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 초청강연회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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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학교
2007-11-28 16:57
광주--(뉴스와이어)--“실크로드는 한국의 외면적 세계성과 내재적 세계성을 실현하는 통로입니다. 또한 세계 각국의 실크로드상에 있는 한국관련 기록이나 회화 같은 유물은 한국의 준문화유산으로 간주하여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보존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까지의 실크로드에 대한 통념에서 탈피하여 실크로드의 한반도 연장을 새롭게 조명해야 합니다. 유럽으로부터 중국까지 이르렀다고 하는 실크로드 3대 간선은 원래부터 한반도까지 이어졌다는 민족사의 복원 차원에서 새롭게 이해해야 합니다.”

‘실크로드학’을 정립한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가 조선대학교 사학과(학과장 이기길) 초청으로 11월 28일 오후 3시 본관 4층 402 강의실에서 초청강연을 가졌다. 이날 정 전 교수는 ‘실크로드의 새로운 이해’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중세 중앙아시아의 동서를 잇는 통로로만 알려졌던 실크로드를 구석기시대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를 새롭게 관통하는 키워드로 제시했다.

정 교수는 “실크로드는 문명교류의 통로에 대한 범칭”이라며 “문명은 정형화된 구조이면서 변화 이동하는 과정으로서 그 공간적인 변화 이동이 곧 교류이며, 교류의 길이 바로 실크로드”라고 설명했다. 실크로드의 개념 확대는 부단히 확장 정비되어 온 실크로드가 포괄하는 공간적 범위와 그 기능에 대한 인식의 심화를 말하는 것으로 넓은 의미에서의 실크로드는 2~3만 년 전 인류의 이동과 더불어 개척되기 시작했지만, 그 실재를 알아낸 것은 불과 120여 년 전이며 단선적인 연장뿐만 아니라, 복선적 및 망상적(網狀的)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실크로드 개념 확대를 4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제1단계는 중국~인도로 단계로 리흐트호펜(Richthofen)이 중국~트란스옥시아나~서북 인도로 수출되는 주요 물품이 비단이란 사실을 감안해 이 길을 자이덴스트라센(Seidenstrassen), 즉 ‘비단길’(Silk Road)로 명명한 것이고 제2단계는 중국~시리아로 단계로 헤딘(Hedin)과 스타인(Stein) 등이 중앙아시아 각지(주로 사막의 오아시스)와 시리아의 팔미라(Palmyra)에서 중국 비단 유물 발견하면서 1910년 헤르만(Herrmann)이 시리아까지 연장하면서 오아시스들을 동서로 연결한 육로를 오아시스로(Oasis Road)라고 명명했다. 제3단계는 동서 3대 간선과 남북 5대 지선 단계로 3대 간선은 2차대전 후 오아시스로를 로마까지 연장(12,000km)하고 초원로(Stepp Road)와 해로(Sea Road)를 망라한 것이며 5대 지선은 마역로(馬易路), 라마로(喇嘛路), 불타로(佛陀路), 메소포타미아로, 호박로(琥珀路)를 일컫는다. 제4단계는 환지구로(環地球路) 단계로 15세기부터 해로가 구대륙에서 ‘신대륙’까지 연장되어 환지구적 문명교류 통로로 확대된 것이며 그 근거는 신대륙에로의 해로 개척과 중국의 비단과 도자기가 신대륙의 감자·옥수수·담배·낙화생·해바라기 등 농산물과 교역하면서 신·구대륙 간에 ‘태평양비단길’, ‘白銀의 길’이 트임으로써 ‘대범선무역(大帆船貿易)’이 시작됐다.

그는 “18세기 산업혁명을 거쳐 근대적 교통수단의 발명과 이용으로 육·해·공의 입체적 교통망이 형성되면서 18~20세기 약 300년간의 근·현대 문명교류 통로가 곧 ‘신실크로드’”라며 실크로드의 역할은 문명교류의 가교역할, 세계사 전개의 중추역할, 세계 주요 문명의 산파역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실크로드 3대 간선인 초원로와 오아시스로, 해로는 모두 한반도와 연결돼 있었다며 실크로드의 한반도 연장의 근거로 서역이나 북방과의 활발한 문물교류와 인적 왕래를 들었다. 한반도를 동단으로 하는 오아시스 육로는 영주에서 서남 방향으로 유주(幽州: 현 북경)를 거쳐 서도, 중도, 동도의 세 갈래 길로 남행해 낙양에 이른 다음 장안으로 서행하며 그 동쪽끝인 금성(金城, 경주)에서 서쪽끝인 로마까지의 거리는 약 3만6840리(약 14,750km)에 달한다는 것. 해로의 경우 고대 한·중 해로는 조선술과 항해술의 발달, 그리고 양국의 변화무쌍한 정세와 상호관계의 변화에 따라 물길과 기능을 달리하면서 실크로드 해로의 동단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유라시아 대륙의 북방 초원지대를 동서로 관통하는 초원로는 고구려와 발해 시대에 서방 변방의 관문인 영주(營州, 조양朝陽)를 기점으로 연결되었으며『위서(魏書)』,『구당서(舊唐書)』등 서적 기록에 의해 추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로 가는 이음길이자 문명교류의 통로인 실크로드 3대 간선의 한반도 연장로를 재현하는 것은 단순히 묻혀버렸던 옛길을 파헤치는 작업이 아니라, ‘세계 속의 한국’이란 겨레의 위상을 되찾는 일대 역사”라며 “우리 스스로가 이 역사를 감당해낼 때, 한반도는 실크로드 전도의 동단에 당당히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서문명사 연구자인 정 교수는 ‘외국인 위장 간첩’으로 활동하다 국가보안법 혐의로 구속 기소돼 1996년 7월부터 4년 동안 복역했다. 출옥 후에는 <씰크로드학> <이븐바투타 여행기> 등 저서 및 역주서 등을 출간하면서 실크로드 답사와 문명교류사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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