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無)로 얼룩진 한미FTA협상 문화분야 청문회
정부는 문화분야를 넘겨 얻어냈다던 그 ‘국익의 실체’에 여전히 답하지 못했다. “영화, 저작권, 방송 등 우리의 문화 분야를 열어주고 미국에 얻어온 실익이 무엇이냐”는 천영세 의원의 질문에 “미국의 거센 개방 요구수준을 잘 막아내 일부 개방만 하게 된 것”이라는 김종훈 외교통상부 한미FTA 한국측 수석대표의 선문답은 그야말로 무책임의 전형이다. 또한 김 대표는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 이후 ‘미국인 입맛에 맞는 영화를 잘 만들어 수출하면 된다’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발상의 전환’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또한 김명곤 장관은 2006년부터 1년4개월여 동안 한미FTA 협상을 이끌어온 주역이었음에도 장관 임기 만료와 동시에 모든 기억을 지운 게 아닌지 의심될 정도다. 천영세 의원은 협상대표단에 참여한 문화부 직원의 이보임 문제를 제기하며 “한미FTA와 같은 중요한 협상의 공동분과장이 부서내 인사이동을 이유로 이보임 하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지적했다. 한미FTA 협상이 준비되지 않은 급조된 혐상임은 협상 도중 ‘실무자 변경’을 보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명곤 전 장관은 ‘그런 일이 없다’고 하다가 ‘총괄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고 준비없는 무성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협상단의 서비스 분과 팀에 참여했을 뿐인 사람을 놓고 저작권 분야의 공동분과장으로서 총괄했다는 김 전 장관의 증언은 납득이 어려운 내용이다.
조창현 방송위원장은 한국 방송정책의 주무기관장에 걸맞지 않는 무책임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 협상초기부터 위원장 직을 걸면서까지 마국 1/10 수준인 한국 방송의 개방 불가와 미래유보를 고수하던 방송위원회는 협상막판 전격 말을 바꾸어 현행유보로 한국 방송시장을 개방시켰다. 이에 천영세 의원이 그 배경을 묻자 조 위원장은 “방송위원회의 미래유보 천명은 압박용 협상전략”이었다며 국회 발언을 번복했다. 또 조 위원장은 염치 없게도 “협상과정 당시에는 단지 소신을 밝힌 것”이라는 답변으로 국민을 기만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조건부방송결정 취소판결’이 난 농민과 영화인들의 한미FTA 반대광고<고향에서 온 편지> 에 대해 지난 2월 국회에서 조창현 위원장은 당시 심의기구의 일부내용삭제를 명령이 “적절했다”고 답한 바 있다. 천영세 의원이 이를 지적하자, 조창현 위원장은 ‘심의기구의 자율을 존중하는 의미의 발언이었다’면서, 방송심의규정과 심의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방송위원장으로서 심각한 수준의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
협상 타결 후 석달 째로 접어들었지만 피해파악도 대책도 졸속이다. 과정의 평가에도 여전히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정부발표와 민간단체, 연구소, 기관의 분석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실체도 없는 ‘국익’의 망령만 떠돌 뿐이다. 정부는 한미FTA 졸속 협상에 이어 미국 요구에 밀려 재협상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자생성을 한꺼번에 무력화시키는 한미FTA 협상은 중단만이 해법이다. 이번 청문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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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세의원실 보좌관 서진희 02.784.3143/ 02.788.2874/017.334.7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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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8일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