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 'EU의 지리적 표시(GIs) 보호 요구와 대응'

1. 한-EU FTA와 지리적 표시제

한-EU 협상에서 지리적 표시제가 주요 의제로 등장

'지리적 표시제(GIs)' 는 한-EU FTA 협상의 주요 의제 중 하나. EU는 1차 협상(5/7∼11)에서 모조품 규제와 더불어 지리적 표시제를 지적재산권(IPR) 분야의 주요 의제로 제시. 지리적 표시제(Geographical Indications; GIs)'란 상품의 품질이나 맛이 생산지의 기후나 풍토 등 지리적 특성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높은 명성을 지닌 경우 지리적 명칭을 지적재산권으로 인정해주는 제도. 지리적 표시제는 EU 농업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 한-EU 협상에서 농업분야의 쟁점은 가공농산물의 관세 인하, 위생 및 검역조치(SPS), 지리적 표시제의 보호 강화. 2차 협상(7/16∼20)부터 지리적 표시제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 EU는 와인과 증류주(Spirits)는 물론 농산품(농산물과 식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의 보호를 주장

1992년부터 EU차원에서 지리적 표시를 직접 보호

1992년 이전까지는 국가별로 지리적 표시를 보호해 왔음. 프랑스가 지리적 표시 보호법을 맨 처음 제정. 1905년에 외국산 포도 및 와인에 밀려 자국산 포도주 산업이 위기에 처하자 '원산지명칭보호'(AOC2)) 제도를 도입. 1935년에는 ‘와인 및 증류주 국가위원회’를 설치하고, 1947년에 INAO(국립원산지명칭관리소)를 설치하면서 AOC제도가 본격화. 1955년에는 치즈에 대한 보호체계를 확립하고, 1990년부터 모든 농산물 및 식품에 확대 적용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국내법을 제정하여 지리적 표시를 보호. 나머지 국가들은 지리적 표시에 대한 별도의 법 없이 상표권으로 보호하거나 불공정거래 및 소비자보호에 관한 일반법으로 보호

단일시장 출범과 함께 1992년부터 EU차원에서 지리적 표시를 보호하기시작. 1992년에 와인과 증류주를 제외한 모든 농산품을 포괄하는 EU차원의규정을 채택. 1992년 이후 모든 농산품도 지리적 표시 등록으로 EU내에서 적절한 법적 보호를 받게 됨. 이 규정은 2006년 3월에 ‘농산물 및 식품을 위한 지리적·원산지 표시 보호에 관한 이사회 규정 510/2006’으로 대체. 집행위 규정 1898/2006은 이사회 규정 510/2006을 시행하기 위한 세부 규정

EU의 지리적 표시제에는 PDO와 PGI 두 가지 유형이 있음. '원산지 명칭 보호(PDO)'는 원료의 생산과 제조 및 처리공정 모두가 해당 지역 안에서 이루어져야 함. 반면 '지리적 표시 보호'(PGI)6)는 생산, 제조 및 처리공정 중 어느 하나라도 지역과 연계성이 있으면 해당됨. 원료를 외지에서 가져오더라도 어느 지역의 특수한 제조방법에 의해 생산되면 PGI에 해당. 보호수준은 PDO와 PDI 모두 동일

남부유럽의 농업국가가 지리적 표시의 80%를 차지

EU에는 현재 약 5,000건의 지리적 표시가 등록되어 있음. 와인과 증류주가 약 4,200건으로 가장 많고, 치즈, 육류(meat), 미네랄워터, 올리브유, 과일 등 농산물과 식품이 약 730건을 기록

남부 유럽의 농업국가들이 지리적 표시의 약 80% 이상을 차지. 지리적 표시 등록건수는 이탈리아 21.2%, 프랑스 20.5%, 스페인 14%,포르투갈 14%, 그리스 11.5%, 독일 9.2%, 영국 등 기타 국가 10%. 지리적 표시 등록상품의 연간 총매출액은 프랑스 190억 유로, 이탈리아120억 유로, 스페인 35억 유로 등. 프랑스의 경우 600건 이상의 지리적 표시(와인 및 증류주 466건, 농산품 150건) 등록상품의 총매출이 193억 유로이며, 관련 생산자수는 약13만 8,000명ㆍ이탈리아는 450여건의 지리적 표시(300건의 와인 및 증류주, 농산품155건) 등록상품의 총매출이 120억 유로이며, 관련 생산자수는 약 30만명 이상

지리적 표시제는 EU가 추진 중인 공동농업정책(CAP)의 개혁과 고품질농산물의 수출확대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 EU는 공동농업정책의 개혁을 위해 가격보전 등 농업보조금 지원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고품질 농산품의 생산과 해외수출 확대를 지원. 지리적 표시제는 EU 농산품의 고부가가치화에 기여. 프랑스의 지리적 표시 등록 치즈는 일반 치즈에 비해 1㎏당 평균 2유로,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와인은 약 10% 비싼 가격에 판매. 이탈리아산 토스카노(Toscano) 올리브유는 1998년에 지리적 표시를 등록한 이래 약 20%의 가격 상승. 지리적 표시 상품이 농산품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 EU 증류주 수출액(54억 유로)의 약 60%를 지리적 표시 상품이 점유

2. 지리적 표시제의 국제적 논의

지리적 표시제는 WTO 지적재산권 협정의 주요 의제

19세기 후반부터 지리적 표시에 대한 국제적인 보호 노력이 시작. 지리적 표시와 관련된 최초의 국제조약은 1883년의 파리협약ㆍ지리적 표시에 관한 내국민대우 원칙을 규정. 이후 마드리드협약(1891년), 리스본협약(1958년)을 거치면서 지리적 표시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확산

1995년 WTO 출범을 계기로 지리적 표시는 지적재산권(TRIPs) 협정에서본격 논의. 지리적 표시의 보호 문제가 GATT의 다자간 규범으로 편입. 특허, 상표, 의장, 지리적 표시, 저작권과 그 인접권, 반도체 배치설계등이 TRIPs협정의 논의 대상. 지리적 표시는 '상품의 품질, 명성 또는 그 밖의 특징이 본질적으로 지리적 원산지에 기인하는 경우 상품이 회원국의 영토 또는 지역이나 지방에서 생산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시'로 규정(TRIPs협정 22.1조). '샴페인(Champagne)', '보르도(Bordeaux)', '로크포르(Roquefort)', '파르마(Prosciutto di Parma)'는 유럽의 전통있는 지명으로 각각 증류주, 와인, 치즈, 햄 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리적 표시. TRIPs 협정은 30여개 선진국의 경우 1995년 1월부터 발효되고, 개도국 및 구공산권 국가들은 2000년 1월부터 시행

DDA 협상은 미국의 반대로 難航

EU는 지리적 표시제의 국제적 확산을 위해 세 가지 측면에서 DDA 협상을 전개. 지리적 표시 등록상품을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다자간 GI등록시스템의 도입을 추진ㆍWTO 全회원국이 참여하는 단순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GI등록시스템을 구축. 지리적 표시 보호대상 상품의 확대. 와인과 증류주는 이미 TRIPs협정의 보호 대상. 치즈, 쌀, 차 등 농산물과 식품에 대해서도 동일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지리적 표시 대상 품목의 확대를 추진. EU산 지리적 표시 등록상품의 시장접근 확보. 지역경제와 수출 측면에서 중요한 지리적 표시 상품에 대해 WTO 회원국들에게 기존의 상표를 폐지하고, 필요할 경우 과거 사용되었거나 일반 명칭화된 EU의 지리적 표시를 보호해 줄 것을 요구

현재 지리적 표시제의 확대 적용을 둘러싸고 WTO의 다자간 협상은 지지국가와 반대 국가로 兩分. 프랑스와 이탈리아8) 등 EU내 농업국들은 와인과 증류주 뿐만 아니라 다른 지리적 표시 농산품의 국제적 보호를 강하게 요구. 스위스와 터키는 물론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EU의 지리적 표시제를 지지

다국적기업이 자국의 원산지 명칭을 국제상표로 미리 등록함으로써 지리적 표시를 보호받지 못해 경제적 피해가 크다고 주장. 반면 미국, 호주, 캐나다는 EU가 주장하는 다자간 GI등록시스템의 도입과 보호대상 품목의 확대에 반대. 각국이 시행 중인 기존의 상표법으로 충분히 보호 가능하며, 자발적인GI통보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입장

양자협상을 통해 와인과 증류주의 지리적 표시 보호를 강화

EU는 미국, 캐나다, 호주와의 양자 협상을 통해 와인 및 증류주의 지리적표시를 보호. 1994년 호주와의 와인 협정을 통해 유럽의 지리적 표시가 호주 내에서 일반 명칭으로 사용되는 것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합의. 2003년 캐나다와 와인 및 증류주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여 캐나다에서 일반 명칭으로 사용되는 21개 와인명칭을 3단계로 나누어 폐지하기로 합의. 2006년 3월에 미국과 와인 협정을 체결. 'Champagne', 'Mosell', 'Chablis', 'Rhine', 'Sherry' 등 16개 지리적 명칭을 미국 내에서 사용하는 것을 제한

EU는 칠레, 남아공, 멕시코와의 FTA협정에서 와인 및 증류주의 지리적표시 보호에 합의. EU-칠레 FTA에서는 지리적 표시를 등록한 와인 및 증류주에 대해 높은 수준의 상호 보호에 합의. 협정 발효 후 12년 내에 칠레 시장에서 지리적 표시 보호를 시행하고, 해외시장에서는 5년 이내에 시행. EU와 남아공은 2001년 7월에 와인 및 증류주 협정을 체결ㆍ'Port', 'Sherry'의 명칭은 남아공 내에서는 12년 내에, 수출의 경우에는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합의. 1997년 EU-멕시코는 '증류주의 원산지 명칭의 상호 인정 및 보호에 관한 협정(Agreement on Mutual Recognition and Protection of Designation of Spirit Drinks)을 통해 지리적 표시를 보호. 멕시코는 250개 이상의 유럽산 증류주13)의 지리적 표시를 보호하고, EU도 멕시코의 'Tequila'와 'Mezcal'를 보호

3. 시사점 및 대응

와인 및 증류주의 지리적 표시 보호 요구는 수용 불가피

대부분의 FTA 협정문에는 지리적 표시 관련 조항이 포함되어 있음. 한국은 물론 EU가 체결한 모든 양자간 협정에는 TRIPs 협정 23조와 같은 수준에서 와인 및 증류주의 지리적 표시를 보호. 보호의 범위는 각 협정의 부속서에 명시한 지리적 표시로 제한. 지리적 표시 보호를 위해 양측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 지리적 표시 또는 원산지 표시가 부적절하게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법적 조치와 상표. 지리적 표시 간 분쟁 가능성도 양자간 협정에서다루도록 명시

한-EU 협상에서도 EU는 한국에 대해 와인 및 증류주의 지리적 표시 보호를 강하게 요구해올 전망. EU는 FTA 협정에서 지리적 표시제를 최우선 과제로 고려. 남아공과의 FTA 협상이 상당히 지연된 것도 일부 증류주 명칭의 보호에 대한 EU측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 EU의 지리적 표시 관련 생산자들은 FTA 협상과 관련하여 강한 로비 활동을 전개 중ㆍ관세 인하를 통해 시장접근을 확대하는 한편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농산품의 지리적 표시를 보호. EU는 2차 협상부터 한국에 대해 지리적 표시 사용을 제한하고 단계적 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 이 경우 국내에서 일반명사처럼 통용돼 온 '샴페인', '꼬냑', '스카치', '보르도' 등의 명칭을 국내 제품에 사용하는데 제약

따라서 와인 및 증류주 제품이면서 유럽의 지리적 표시와 상충되는 한국의 등록 상표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협상전략을 마련해야 함. 원산지 명칭의 사용 허용기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노력

농산품의 지리적 표시 보호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

문제는 EU가 와인과 증류주 이외의 다른 농산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 보호를 요구해올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것임. EU는 미국, 호주와의 분쟁과 관련한 WTO 패널의 판정과 법 개정 작업을 통해 지리적 표시 대상 품목을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 이사회 규정 510/2006는 고기, 유제품과 어육, 과일과 채소, 맥주, 식물추출음료, 파스타, 빵, 가루반죽 식품, 케이크, 비스킷, 과자 등 대부분의 농산품의 지리적 표시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명시. 따라서 와인 및 증류주에 한정되었던 과거의 FTA와는 달리 EU는 한국에게 농산품의 지리적 표시를 보호해줄 것을 요구할 전망. 한-EU FTA가 지리적 표시 대상을 농산품 분야로 확대하는 최초의 FTA가 될 가능성

지리적 표시제의 농산품 확대 적용이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여 수용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필요. 유럽의 음식 문화와 취향이 우리와 달라 농산물과 식품의 지리적 표시를 보호해 주더라도 양측 모두에게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 다만, 일부 소비자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과 및 요식업, 기호식품 관련업종에는 영향이 있을 전망. EU의 지리적 표시를 상표 등 일반 명칭으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음

EU의 지리적 표시제의 확대 요구를 국내 농산품의 국제화를 위해 활용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 현재 국내에는 38개 농산품이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 WTO 지적재산권(TRIPs) 협정의 이행 차원에서 정부는 1999년에 농산물품질관리법을 제정하여 지리적 표시제를 도입. 2002년에 보성녹차가 국내 지리적 표시 1호로 등록된 이래 2007년 4월 현재 농산물 27건, 임산물 11건 등 총 38건의 지리적 표시가 등록

지리적 표시제 품목으로 등록하면 국내 시장에서의 명성 제고와 아울러 명칭의 도용을 방지하는 효과ㆍ하지만 제도가 초기 정착단계에 있어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음. 지리적 표시제는 국내에서만 법적 효력을 갖는 제도로, 등록 농산품들의 해외시장 진출 시 현지에서 배타적 권리를 인정받지 못함ㆍ국내의 지리적 표시 등록상품이 EU에서 보호받으려면 이사회 규정에 언급된 절차에 따라 EU집행위에 등록해야 함. 한-EU 협상에서 농산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 보호에 합의할 경우. 국내농산품도 현지의 등록 절차 없이 EU시장에서 배타적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됨. 국내의 어떤 지리적 표시가 EU에서 보호되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지리적 표시 대상품목을 선정

정부와 지자체는 EU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지리적 표시제를 적극 활용. 한-EU FTA를 계기로 국내 농산물과 식품의 EU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 국산 쌀의 스위스 수출은 EU시장 진출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 지자체와 농가는 유럽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농산물과 식품을 수출상품으로 적극 개발. 지리적 표시를 등록한 38개 품목은 수출 유망상품으로 품질과 명성을 홍보하는데 지리적 표시제를 적극 활용...김득갑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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