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두 가지 질문’ 책으로 출판

서울--(뉴스와이어)--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두 가지 질문

1. 출간 의의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와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A. S. 닐의 『서머힐』과 함께 대안교육의 이론적 토대가 되는 책이다.

『서머힐』이 영국에 설립된 서머힐 학교의 실험적 운영에 관한 아동 교육의 현장 보고서라면, 존 홀트의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는 미국의 학교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적인 현실과 아이들이 이에 적응하기 위해 채택하고 있는 생존 전략, 그 결과로써 나타나는 배움과 가르침의 실패 과정을,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어린 아이들이 타고난 배움에 대한 열망과 장인 정신을 ‘민족지학적’으로 기술한 관찰 보고서인 셈이다.

존 홀트는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강조한다.

▷ 인간은 본래 배움의 열정과 장인 정신을 타고났으며
▷ 어린 아기들은 어른들의 대화와 일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싶어 하며
▷ 스스로 현재의 능력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 끝없는 도전 정신으로 완벽히 해낸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며
▷ 다양한 놀이와 스포츠, 예술을 통해 삶의 균형과 조화를 배워나간다.

그러나 아이들이 학교 체제에 들어서면

▷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것과 다른 커리큘럼이 아이들을 지루하게 만들고
▷ 정답이 정해져 있고 성적만을 따지는 교육제도가 아이들을 혼란과 두려움에 빠뜨리며
▷ 그 결과 아이들은 나름대로 학교에서 생존 전략을 구사하게 되어
▷ 아이들은 진정한 배움으로부터 멀어지고 결국 학교는 가르침에서 실패하게 된다.

존 홀트가 관찰하고 기록한 미국의 교육 현실이 5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교육 현실과 본질적으로 전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존 홀트의 관점은 오늘날 대학입시를 정점으로 모든 교육 단계가 재편되고 사교육의 광풍이 전 국민의 생활을 비정상적으로 만들고 있는 우리 현실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과연 우리의 교육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근대 교육체제는 아직도 유효한가?

이제 우리 사회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된다. 아이들을 더 이상 ‘바보’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2. 이 책들의 특징

언스쿨링 교육철학의 발전 과정
이번에 아침이슬에서 출간한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이 책은 십여 년 전 『아이는 어떻게 성공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샘터사에서 출간된 적이 있다.)와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1985년 존 홀트가 타계하기 2, 3년 전에 개정한 개정판을 원전으로 번역한 것이다. 홀트는 1960년대에 쓴 이 책들을 개정하면서 초판의 내용을 고치는 대신 이후에 갖게 된 새로운 생각이나 사고의 전환을 덧붙이는 방식을 취하였다. 따라서 1980년대에 출판된 개정판에는 홀트가 학교와 교육 제도의 의미와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 근본적인 계기들과 당시의 통찰이 제시될 뿐 아니라, 그 후 20년 동안 학교 개혁과 ‘언스쿨링’ 운동에 매진하면서 얻게 된 심도 깊은 교육 철학까지 담겨 있다. 홀트 자신이 표현한 대로 상당히 ‘자기성찰적인’ 한 교육 철학가의 정신적 여정과 ‘언스쿨링’ 교육 철학의 뿌리와 열매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입시와 성적에 목을 매다는 교육제도 안에서는 아이들을 전인적인 인간으로 키울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안학교가 하나둘 늘어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직접 가르치는 홈스쿨러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대안교육의 이론적 토대나 경험이 단단히 쌓이지 않은 현실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일상어로 교실과 아이들의 내면을 그려낸 ‘교실 민속지’
홀트는 이 책들에서 아이들이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삶과는 분리된 획일적인 교과과정을, 획일적인 방식으로 주입하며, 정답을 강요하는 제도 교육으로는 배움에 대한 열정과 능력을 계발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교육 철학을 개진한다. 독특한 점은 이러한 교육 철학을 거창한 이론 형식으로 제시하는 대신 자신이 가르친 아이들의 행태와 심리를 세밀하게 기록해서 그대로 보여주는 미시사적인 기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당시 미국에서는 인간의 내적 정신세계를 블랙박스로 취급하며 인간의 행동은 단지 환경의 자극에 대한 기계적 반응일 뿐이라는 행동주의 학습이론이 휩쓸고 있던 터라 아이들을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보면서 그들의 내면세계를 총체적으로 응시하는 존 홀트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교육계와 학부모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하여 학교교육에 대한 회의와 본질적인 문제 제기에서 비롯된 홈스쿨링 운동, 이어서 학교 커리큘럼 자체에서 벗어난 언스쿨링 운동에서 존 홀트의 책은 고전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교육일지 형식을 통해 아이들의 진정한 배움의 과정, 교육의 본질, 학교 교육의 기만성과 위험성, 아이들의 심리 메커니즘을 일상어로 기록한 이 책들의 기저에 깔린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인간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통찰은 교육 전문가들뿐 아니라 수많은 부모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3.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

원 제: How Children Fail
지은이: 존 홀트
옮긴이: 공양희
분 류: 교육학/교육일반
규 격: 신국판 무선제본
면 수: 342쪽
발행일: 2007년 7월 10일
가 격: 12,000원
ISBN: 978-89-88996-75-1 03370



아주 어린 아이들은 모두 천재적이라 할 만큼 자신감 있는 삶의 방식과 배움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 엄청난 능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학교에 들어가서 2, 3년만 지나면 이 엄청난 호기심은 사라져버린다. 소수의 몇몇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아이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태어났고 두세 살 무렵까지만 해도 완벽하게 썼던 학습 능력과 이해력, 창조력의 일부도 개발하지 못하고 만다.
아이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두려움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다른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올바른 사고를 하는 데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정답을 찾는 데만 매달린다. 또한 매일매일 부과되는 지루하고 따분한 과제, 삶과 동떨어진 일관성 없는 학과 내용은 아이들을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런 상황은 결국 아이들을 정답 생산 전략으로 몰고 간다. 그리하여 아이들은 제대로 배우려하기보다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바에 대응하거나 빠져나가기 위해 ‘표정 읽기’, ‘웅얼거리기’, ‘양다리 걸치기’, ‘교사가 자기 물음에 스스로 답하게 만들기’ 등 수많은 전략을 구사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위신과 욕구 충족을 위해 정답만을 기대하는 어른들은 너무나 쉽게 이 전략에 말려들거나 속아 넘어간다. 교실에서 매순간 벌어지는 이런 일들은 아이들이 아는 것으로 보이는 것, 또는 알 것으로 기대되는 것과 아이들이 실제로 아는 것과의 차이를 모호하게 만든다. 부모도, 교사도, 심지어는 아이들 자신조차도 진정으로 아는 것과 아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학교가 실패하는 이유는 학교의 본질 자체가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켜서 나쁜 전략을 만들게 한다는 데에 있다. 아이들이 쓰는 이런 전략은 결국 아이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인격과 지성을 파괴해버리고 만다. 이것이 바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진짜 실패이며, 이 실패에서 벗어나는 아이는 거의 없다.
우리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건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지만 홀트가 이 책에서 그리고 있는 교실과 아이들의 진실은 정답과 좋은 성적에 대한 우리들의 집착이 아이들을 두려움과 수치심의 노예로 만들고 만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자신도 알지 못하는 거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짓눌린 아이들의 내면과 전략으로 가득 찬 교실의 진실을 대면하는 경험은 그리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실제로 실패하고 있다면 아이들을 구하는 첫걸음은 그 진실과 대면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 아닐까.


4.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원 제: How Children Learn
지은이: 존 홀트
옮긴이: 공양희·해성
분 류: 교육학/교육일반
규 격: 신국판 무선제본
면 수: 420쪽
발행일: 2007년 7월 10일
가격: 12,000원
ISBN: 978-89-88996-76-8 03370


사람의 일생 중 그 어느 시기보다 가장 효율적으로 배우는 시기는 서너 살 이전 시기이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큰 아이들보다, 그리고 자신들이 컸을 때보다 훨씬 잘 배운다. 그 이유는 배움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정한 방식으로 머리를 쓰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타고난 배움의 방식은 놀이와 실험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난다. 어린아이들은 주변에 있는 사물이나 사람들과의 관계 등 어느 것에서나 놀이를 발견해낸다. 어린아이들이 즐겨하는 모든 놀이는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탐구이자 인과관계에 대한 실험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고양시키고, 그들의 탐구를 돕는 유일한 길은 아이들을 가르치려 서두르지 않고, 다만 즐겁게 놀아주는 것뿐이다.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언어 교육

예를 들어 어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소리를 내는 법을 배우고, 주위 사람들이 말을 통해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을 관찰하면서 그 효과에 주목한다. 그리고 자기도 그런 방식으로 주변에 영향을 미치려는 욕구 때문에 단어와 문장을 따라하고, 그것이 통하는 경험을 통해 말을 배운다. 따라서 아이들이 효과적으로 말을 배우게 하려면 아이들이 시도하는 모든 행동에 애정 어린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읽기와 쓰기 역시 이런 방식으로 배울 때 가장 효율적이다. 아이들에게 억지로 글을 가르치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다. 그보다는 읽기와 쓰기는 소리 없는 말이며 그것을 통해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하면 그런 방식으로 소통하고 싶은 필요와 욕구 때문에 자연스럽게 글자를 터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표현하게 된다. 굳이 글쓰기니 논술이니를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스포츠를 통해 배우는 삶의 리듬

스포츠는 아이들이 미지의 세계에 적응하고 삶의 리듬을 배우는 특별한 활동이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 다시 말해 직접적인 위험과 도전에 맞서야 하는 스포츠 활동에서는 아이들의 감정에 민감해야 한다. 아이들은 용기를 타고나지만 진폭이 크고 쉽게 고갈되기 때문에 강요하기보다는 언제든 뒤로 물러나 충전할 여유를 주어야 한다. 이런 경험을 충분히 한 아이는 어려운 일이나 실패가 닥치더라도 두려움 없이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삶의 리듬을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려면

아이들의 창의성 교육에서 특히 강조할 점은 아이들에게는 어떤 과제가 주어지든 ‘무작정 놀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설명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어진 자료를 가지고 충분히 놀면서 그 형태와 모양, 감각 등을 익히고 일정한 내적 모델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서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세계를 접하고 그 관계를 깨닫는 경험을 한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겁먹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를 배운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아이들은 나름의 시간표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을, 자기가 배우고 싶을 때 가장 잘 배운다. 언제, 무엇을 배워야 한다고 미리 정해놓고 아이들에게 배울 것을 강요하는 대신 아이들이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주의 깊게 살피고 기다려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5. 지은이와 옮긴이

존 홀트(1923-1985)
1923년 뉴욕 시에서 태어나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차 대전에 참전해 잠수함에서 근무했고, 종전 후에는 세계연방운동에서 일했다. 1964년에 출간된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 가르치는 일에 대한 열정으로 아이들의 내면과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섬세하게 기록한 일종의 ‘교실 민속지’로 교육을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뒤이어 출판된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배움을 강요당하기 이전 시기의 어린 아이들이 세계를 탐구하고 배우는 과정을 기록한 책으로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학교를 개혁하는 운동에 적극 참여하였으나 학교는 개혁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언스쿨링 운동에 매진하였다. 『학교를 넘어서Instead of Education』, 『What Do I Do Monday?』, 『Escape From Childhood』, 『Freedom and Beyond』, 『The Underachieving School』 등의 저서와 《Growing Without Schooling》등의 잡지를 통해 인간과 삶, 배움과 가르침, 교육체제의 근본적 의미에 대한 물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생각들은 지금은 널리 퍼진 언스쿨링·홈스쿨링·대안교육의 바탕이 되었다.

공양희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와『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를 번역한 공양희는 경남 산청의 한 산골에서 남편과 두 아이와 더불어 생태적인 삶, 자급자족적인 삶을 실천해왔다. 아이들이 십 리쯤 떨어진 산골초등학교를 겨우 마치고 집에서 지내게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프리스쿨』같은 책을 번역하기도 했지만 대안교육보다는 훨씬 급진적으로 기존의 체제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고 실험하고자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존 홀트의 근본적인 태도를 존경한다. 지금은 청년이 된 아이들에게 삶의 터전을 물려주고 남편과 더불어 유랑 중이다.

해성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를 공동 번역한 해성은 1986년 생으로 공양희 씨와는 모녀간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이 삶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집안의 전통인 농사에서 시작해서 무술, 편집일, 번역, 밴드, 농업 노동자, 캠프교사 등 사뭇 맥락이 닿지 않는 일거리를 전전하다가 지금은 다시 농사짓는 일을 정식으로 익히고 있는 중이다.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는 농사 공동체도 시작했다. 번역서로 『매혹의 조련사 뮤즈』가 있다.

연락처

아침이슬 박성규 전화 02)332-6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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