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관련 현안 처리를 촉구하는 언론시민단체ㆍ방송현업인ㆍ언론노동자 긴급공동기자회견
방송통신위원회를 제대로 설립해야만 방송의 독립성이 보장된다. 언론이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은 역사가 말해 준다. 차기정권은 방송통신 융합을 빌미로, 방송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난 1월 국회에 제출한 방통위설치법안은 대통령이 방송을 장악할 수 있도록 바닥을 다지고 있다. 법안은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통령직속기구로 집어넣고, 국무총리가 거의 모든 업무를 행정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원 구성에서부터 대통령이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하도록 길을 터주고 있다. 명백한 역사후퇴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국회는 즉시 방송의 독립성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방송통신위원회 설립논의를 진행하라!
국회는 신설되는 방송통신위원회를 무소속으로 독립시키고,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중심이 되어 위원을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 위원들의 직무상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위원회가 기획예산처의 예산통제 굴레를 벗도록 해야 한다. 방송영상정책과 관련한 사항을 문화부장관과 ‘합의’하도록 하는 독소조항 역시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 또한, 방송의 공익성, 통신의 보편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균형있게 결합되어야 한다. 이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사무조직과 인사체계를 바탕으로 한다. 급하다고 어물쩍 넘어가거나, 덩치를 앞세운 통신의 논리에 치우친다면, 치유할 수 없는 후유증을 동반할 것이다. 국회가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TV수신료 인상안은 시청자들이 양질의 지상파방송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짓는 현안이다. 해를 넘겨 28년째 TV수신료는 2500원으로 묶여있다. 지금과 같은 왜곡된 재원구조로는 KBS와 EBS가 더 이상 제 역할을 해내기 힘든 상황이다. TV수신료 현실화는 공영방송 체제를 유지하고, 국민들이 유료방송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한다. 나아가 민영방송 활성화와 신문시장 정상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TV수신료인상안이 지난해 말 어렵게 문화관광위원회에 상정되어 있다. 국회가 만든 방송법에 따라 모든 절차를 거쳐 왔다. 법이 정한 절차를 밟아 의원들 책상 앞에 놓인 TV수신료인상안을 정작 국회의원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직접적으로는 TV수신료 인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청자들의 방송수신비용을 줄여 복지를 향상하자는 것이다. 더 이상 미적거릴 일이 아니다. 17대 국회는 책임지고 TV수신료 인상안을 2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처리해야 한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일찍 디지털방송을 실시했지만 보급률은 턱없이 낮다. 아날로그와 디지털방송을 동시에 실시하는 방송사들의 이중부담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 국회에 계류 중인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이 이에 대한 해법을 담고 있다. 저소득층이 국가의 지원을 받아 고품질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아날로그 텔레비전 시대를 마감하고 디지털 방송시대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제정되지 않는다면 그 실효성은 크게 줄어든다. 국회는 빨리 법을 만들어 디지털방송 전환의 핵심인 수신환경 개선과 저소득층에 대한 수신기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올바른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TV 수신료 인상안 처리’, ‘디지털 전환 특별법 제정’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국회는 정파적인 이해관계를 넘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2월 임시국회에서 방송관련 현안법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17대 국회는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다. 남은 며칠 동안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이다. 우리는 방송관련 현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다시 한 번 국회에 촉구한다.
2008년 2월 14일
문화연대, 민언련, 언론연대, 미디어기독연대, 경기미디어시민연대, 한국방송인총연합회,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무순)
웹사이트: http://media.nodong.org
연락처
02-739-7285
-
2008년 5월 28일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