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감독원은 서울의 한중상호저축은행에 대해 6개월간(2005.1.14 ~ 7.13) 영업정지 및 경영개선을 명령하였다. 한중상호저축은행은 일반여신의 50%, 소액신용대출의 90%가 부실화되었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2004년 9월말 기준 -39.7%로 급락하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 은행은 전산조작으로 2002년 및 2003년 6월말의자기자본비율을 각각 4.01% 및 2.47%로 보고하여 건전성 악화를 은폐하였고 휴폐업 업체에 대한 대출을 정상으로 분류했으며, 대출금 횡령도 적발되었다. 한중상호저축은행의 영업정지사태는 영업기반 악화에 따른 자산부실화 등 현재 상호저축은행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시사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업계는 주 고객기반인 중소 자영업자 및 가계의 신용악화로 부실자산이 증가하여 경영난이 심화되었다. 특히 2001년부터 저축은행들이 앞다투어 늘린 소액신용대출의 부실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2004년 2월에는 한나라상호저축은행(경남)이, 9월에는 자산규모 6위의 한마음상호저축은행(부산)이 소액신용대출의 부실화로 영업정지 되었다. 미흡한 금융감독 및 금융사고 등으로 인하여 상당수 저축은행에서 부실이 은폐되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었고 2004년 12월 아림상호저축은행(경남)은 출자자에 대한 불법대출과 이로 인한 자산부실화로 영업정지 되었다.
2002년 이후 경영상태가 악화
상호저축은행업계는 외환위기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고 난 2001년 이후 자산규모 등 외형이 크게 성장했으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총자산은 96년 말 36.4조원에서 2000년 말 21.9조 원으로 감소한 후 다시 증가세로 반전하여 2004년 9월 말 34.5조원에 이르렀다.1) 수신고도 2004년 9월말 현재 31.1조 원으로 2002년 6월말 대비 45.1% 증가했으며, 대출금도 27.9조 원으로 같은 기간에 64.1% 증가하였다. 가계 및 중소기업의 신용악화로 고정이하여신2)이 2002년 6월말 2.2조원에서 2004년 9월말 3.6조 원으로 증가하는 등 부실대출이 급증하였고 연체율은 2002년 6월 18.1%에서 2004년 9월에는 24.1%로 상승하여,총 대출금의 약 1/4이 연체상태이다. 부실자산 증가로 인해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어 최근 반기(2004.1월~6월)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하였다. 자기자본이익률은 2002년 7.4%에서 2004년 0.9%로 하락했으며, 자기자본비율도 2002년 6월 11.2%에서 2004년 6월 8.2%로 급락되었다.
참고1) 2003년 11.8%, 2004년 21.5% 증가(회계년도 말기준, 상호저축은행의 결산기는 매년 6월 말)
참고2) 여신의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눌 때 고정여신이하의 부실 여신을 의미
<상호저축은행 경영난의 배경>
외환위기 이후 영업기반이 크게 위축
외환위기 이후 은행, 신용카드사 등이 가계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고객이 이탈되기 시작하였다.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와 함께 통화공급이 확대되어 금융기관들이 과잉 유동성을 보유하여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가계대출을 확대했고, 신용카드사도 내수진작을 위한 규제완화에 힘입어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였다. 정부의 부채비율 축소 조치에 따른 대기업들의 부채조달 지양도 상대적인 기업대출 위축과 가계대출 확대를 초래하였다. 가계의 주 대출원이던 상호저축은행들은 고객들이 타 금융권으로 이탈함에 따라 가계대출이 98년부터 3년 연속 감소하여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97년 말 11조 원에서 2000년 말 5.6조 원으로 48.9% 감소하였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이 문제시되고 저축자의 우량 금융기관 선호경향이 강화됨에 따라 상호저축은행들의 수신도 급감하였다.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지역 중소업체들이 급격히 부실화됨에 따라 상호저축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되었다. 2000년 6월말 현재 상호저축은행들의 고정이하자산은 4.7조 원으로 급증하여 총 여신의 26.6%를 차지하게 되고 안정성이 중요한 금융기관 선택기준으로 부각됨에 따라 수신이 이탈되었다. 수신은 28.6조 원(96년)에서 18.8조 원(2000년)으로 34.3% 감소하였다. 과세혜택을 받는 신용협동조합이나 새마을금고 등 비 상호금융기관에 비해서는 금리가 불리하다.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는 동일한 직장이나 지역을 영업기반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저축은행과 유사하다.
영업이 위축되자 소액신용대출 등을 적극적으로 확대
여신고객의 이탈은 대부분의 자금을 대출로 운용하던 상호저축은행들의 자산운용에 큰 애로를 초래하였다. 예대율(여신/수신)은 외환위기 이전 100%를 웃돌았으나, 2001년에는 81%로 하락하였다. 96년부터 2000년까지 수신은 34.3% 감소했으나 여신은 44.4% 감소되었다. 잉여자금을 현금ㆍ예치금 등의 형태로 운용하는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이 하락되었다. 소액신용대출에 대한 당국의 인센티브 제공을 계기로 소액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되었다.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금융감독원은 소액신용대출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였다. 2001년 9월부터 "정상"인 3백만 원 이하 여신에 대해 BIS 자기자본비 계산 시 위험가중치를 100%에서 50%로 낮추어 적용3)하였다. 신용불량정보등록자에 대한 대출도 3백만 원 이하이고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정상대출로 분류가 가능토록 하였다. 이에 따라 상호저축은행의 3백만 원 이하 소액신용대출은 2001년 9월 말 7,845억 원에서 2002년 말 2.8조 원으로 3.6배 증가되었다. 일부 대형사들은 자산운용의 애로를 타개하기 위해 상가건축 등에 대한 부동산기획대출(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취급하였다.
참고3) 이 조치는 2002년 말까지 유지되었으며, 2003년 이후 취급 분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1월부터 3월까지 75%, 4월 이후 100%를 적용
부동산기획대출은 분양대금을 담보로 하는 사실상의 신용대출로서, 분양이 저조할 경우 대출의 부실화가 불가피하였다. 상호저축은행은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기업의 경우 자기자본의 20% 이내, 80억 원 한도) 등의 영향으로 상가 위주로 대출을 시행하였고 아파트와 같이 대규모자금이 소요되는 경우는 은행이 주로 취급하였다.
가계부실의 심화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
경기침체로 신용불량자가 증가하는 등 가계부실이 심화되고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자산건전성이 다시 악화되었다.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율은 2002년 6월 16.3%에서 2003년 6월 40.5%, 2004년 6월에는 57.4%로 급격히 상승하였다. 소액신용대출을 핵심경쟁역량을 갖춘 분야로 삼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기획대출의 부실도 가시화되는 추세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00년 6월 26.6%에서 2003년 6월에는 11.2%까지 하락했으나, 2004년 6월에는 다시 12.2%로 반등하였다. 전체 대출의 연체율도 2002년 6월 18.5%에서 2003년 6월 20.0%, 2004년 6월 21.6%, 9월 24.1%로 계속 상승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2001년 이후 대출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예대부문의 이익과 총자산이익률은 감소하였다. 예대부문의 이익은 2002회계 년도(2001.7 ~ 2002.6) 3,394억 원에서 2003회계 년도에는 2,768억 원으로 감소하였고 총자산이익률도 0.6%(2001년)에서 0.5%(2002년), 0.3%(2003년)로 하락하였다.
미흡한 리스크관리도 부실증가의 주된 원인
상호저축은행의 영업은 은행에 비해 「고위험-고수익」이지만 고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심사 및 리스크관리 역량이 취약하다. 신용도가 낮아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개인 및 중소 자영업자 등 고위험 고객이 상호저축은행의 주된 고객이다. 하지만 규모의 영세성으로 인해 심사 및 리스크관리 전문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곤란한 실정이다. 심사능력 제고를 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전문인력 및 전산시스템이 필요하다. 2004년 6월 말 현재 총자산 2천억 원 미만이 전체의 56.1%, 3천억 원 미만이 70.2%에 달하며, 평균자산규모는 2,876억 원에 불과하다.
<향후 전망>
경영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상호저축은행의 건전성이 다시 악화될 우려가 있다. 2000년 이후 상호저축은행의 경영지표 호전도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보인다. 2001년 상반기까지의 구조조정으로 평균 지표가 호전되었으며, 소액신용대출도 부실이 본격화되기 이전에는 당기 순이익의 증대에 기여하였다. 상호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은 경기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주된 고객층이 저소득층이나 중소기업 등이며, 자산이 주로 이들에 대한 대출로 구성되어 있어서 경기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특히 완화된 감독기준으로 인해 현재의 건전성 지표도 과대평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자기자본비율 산정기준에서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위험가중자산의 1.25% 범위 내에서 보완자본으로 산입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 있다. 은행은 정상 및 요주의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만 보완자본으로 인정한다. 이에 따라 상호저축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에 비해 예상하지 못한 손실(unexpected loss)에 대한 대응능력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자산건전성 분류에 FLC(Forward-Looking Criteria)4)를 도입하지 않고 있으며, 연체대출에 대한 자산건전성 분류기준도 은행에 비해 관대하다. 자산건전성은 연체기간, 적자, 부도발생, 부실징후 등에 의해서만 판단하고 고정으로 분류하는 연체기간 기준이 은행은 3개월이지만 상호저축은행은 6개월로 완화했으며, 3~6개월의 연체가 있어도 회수가 확실시된다고 판단하면 요주의로 분류 가능하다.
참고4) 거래처의 경영내용, 재무상태 및 미래 현금흐름 등을 감안하여 채권회수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이를 자산건전성 분류에 반영하는 제도로서, 과거에는 연체기간에 따라 자산건전성을 판단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은행에 대해서는 연체기간과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함께 고려하도록 규정
추가적인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
coverage ratio(고정이하여신금액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는 다소 개선되었지만 아직 은행에 비해서는 낮다. coverage ratio는 2000년 6월 40.9%에서 2002년 말 63%까지 상승했으나, 2004년 9월에는 다시 53.5%로 하락하였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를 초과하는 상호저축은행도 14개(12.3%)에 달하며,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율도 급속히 상승하였다.
Coverage ratio 추이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9
은행 46.3% 64.6% 80.1% 88.0% 84.6% 90.0%
상호저축은행 40.9% 51.9% 55.6% 63.0% 60.7% 53.5%
주: 회계년도 말(은행 12월 말, 상호저축은행 6월 말) 기준
자료: 금융감독원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일부 대형사에서 취급한 부동산기획대출의 부실화가 2004년 하반기 이후 가시화되었다. 소액신용대출 이후 새로운 자산운용방법으로 일부 대형사들이 취급한 부동산기획대출은 위험이 높아서 대출 부실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부동산기획대출이 자산의 50%까지 차지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침체가 지속될 경우 대형 상호저축은행의 추가부실이 우려된다. 부동산기획대출에 대해 상호저축은행이 본격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경우 중소 건설업체의 연쇄부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기획대출에 대해 건설사가 연대보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호저축은행이 건전성 및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체적·정책적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표준화된 고객평점시스템 등 과학적 신용심사 및 리스크관리기법을 개발·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규모의 영세성으로 인해 개별 상호저축은행 차원에서는 심사 및 리스크관리기법을 독자적 또는 외부용역을 통해 개발하기 어려우므로 신용평가자료의 축적 및 활용을 위해 상호저축은행의 주 고객층을 포괄하는 CB(credit bureau)의 공동설립도 검토하고 개별 상호저축은행 차원에서도 전문인력 확보와 심사위원회 구성 등 조직체계의 정비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신용심사 및 리스크관리 역량의 강화를 전제로 서민, 자영업자, 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
감독당국은 상호저축은행의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를 적극적으로 유도·지원하고 구조조정과 감독강화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상호저축은행업계의 현실에 부합하는 리스크관리 감독지침을 개발하고, 업계와의 공동작업 등을 통해 리스크관리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부실 상호저축은행의 정리와 합병을 통한 대형화 등 보다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사전적·사후적 감독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출자자에 대한 자격심사도 강화하여 私金庫化를 사전에 예방해야 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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