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국립극장 청소년 공연예술제 ‘은어송’
프랑스 아비뇽, 풋츠반 공연을 하며 우리 이야기를 우리말과 우리 전통을 사용하여 국제성과 현재성을 확보한다!
해외공연의 경우, 언어의 장벽 때문에 넌버벌이나 세익스피어같이 서양에 잘 알려진 작품을 해석하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연극은 해외 시장에 앞서 동시대인과 교통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동시대인과 교통이 차단된 연극이 어떻게 세계성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은어송”은 바로 이러한 의도에서 출발하고 도전한다.
약간의 불어를 사용하기도하지만 대부분 우리말과 우리 몸짓을 사용하여 외국인과 교통하는 것은 물론 연극적 감흥을 서로 나누고자한다.
그 동안 민들레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갖고 해외 공연을 하면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우리 전통 속에 녹아있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보편적인 연극 언어를 찾아내 이를 활용하여 국제적인 소통 언어로 확산을 시키는 것이다.
“은어송”에서는 탈춤, 상모놀이 같은 다양한 전통이 나오는데 이는 단순히 옛것이 아니라 오늘의 시점에서 오늘의 감각으로 재구성을 하였다. 그래서 아주 극적인 상황에서 극을 발전시키거나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공연개요
공 연 명 : 은 어 송 (전연령)
공 연 일 : 2007년 6월 21일(목) ~ 6월 30일(일) 일, 월 쉼
공연시간 : 오후 8시
공연장소 : 국립극장 하늘극장 (3호선 동대입구역)
작·연출 : 송 인 현
주 최 : 극단 민들레, 국립극장
출 연 : 박정용, 김연철, 김태윤, 유은미, 이승훈 외
문 의 : 극단민들레 www.min365.com
제작의도
내가 나인 것은 피부색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입맛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신화(설화)를 공유하는데서 민족의 동질성이 형성되는 것이고 자긍심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흔의 우리의 신화가 단군신화나 판소리 다섯바탕, 그리고 몇 몇 이야기밖에 없는 줄 알지만 지역 설화에는 오늘의 거울이 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있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열광하면서도 우리 이야기는 소홀히 하여 지역에서 전해지는 귀중한 신화나 설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묻혀진 신화나 설화에 오늘의 정신 - 미래 정신을 넣고 옛스러우면서도 오늘의 감각을 잃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신화나 설화가 튼튼한 자아를 형성하게 할 것이다.
줄거리
이 이야기는 대전 동구 가오동, 옛 가오리의 “은어송 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
남쪽의 온달 신화와 같은 이야기로 - 은어송이 지혜로운 부인을 만나 과거에 급제하여 억울한 누명을 쓴 장인의 누명을 벗겼다는 이야기다.
은어송이 “백성이 하늘”이라는 노래를 부르다가 관가에 끌려가 문초를 받는다. 그리고 고초를 받은 몸으로 돌아오는데, 산 속에 송아지가 한 마리 있는 것 아닌가. 은어송은 맹수들한테 당할 것 같아 송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그날 밤, 한 여인이 찾아와 하룻밤 머물 것을 청한다. 은어송은 방이 하나밖에 없어 망설이지만 깊은 산 속에서 여인을 혼자 둘 수도 없었다. 그래서 방에 재워주는데, 여인이 실수하여 그만 송아지를 잃는다. 그렇지만 은어송은 오히려 여인을 위로한다.
둘은 정한수를 놓고 부부의 연을 맺는데, 여자는 역모로 몰린 김참판의 딸이었던 것이다. 장인은 백성이 하늘이 세상을 꿈꾸다가 역모로 몰린 것이다. 은어송은 부인의 도움의 글을 읽어 과거에 급제한다. 그리하여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관리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 - -
연출의도 1
배우들은 모두 같은 가면을 쓰고 비슷한 복장을 하였다. 中立이다. 배우가 인형을 들면 인물이 된다. 배우(도깨비)와 인물은 분리가 되기도 하고 일치가 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연극적 약속이 만들어진다.
탈춤이나 상모놀이 등의 전통연희가 밴드마임 같은 현대연극의 연출기법과 만나면서 새롭게 구성된다. 수시로 장면이 바뀐다는 것은 거대한 장치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간단한 약속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도깨비 놀음’이다. 도깨비는 무엇이든 다 수용할 수 있다. 서양 연극의 코러스보다 훨씬 자유롭게 연극에 참여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상을 연기하는 연기자는 과장을 줄이고 삶과 밀착된 연기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연희단계의 전통을 감동을 나누는 예술품으로 전환시킬 것이다.
물론 흥과 멋을 잃지않으면서 - 서양 연극이 인물을 위주로 구성된다면 여기서는 연기자를 위주로 전개하게 된다. 즉 도깨비를 구분하는 숫자는 한 인물이 반드시 그 역할을 하라고 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그 역할에 맞는 기량을 갖춘 배우를 찾아 연기자의 기량을 바탕으로 인물을 풀어나갈 것이다. 그래서 배우들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배우들을 위한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다.
연출의도 2
도깨비는 아주 오랜 시간을 우리와 함께 한 듯 하지만 실상 그 존재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분명 우리 것인 듯 싶으면서도 섧다. 가까운 듯 하면서도 멀다. 더구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지향하는 현대인들에게 일정한 규격이나 논리성을 갖추지 못한 도깨비는 혐오의 대상이 되기까지 한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아날로그보다 더 구시대적인 상상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기도 하다.
그런데 왜 도깨비인가?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했으면서도 아직 그 실체를 규정하지 못한 다양한 폭은 상상의 영역을 끝없이 넓혀준다. 어리숙하면서도 빈틈이 보이는 도깨비는 친근하기까지 하다. 또 규정되어있지 않은 성격 때문에 서양의 어릿광대보다 연극적 활용성이 더욱 높다. 어떠한 상상도 가능하다. 장면을 바꾸는 전환수가 되었다가 금방 인물(Charactor)이 된다. 때로 극의 진행을 방해하는 것까지 연극적이다. 도깨비니까!
탈춤에서 도깨비의 움직임을, 민요에서 도깨비의 소리를 찾았다.
많은 장면들이 우리 전통 놀이판을 연상시킨다. 그렇지만 단순한 놀이판이 아니라 거기에 분명 극을 진행하는 중요한 연극 언어가 실행되고 있다. 그 놀이판을 통해서 극을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지만 반대로 우리 전통을 극적인 상황으로 반전시켜 대입하기도 한다. 민중들이 땅을 딛고 일어서는 혁명의 춤은 북소리를 활용한 북의 향연으로, 새로운 정신이 빛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과정은 상모놀이로 표현했다. 이제 상모놀이는 민속(Fork)이 아니라 극의 감동으로 다가오게 된다.
은어송은 전통을 활용했지만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재이고 미래이다!
우리 것을 활용하지만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웹사이트: http://www.min365.com
연락처
극단민들레 강성용 기획팀장02-3663-6652 011-9485-6038
-
2007년 1월 11일 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