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한글날 기념 초청강연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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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학교
2007-10-09 15:26
광주--(뉴스와이어)--10월 9일은 제561돌 한글날.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학과장 김수중)는 한글날을 기념하는 초청강연회를 10월 10일(수) 오전 10시 본관 402강의실에서 개최한다. 이날 이돈주 전남대 명예교수가 ‘훈민정음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한다. 이 교수의 강연 요지를 소개한다.

세계의 문자사를 돌이켜 볼 때 인류가 창안한 문자의 종류는 400여 종에 달하지만 이 중에는 서양의 Hittite 문자처럼 이미 역사에서 사라지거나 아직 해독되지 않은 문자가 포함된다. 창제자가 확실한 문자는 동북아의 契丹大字와 契丹小字, 女眞大字와 女眞小字, 八思巴文字등이 있지만 현재 세계에서 사용되는 문자는 30여 종 내외에 불과하다.

이에 비하면 훈민정음은 1443년에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사들의 협찬을 받아 창제하고, 1446년에는 문자 창제의 원리와 이론을 해설한 ‘훈민정음’을 간행했다. 이것은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어서 UNESCO에서는 1997년 ‘훈민정음’을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으며, 그 이전 1989년에는 세계에서 문맹퇴치에 공이 높은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상 이름을 세종대왕상이라 명명했다. 한글이 인류문자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과학적이며 독창적인 문자라는 점은 ‘훈민정음해례’의 내용을 통해서도 증명되거니와 그 문자로서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현대 언어학자나 문자학자의 저술 등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세종대왕은 재위 중에 많은 치적을 남겼지만, 그 가운데 언어정책과 직접 관련된 업적은 한글 창제(1443)와 ‘훈정’(1446)의 간행, 조선한자음의 규범화를 위한 ‘동국정운’(1448. 국보 71호)의 편찬, 중국 표준한자음을 제시할 목적으로 추진한 ‘홍무정운역훈’(1445~1455) 사업 등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즉 한글의 창제 목적은 결국 순수한 국어의 표기, 개정된 조선한자음의 완전한 표기, 외국어음의 정확한 표기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데 있었다.

한글 창제와 ‘훈정’의 찬술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 학술적 배경은 중국음운학과 宋대의 신유학인 성리학이다. 전자는 당시의 유일한 동양 언어학의 한 분야로서 한자음의 분석과 배합 방법 등에서 창제의 원리와 이론의 근거를 마련해 주었고, 후자는 새 문자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성리철학적 이론을 제공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세종이 한글을 창제함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활용한 언어학적 이론은 곧 중국음운학이었는데 세종이 이 분야에 매우 조예가 깊었음은 도처에서 감지된다.

한자는 표의문자에 속하므로 중국에서는 육조시대로부터 한자음을 나타내기 위해 반절법이 창안됐다. 반절법이란 두 글자를 가지고 한 글자의 음을 나타내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X=YZ切」로 표음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에 Y를 반절상자, Z를 반절하자라고 하는데 Y자에서는 聲母(Initial)를 취하고, Z자에서는 韻母(Final)을 취하여 합하면 X자음이 되는 식이다. 이같이 반절법에 의한 한자음 분석은 {성모}+{운모}의 두 요소로 분석하고 여기에 운율적 요소로서의 운소(성조)를 추가한다. 따라서 성조를 제외하면 2분법이 된다. 이것을 간단히 나타내면 S=I+(M)V(E)/T와 같다. 이런 점에서 「성모·운모·성조」를 한자음의 3요소라고 한다. 그런데 한글을 창제함에 있어서는 ‘성모’를 ‘초성’으로 설정한 것은 같으나 운모를 다시 중성{(M)V}과 종성(E)으로 양분하여 3분법 체계를 창출하였다. 그리하여 결국 하나의 음절단위는 {초성}+{중성}+{종성}의 결합체로 규정하였다. 이 점은 한글 창제에 비록 중국음운학의 이론을 채용하면서도 획기적으로 진일보한 음운분석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한글 창제의 창의성이 돋보인다.

한글의 창제 동기는 일차적으로 배우기 쉽고 음가가 고정적인 표음(음소)문자로써 온 백성들이 편리한 문자생활을 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국어가 고유어와 한자어로 구성된 점을 직시하여 조선한자음의 바른 표기를 확립하고, 나아가서는 중국어의 습득을 장려하기 위해 중국 표준한자음을 한글로 표기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이런 사실은 ‘훈민정음’과 ‘동국정운’, ‘홍무정운역훈’ 등의 사업이 거의 동시에 진행된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이런 과정에서 한글 창제에는 세종 당시 동양의 유일한 언어학이었던 중국음운학 이론을 섭취하고 그 실제를 파악하는 일이 선결과제이었다. 그러므로 중국음운학이 제1차적 학술의 배경이 되었다. 여기에서 나아가 제2차적인 학술배경으로 송대의 성리학(역학)의 이론을 끌어들인 것은 새 문자 창제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보이기 위해서였다고 본다.

위와 같은 학술적 이론을 수용했다고 해서 한글이 지닌 문자로서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흠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의 학술이론을 수용하면서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독창성을 발휘하여 세계 문자사에 자랑할 만한 독특한 문자체계를 이루었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세계의 유수한 언어학자들도 한글의 우수성을 극찬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한글 반포일을 국경일로 정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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