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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5 16:21
서울--(뉴스와이어)--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개봉 당시보다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100만이 넘는 관객을 맞았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는 한편 한국영화시장 전반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쉽사리 걷히지 않고 있다. 여름방학 특수를 노리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도 공세지만, 극장가에서 작품성과 개성을 두루 갖춘 한국영화들을 꾸준히 만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밀양>과 몇몇 재미난 공통점을 드러내며, 천편일률적인 한국영화들 사이에서 평범한 열 세 살 소녀아이의 소소한 감정의 결을 자랑스럽게 펼쳐 보이는 사랑스러운 영화가 있다. 6월 개봉을 앞둔 영화 <열세살, 수아>는 ‘공감 가는’ ‘잘 만든’ 영화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요한 실마리를 제안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밀양>과 <열세살, 수아>는 영화의 규모와 감독의 이력, 배우 등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몇몇 공통점을 가진다.

먼저, ‘여주인공의 영화’라는 점이다. 남성 중심 스토리가 지배하는 한국영화 전반에서 두 영화는 주인공 여성의 모습을 좇으며 그녀의 행동과 감정을 담아내는데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소비한다. 세계 유수 영화제가 인정한 전도연의 놀라운 연기력처럼, 훌쩍 자라난 ‘여배우’ 이세영의 연기 또한 한 편의 영화를 이끌어나가며 관객의 마음을 건드리기에 부족함 없는 든든한 받침대 역할을 하고 있다.

‘칸 영화제와의 인연’도 같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밀양>이 칸영화제 본선에 진출하며 수상에까지 이른 한편, <열세살, 수아>는 그 시나리오가 칸영화제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던 것이 밝혀져 화제가 되었다. 세계의 스타들이 모이는 파티이자 영화 구매가 이루어지는 마켓으로서 뿐 아니라 세계의 신인감독들을 지원하고 교육하는 역할 또한 겸하고 있는 프랑스의 칸영화제는 “레지당스 인 파리”라는 프로그램으로 한 편 이하의 장편 데뷔작을 갖고 있는 세계의 신인감독들이 시나리오를 완성하기까지 온갖 편의를 제공하며 그들을 지원하는데 <열세살, 수아>로 데뷔하는 김희정 감독이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레지당스 프로그램에 선발되었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인연에도 불구하고 <밀양>이나 <열세살, 수아>나 모두 밀양, 전주 등 프랑스에서는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멀리 떨어져 있는 한국의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할 뿐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었던 것이다.

한편 <열세살, 수아>는 결코 어렵지 않다. 그것은 <열세살, 수아>가 복잡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수아의 느낌을 예민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한 영화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기 위해선 모두 열세살이라는 시절을 겪어야 하므로 영화를 보는 남녀노소 누구나 ‘나의 이야기’라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평범해지기 위해 노심초사 고민했다는 이세영의 설득력 있는 연기도 관객들의 마음을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음악인생 처음으로 영화음악을 맡은 자우림의 멤버들은 음악을 맡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시나리오에 진심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어쩌면 한국의 영화산업은 진심을 담기에는 너무 커졌는지도 너무 멀어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툴지만 진실했던 열세살 시기에 우리는 무언가 중요한 것을 두고 온 것은 아닐까? <열세살, 수아>는 관객들에게, 한국영화계에 조용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세영, 추상미, 김윤아가 선사하는 햇살 가득 연둣빛 선물 같은 영화 <열세살, 수아>는 6월 14일 스폰지하우스와 프리머스시네마를 통해 전국의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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