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내도 퍼내도 나오는 미군기름

2007-11-18 11:28
서울--(뉴스와이어)--2001년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휘발유와 등유(JP-8)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의 지하수 오염이 아직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용산기지내에서 아직도 기름유출이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보건복지위원회, 비례대표)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환경수도연구소의 ‘녹사평역 지하수 오염도분석 결과’와 농업기반공사의 ‘녹사평역 유류오염 지하수 정화용역’ 보고서를 공개했다.

서울시는 2003년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한국농업기반공사에 의뢰해 양수정 2곳과 관측정 1곳에서 양수기를 설치해 총 670톤의 오염지하수를 퍼냈다. 또, 기지 담장 부근 4곳에서 지하수 위에 뜬 자유상 유류 67.4 5 리터를 제거했다.

하지만 지난 7월 관측정 21곳과 양수정 2곳에 대한 오염도 측정 결과, 무려 18곳에서 발암 물질인 벤젠 정화기준치(0.015mg/L)를 초과했다. 작년 10월 측정 당시 기준치 이내였던 4곳이 올해에는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측정과 양수정 6곳은 작년 보다 벤젠 농도가 감소한 반면, 13곳은 오히려 늘었다. 정화기준치 대비 벤젠은 최대 1,387배, 톨루엔은 12.26배, 에틸벤젠은 5.12배, 크실렌은 7.28배, TPH(석유계총탄화수소)는 68.1배까지 나와 오염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서울시의 주장을 무색케 했다.

특히, 용산기지안 주유소에서 가장 가까운 BH-34 관측정(담장측 인도에 위치)은 오염도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4년 3월 이후 지난 3년동안 정화기준치 대비 1,387배에서 1,988배까지 벤젠이 검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군이 용산기지내 정화를 제대로 하지 않은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농업기반공사는 보고서에서 “BH-34의 경우 유류(휘발유 또는 등유)의 유입 시점이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군기지 내의 추가적인 유류 누출 가능성과 여러 지점에 오염원의 잔존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오염원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하류부 오염지역에서 정화효율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군은 2003년 12월 ‘녹사평역 유류오염 관련 한미 공동 합의문’에서 용산기지 내 정화를 약속했다. 작년 11월에는 “용산기지내 오염지하수 정화공사는 이미 완료했으며 추가 시행계획이 없다”고 서울시에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나 서울시가 직접 확인한 적도 없고 미군측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도 없다.

농업기반공사가 2006년 6월과 2007년 2월 작성한 보고서에서, “미측으로부터 기지 내부의 오염 상태와 정화 작업 결과에 대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캠프캐리슨 내부에 위치하는 오염원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수정 의원은 19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이미 서울중앙지법이 녹사평역 기름유출 손해배상 소송에서 등유도 미군이 사용하는 JP-8(항공유)인을 인정했고, 미군측도 기지안 정화작업을 완료했다고 한만큼 실태조사를 거부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며, “오세훈 시장이 직접 미군측에 한·미 합동, 민·관 합동 조사를 제안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 의원은 2006년 7월 유류누출로 인해 기지 밖 토양이 오염된 캠프킴 환경오염 사건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미온적 태도를 강력히 비판하고 기지 내 오염조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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