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박화강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초청강연 개최

광주--(뉴스와이어)--조선대학교는 동문 CEO 릴레이특강 세 번째 강좌로 박화강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초청강연을 4월 18일(수) 오전 10시 30분 경상대학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박 이사장은 ‘산과 한국인, 그리고 不二의 철학-지리산 종주를 꼭 한번 해보라’를 주제로 강연한다.

박화강 이사장(상학과·21회)은 보성 출신으로 1972년 전남매일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하여 1980년 자유언론 실천선언과 제작거부 등을 주도한 혐의로 강제해직된 해직기자 출신이다.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위원으로 참여, 기자, 편집위원, 국장 대우, 고문 등을 역임하면서 16년간 한겨레신문사에 재직했으며 2005년 국립공원관리공단 감사를 거쳐 2006년 7월 제9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다음은 강연 요지이다.

<산과 한국인>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 67%가 산이다. 산은 국민들의 보편적 휴식, 여가 공간이 돼 국민의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해주는 한국인과 한국인의 삶의 동반자가 됐다. 산이 즉 자연이 인간의 동반자라면 자연을 이용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산과 한국인, 자연과 인간의 진정한 조화는 무엇인가. 그 조화를 존중하는 인간의 자세는 산과 더불어 살면서 산을 즐기는, 즉 산과 더불어 산이 사람을 품고 사람이 산을 품는 것이다. 진정한 조화는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니고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필요할 때 찾아 들어 즐기는 것이 아니고,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신산일체’의 정신으로 산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60평생 산과 더불어 살았다. 어릴 적에는 날마다 뒷산으로 소를 끌고 올라갔고 어른이 되서는 배낭 메고 이 산 저 산, 많이도 쏘다녔다. 고교입시에서 떨어지고도 산으로 들어갔고, 친한 초등학교 동창생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도 산으로 들어갔다. 16년 동안 나를 행복하게 했던 한겨레신문에 갑자기 사표를 내 던지고도, 가장 먼저 찾아 든 곳이 지리산이었고, 그곳에서 1주일 동안 인생 2막을 설계했다. 그때마다 산은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받아주었다. 산과 나는 하나였다. 산이 나를 품어주어 내가 산이 되고 산이 내가 됐다.

<산과 不二의 철학>

많은 사람들은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삶의 함께하는 동반자로 보고 있다. 여기서 인간과 자연의 진정한 조화는 산과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는 不二(not-two)의 철학을 배웠다. 아니 산이 가르쳐 주었다. 자연과 인간의 현상과 작용은 조금 다를지라도 근원을 따지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을 알았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하나의 마음이 될 때 진정한 조화가 이뤄지는 것이고 남과 북도 둘이 아니고 하나고, 양지와 음지도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진정한 통일은 남과 북이 둘이 아니고 하나 되는 것이고, 하나의 자연에 햇볕이 들면 양지이고 햇빛이 들지 않으면 음지이고 보면 음양도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이를 감히 ‘不二의 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둘이 하나 되는 것은 쉽지 않다. 너와 내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서로 간 고집이 없어야 되고 양보만 있어야 된다. 상대를 인정하고, 포용해야 진정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진정한 떨레랑스(나와 다른 남을 다른 그대로 인정하는 것)가 이뤄져야 된다. 그것이 진정한 조화고 좋은 세상의 최종 목표라면, 살맛나는 최고의 삶이라면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하나로 살기위한 노력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을 일이다.

<不二를 배우려거든 지리산을 종주해보라>

산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진정한 조화를 느끼는 것은 행복이다. 삶에서 요구되는 도전과 모험심, 용기와 인내-정신력을 기르고 키우는 데는 분명 산만한 것이 없다.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꼭 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것이 지리산 종주다. 지리산 종주만큼 한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없다. 혼자서 외로이 지리산을 걸으면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한 깊은 고민과 통찰이 있게 되고, 내면 깊숙이 침잠해 자신 안의 숨겨진 소리를 듣게 되고, 자신의 서있는 자리를 보게 될 것이다.

혼자라는 외로움이 깊은 깨달음을 줄 수도 있고, 자신을 새롭게 태어나게 할 것이다. 삶의 목표를 분명히 세우게 하고,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자기를 돌아보고, 꿈을 만들고 희망을 심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희망을 가지는 자가, 또 품은 자가 안가지고 안품는 자보다 성취가 빠르다고 하지 않았던가. 목표를 세우는 사람은 목표가 없는 사람에 비해 목표를 향해 이미 반쯤 다가가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 시대의 지성인이라면, 지리산이 안고 있는 현대사의 상처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리산에 원혼이 되어 지금도 골짜기를 배회하고 있는 이 민족의 젊은이들의, 그 사무친 한이 무엇인가 이해할 필요가 있고, 그들이 죽어가면서까지 지키려고 한 자유와 평등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알 필요가 있지 않는가. 지리산을 바로 아는 것이 현대사를 바로 잡는 운동이고 통일을 앞당기는 것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후배들을 만나고 싶고, 그렇게 깊고 넓고 큰마음을 가진 후배들을 보고 싶다.

대학은 한 시대 문제 모두를 근본적으로 통찰하고 비판하는 창조적 공간이어야 하고, 잘못된 세상에 대한 비판과 함께 대안을 만들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스스로 취업준비가 완벽하게 끝난 ‘똑똑한’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남을 위해, 세상을 위해 고민하는 ‘올바른’ 대학생이 되는 노력을, 생각을 꼭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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