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휴 오케스트라: 관타나모로 가는 길’ 이 영화를 반드시 봐야 하는 이유
전세계를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9.11테러. 2001년 9월 11일은 인류가 21세기를 통째로 ‘재앙의 세기’라 기록한다 해도 반론을 제기하기 힘들 만큼 명백한 재앙의 날이었다. 그동안 쏟아져 나왔던 그 어떤 범죄, 스릴러, SF영화도 이토록 온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들지는 못했다. 뉴욕 한복판에서 일어난 엄연한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우리 모두는 재앙의 세기에 결코 아름답지 않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가슴 아픈 현실을 깨닫고 만 것이다.
세기의 불행은 9.11에서 그치지 않았다. 미국 부시 정부는 오사마 빈라덴을 테러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하고 대 테러 전쟁을 통해 전세계 평화를 지키겠다며 아프간 침공을 감행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또다른 대량 학살이 ‘재앙의 세기’를 한 번 더 핏빛으로 물들였고,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은 바로 이 시점에서 시작된다.
What a Wonderful World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지극히 평범한 네 명의 영국 청년들. 이슬람 사원에서 ‘아프간 사람들을 어떻게든 도웁시다!’라는 설교를 듣고 중간에 아프가니스탄에 들르기로 한 이들은, ‘거기에 가면 큰 난(납작한 빵)이 있대! 가서 꼭 먹어보자!’며 들떠 있었다. 세상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운 곳일지 상상도 할 수 없었기에 두려움조차 없었던 이들은, 그것이 ‘지옥으로의 여행’이었음을 너무 늦게 안 것이다. 나쁜 사람은 벌 받고 착한 사람은 상 받는 간단하고도 쉬운 세상은 저 멀리 있는 꿈의 세상일 뿐이라는 것을 이들은 너무 고통스럽게 깨닫게 된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세상은 결코 좋은 곳이 못 되더군요’라며 씁쓸하게 웃음 짓던 그 검은 눈동자는 어쩐지 슬퍼 보이면서도 희망으로 빛난다. ‘만약 이런 경험을 못했다면 세상이 어떤지 잘 모른 채 아무 생각 없이 살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희망과 의욕에 찬 목소리로 세상을 향해 말하는 모습을 보면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살아볼 만한 곳이란 이들의 결론이 더욱 가슴 아프다. 핏빛 고통으로 얼룩진 재앙의 세기일지라도 이 땅에 사는 것이 더이상 고통이 아니기 위해 우리는 <관타나모로 가는 길>을 꼭 봐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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