이사회의 기능 및 이사장의 권한과 총·학장과의 권한 관계에 대한 보다 합리적이고 명시적인 규정이 필요하다. 즉, 이사장과 총·학장과의 권한 관계에 있어서 이사회 대표권을 지닌 이사장에게 법인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더라도, 총·학장의 교직원 인사권 등의 권한 위임 등 그 배분 정도가 보다 심도있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또, 이사회 구성에 학생 대표 참여 및 학생대표의 발언권 부여 방법 등도 고려해야 사항으로 본다.
■ 대학의 중요 의사결정기구 및 구성원 참여권 보장 문제(법안 제22조, 제23조)
▲국립대학법인의 교육·연구 심의기구로 ‘교육연구위원회’를 당해 법인의 교원으로 구성하여 학생 입학과 졸업, 교원인사, 교수평가·연구, 교육과정·성적·학위 등 학사관리 등 중요 의사결정사안에 대한 심의권을 부여하고 있다. 또, 재무경영사항에 대한 심의기구로 ‘재무경영협의회’를 두어 교원, 직원, 학생, 외부인사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연구위원회와 재무경영협의회의 심의기구 신설은 필요하다고 보이나, 이 기구들과 헌법상의 대학자치의 필수기구인 ‘대학평의원회’와 ‘교수회’의 법제화 및 그 권한과 기능의 합리적 분배 문제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립대학의 평의원회와 교수회는 고등교육법시행령(제4조 제1 항 제16호)에 근거하여 총장의 학칙기재사항의 하나로 예시적인 임시 기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두 가지 기구는 헌법이 규정한 대학자치 보장을 위한 필수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법률상 기구가 아닌 대통령령에 의한 대학별 임시기구로서 입법 불비가 큰 상황이다.
평의원회와 교수회 법률기구화와 그 구성·기능·조직 등에 대한 규 정을 별도 처리할 의도로 보이나, 동 법안의 교육연구위원회와 재무경 영협의회의 법적 지위와 역할에 비추어볼 때, 이 두 기구와 평의원 회·교수회의 법적 권한과 역할 관계의 결정은 대학 의사결정구조상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평의원회와 교수회의 권한과 기능 문제는 총·학장 선출제도와도 관련된다. 즉 현재 국립대학 총장선출은 당해 대학 추천제로서 대학의 추천(총·학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선정, 또는 당해 대학 교원이 합의한 방식에 의한 선정 중 선택),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제청(인사위원회 자문 포함), 대통령 임명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러나 금번 특별법안(제16조 제3항)에 의하면, 당해 대학 추천위원회에서 2~3인 후보자 선출 → 이사회 선임요청, 이사회가 1인 선임 →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제청 → 대통령이 임명으로 이사회에의 선임 절차가 추가되고 간선제 방식이 강화되었다. 이사회 선임절차가 불가피하더라도, 대학 내부의 총·학장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 결정 과정에 평의원회, 교수회, 교육연구위원회, 재무경영협의회 등 자치기구간의 참여 정도의 문제는 대학 내부의 중대 사안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 교직원 신분 및 고용, 근무조건 문제
국립대학이 특수법인화 되면 소속 교직원은 민법상 대학법인과의 고용계약관계의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법적 신분이 종전 국가공무원에서 법인 소속의 사인 신분의 피고용인으로 전환된다. 정부 인사관리방식에서 대학법인의 자체적인 인사권의 적용 대상이 된다. 따라서 특별법안에서 교직원의 임용특례로 공무원 신분 유지자와 비유지자에 대한 5년간 공무원 신분 유지 등 유예조치를 둔다 하더라도, 교직원의 신분과 고용 불안 문제를 불식하기 어렵게 된다. 이것은 당해 국립대학법인 자체의 재정 확보 능력과 연계되는 문제로서 재정 능력이 열악한 법인의 경우 교직원의 보수 등 근무조건의 저하가 예상된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 소재 국립대학 교직원,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간의 차이를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 이런 현실적인 불균형과 차등화의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필요하다.
☐ 재정 지원 문제(법안 부칙 제9조)
국립대학법인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 의무화는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그러나 재정 지원 의무화 규정이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고, 법안에 규정한 재정 지원 사항들 이외에도 대학 교육·연구 지원비 및 운영비 등에 대한 추가적인 재정 지원 사항들도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운영성과에 따른 재정 차등 지원정책 기조만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운영상의 자율권 부여에 상응하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한 정부의 일정 기간의 지원 대책이 필요한 현실임을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다.
작년 11월 교총이 전국 국·사립대학 교수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국립대학 특수법인화에 대한 반대 의견(58.4%)이 찬성 의견(27.5%)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 특수법인화에 따른 재정·인사 등 정부의 대학운영에 대한 책임 약화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정부는 정권 말기에 무리한 입법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특수법인화에 따른 각종 문제점에 대한 대책 마련, 운영영역별 관계 법령에 대한 종합적인 입법 정비, 대학 구성원 및 일반국민 등 이해당사자의 보다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검토 후에 법률 제정안을 마련해기 바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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