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원, MC 김제동씨와 대담
이진섭 공보관 : 국회 기자실이라고 하면 국회의원들이 자기의 정치적 주장을 펼치는 치열한 곳인데 얼마 전에 그 기자실에서 정말 훈훈한 감동의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그때 김제동씨하고 민병두 의원님이 주동이 되어서 장기기증운동, 각막기증운동을 해서 무려 백네 분의 의원님이 참여하셨는데, 경위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민병두 의원 : 김제동씨가 진행하고 있는 ‘눈을 떠요’라는 프로그램이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원종건이라는 그 어린 아이의 꿋꿋함, 그것은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풍족한 집 아이 못지않게 잘 컸고, 많은 사람들한테 그 어린 아이가 큰 교훈을 준 것 같아요.
또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 낮은 위치에 있으면서도 본인의 처지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겸손하면서 무한한 사랑을 베풀려는 자세를 보이는 2명의 조화가 많은 사람한테 감동을 주었고, 거기에 김제동씨같이 진실하고 겸손한 진행자, GOD같이 선행을 쌓아온 사람들이 매치가 되어서 저한테 무한한 감동을 주었어요.
고민은 했지요. 개인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해서 무엇 하나, 나는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국회 차원에서 하게 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차적으로는 국회의원에 대한 인식의 개선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나마 우리가 동참함으로써 사회적인 관심·감동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운동이나 실천의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것이지요.
김제동 MC : 의원님께서 이렇게 해 주신 것이 정말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은 이홍렬 선생님이 자기가 하는 일을 언론에 알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도 가치가 있지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들에게 알려서 두 손이 같이 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그 사람들의 책무일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환기시켜 줄 수 있는 위치에 계시는 분들이 앞서서 해 주시면 방송을 하는 저희들의 입장에서는 너무너무 고맙지요. 사실 저희들이 열 번, 백 번 이야기하는 만큼의 효과가 나오지요. 그것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도 그렇고요. 그리고 저희들이 기쁜 것보다 실질적으로 장기를 기증받으시는 분들이 기뻐하는 것이 제일 클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참 큰일을 해 주신 것 같습니다.
민병두 의원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91년도에 만드신 분이 박진탁 목사님이세요. 박진탁 목사님을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한쪽 콩팥을 기증하신 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콩팥을 기증한 사람이 지금은 1000명인가를 돌파했어요. 그분이 전화를 해 주셔서 자기들이 14년동안 한 일을 한번에 해 주었다고, 물론 제가 한 일은 아니지요. 느낌표가 한 것이고 그것을 다시 발전시킨 것인데...... 오늘 김제동씨 어록이 하나 나왔네요. 오른손이 한 일을 알게 해서 왼손도 함께 하게하라.
이진섭 공보관 : 스포츠신문에 보니까 김제동씨는 꽃미남도 아니고 특별한 개인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카리스마도 뚜렷하게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한국의 개그계를 평정했느냐 하는 기사가 나왔는데요.
김제동 MC : 아니, 제가 무슨 개그계를 평정하겠습니까? 저는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고요. 어차피 다 주관적으로 내려지는 것이고 희소성의 가치로 세상에서 정의가 내려지는 것이라면 워낙 방송가에 카리스마 있는 분들이 많으니까 카리스마 없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고요, 워낙 꽃미남들이 많으니까 꽃미남이 아닌 것이 오히려 눈에 띈 것 같습니다. 운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들 그러시거든요.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제가 서른 살이 되어서 데뷔를 했으니까 30년 동안 시청자의 입장에서 계속 보는 입장이었다가 방송 녹화를 할 때 옆에 연예인들이 앉아 있거나 이렇게 의원님을 뵙거나 하면 아직도 신기하고 그렇습니다. 아직도 제가 신기하고 그렇기 때문에 편하지 않고 아직도 다른 연예인분들 만나면 신기해하고 그러는 것이 약간 감정이입이 되시는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다니면서 너무 좋습니다.
사실 저는 개그맨 시험을 치거나 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개그맨이라고 불릴 수 없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공채시험 거쳐서 연기도 되고 개인기도 있고 MC도 하실 수 있고 정말 다재다능하신 분들을 개그맨이라고 하는데, 저는 레크레이션 강사로 시작해서 오로지 사회 보는 한 분야밖에 안 했기 때문에 개그맨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냥 레크레이션 강사, 아니면 방송인 그 정도가 제일, 그것도 참 과분한 것인데…… 하여튼 저는 진짜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민병두 의원 : 그런데 김제동 씨가 TV에 나타남으로써 주는 효과가 굉장히 큰 것 같아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저는 김혜자 선생 같은 분들을 굉장히 존경해요.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활동을 굉장히 많이 하시잖아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하는 책도 내셨잖아요. 그런데 김제동씨같이 지혜가 있는, 지혜가 우러나는, 책을 많이 읽어서 나오는 깊이가......
김제동 MC : 아닙니다. 150권 다 못 읽었습니다.
민병두 의원 : 다독이 아니라 정독 아니에요? 생각을 우러내는 힘 아니에요? 그것을 보여 준 것이지요. 많은 청소년들이 볼 때 굉장히 큰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두번째는 개그맨은 아니지만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에 나와서 말씀하실 때 가학성 멘트나 자학성 멘트, 대개 기존의 코미디는 가학성 아니면 자학성이었는데 그것이 어떤 사람들의 뒤틀어진 심리, 콤플렉스, 열등감과 우월감을 자극하면서 가는데, 김제동씨는 그런 것을 모두 배척하고 자기 길을 간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볼 때 겸손함, 순수함, 포근함, 선량함 이런 것들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김제동의 출현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그래서 김제동씨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인은 저항이나 공격하는 성향이 커요. 독재시대에는 저항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기존 지도부를 공격함으로써 자기가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것이 천성에 안 맞아요.
저는 제 나름대로 최근에 ‘한류, 이대로 관리 안 하면 5년 안에 끝난다’는 동남아 견문기 보고서를 낸다든지, 지난해 기존의 정쟁 국정감사를 타파하고 정책감사를 할 것을 제안한다든지, 아시아평화연대 이런 것을 통해서 유럽연합 같은 아세안 유니온을 만들자, 이런 것을 주로 해 나가는 스타일인데, 이런 스타일로 해서는 정치권에서 언제 클까, 말하자면 안타는 때리는 것이지요. 언론에서 그것도 사실 굉장히 주목받는 행동으로 조명은 받지만 더 크게 조명을 받으려면 때려야 되거든요? ‘누구 물러가라, 누구 퇴진하라’ 그런데 나는 그런 정치가 과연 얼마나 생산적인 정치일까, 그렇게 하지 않고도 정치인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것에서 김제동 씨를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이진섭 공보관 : 개그가 남을 죽이는 개그가 아니고 다른 사람을 살리는 개그, 그런데 살리는 개그가 사람을 죽여주는 거예요.
김제동 MC 그런데 진짜 훌륭한 선배님들이 방송국에 많이 계셔서 그 덕을 진짜 많이 본 것 같고요. 강호동 선배님이나 유재석 선배님과 같이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그리고 사실은 제가 군대 문선대 사회자 출신이기 때문에 원래 되게 공격적입니다. 군대 사회에서는 두 가지로밖에 안 웃거든요? 욕을 하거나 아니면 휴가증을 주거나 두 가지 상황에서만 웃습니다.
그러니까 남자들끼리는 거칠기 때문에 그 욕이 막하는 욕이 아니라 순간순간 슬쩍 던져지는 욕들, 남자들 사이에서 용인될 수 있는, 그것도 아까 의원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치면 약간 비틀어진 말투의 힘이라고 볼 수 있는데, 거기에서 익숙해져 있어서 밖에 나와서 방송하기 전에 레크레이션 강사 생활을 한 8년 정도 했는데 그것을 하면서 제 나름대로 터득한 것은 무대 위에 6명을 불러올리면 그 중에서 1명이 웃음을 위해서 희생양이 되어 주어야 됩니다. 그래야 또 재미가 있습니다. 반복의 효과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툭툭 건드리고 계속 하다가 마지막에 그 사람을 계속 희생을 시키게 됩니다.
대신 그 사람이 내려갈 때는 반드시 가장 많은 선물을 주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그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어 주어야 됩니다. ‘봐라, 이분 덕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웃었느냐, 오늘 이 축제의 진정한 영웅은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 어디 성질이 없어서 가만히 있겠습니까? 사회자가 25분간을 공격하는데도 단 한 번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여러분들의 웃음을 위해서 희생해 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앞으로 여러분의 학교를 성장하게 해 주는 힘이 될 것이다, 두고봐라’고 해 줍니다. 그런 역할은 하지만 누구를 공격하지 않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그것을 안 하고 하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합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써 놓으면 욕먹습니다.
민병두 의원 : 방송에 늦게 데뷔하면서 롤 자체가 메인 MC가 아니니까 그것을 주도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약간 옆에 있으면서 나름대로 지금은 캐릭터가 고정된 측면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김제동 MC 그럼요. 그런데 지금은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제가 GOD와 같이 하지만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이 느낌표가 처음입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이고 어디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의원님께서도 아마 그런 의도에서 하신 말씀이시겠지만 조연도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죽 흐름을 따라 가다가, 결국은 댐을 막아 주는 것은 선배님들 역할입니다. 큰물을 막아주는 것은 선배님들 역할이지만 가끔씩 새는 구멍이 보이면 다니면서 조그마한 구멍을 막은 것은 제 역할이니까요. 그런데 그 구멍을 안 막으면 나중에 무너지는 것이지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서로를 위해서 좋은 것이니까요. 그리고 선배님들이 워낙 잘해 주시기 때문에 저는 참 좋습니다. 이것만 해도 천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운인 것 같습니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제가 인터뷰 때마다 그런 얘기를 한번씩 하는데, 로또 번호를 쓰라고 하면 똑같은 숫자가 들어가 있어서 그렇지만 제 생년월일, ‘740203’ 이렇게 쓰고 싶습니다. 정말 이만큼 축복받은 인생이 없는 것 같아요. 우연히 자고 일어나 보니까 스타가 되어 있었다는 말이 정말 저한테 일어날 줄은 몰랐는데 지금 그렇게 되었는데, 2년간 정말 많이 받았으니까 앞으로는 의원님처럼 어떻게 돌려드려야 될지 고민하면서 살아야 되는 일이 남은 것 같습니다. 이제 더 어려운 날들이 남은 것 같습니다.
민병두 의원 : 김제동씨가 조연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정치에서 조연이 참 중요하다고 봐요. 옛날 3김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조연되는 것에 익숙했어요. 거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체질이라고 생각했어요. 한 10%는 주연되려고 도전했다가 3김한테 무차별 작살이 났지요.
그런데 3김이 퇴장한 시대에는, 특히 지금처럼 초선이 180명 되는 시대에는 사람들이 조연 거치지 않고 다 주연이 되려고 해요. 너무나 갑자기 70%의 초선 의원들이 생기니까 심리적인 경쟁심 같은 것이 대단한 것 같아요. 그래서 빨리 주연으로 등극하려고 하는데 저는 그것은 좋지 않다고 봐요. 정치도 조연의 단계를 차분히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진섭 공보관 : 엔터테인먼트에는 재미·감동·메시지 이런 것이 다 있어야 될 것 같은데, 예컨대 그 셋 중에서 어떤 데 포인트를 더 많이 둡니까?
김제동 MC :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라서, 어차피 입는 제복이 다르면 거기에 맞는 절도와 양식이 다 달라지듯이 예를 들어 느낌표 같은 경우에는 출연하시는 분들이 될 수 있으면 많이 이야기하실 수 있도록 배려해야 됩니다. 끝까지 제일 잘 듣는 사람이 제일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의 감정선을 헤치지 않도록 끝까지 죽 듣는 것이 제일 좋고요.
그리고 GOD가 옆에서 워낙 잘 받쳐 주고 잘해 주기 때문에, GOD가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잘 이야기해 줄 수 있도록 맞장구쳐 주는 역할을 해 주어야 됩니다. 판소리로 치면 MC는 고수라고 생각하시면 되거든요. 앞서 나가서 선도하기보다 ‘맞습니다’ 하고 막판에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니까요. 느낌표는 아무래도 감동이나 그런 점에서 메시지 전달에 주를 둬야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또 해피투게더 같이 쟁반 맞는 프로그램은, 쟁반노래방은 시청층이 20~30대도 많지만 40대에서부터 70대 어르신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보십니다. 왜냐하면 TV 토크쇼들이 전부 말만 하는 데 비해 이 프로그램은 맞는 것도 보이고 교복을 입고 있으니까 어르신들이 향수를 느끼시나 봐요. 그래서 그런 프로그램에서는 될 수 있으면 어르신들 손자처럼 까불기도 하고 춤도 추고 그런 쪽으로 가야 됩니다.
그리고 야심만만같이 말이 위주가 되는 것 같으면 죽 흘러가는 흐름을 보다가 ‘아, 이쯤에는 나가서 휘저어야 되겠다’ 싶으면 휘젓고, 초대되신 분들이 말씀 잘하시는 분이 나오면 그때는 가만히 있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매주 나오니까요. 그러고 있다가 출연하신 손님 분들이 조금 안 풀린다 싶으면 독려를 해야지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보면 호동이 형이 장수라고 하면 장수가 조금 딸린다 싶으면 가끔씩 부관이 앞에 나서서 ‘조금 쉬세요, 안 되겠습니다, 막사에 들어가 있으세요, 쉬는 것 좋습니다’ 이래 놓고 지휘하듯이 그때는 도와드려야 되고요.
윤도현의 러브레터 같은 프로그램은 방청객들이 있기 때문에 방송 나가는 것보다는 녹화 현장에서 심지어 편집되는 한이 있더라도 추위에서 6~7시간씩 떨다가 그 표 한 번 받은 것을 일생의 큰 축복으로 생각하고 오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런 분들한테는, 물론 방송을 보시는 시청자분들도 중요하지만 6~7시간씩 기다려서 오셨으니까 그리고 평생에 한 번 그 표가 추첨되었으니까 방송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보여 주어야 될 것 아닙니까? 가끔 편집되더라도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의 색깔마다 다 다르니까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맞추어서 우리나라 자연이 옷을 갈아입듯이 모든 프로그램에 따라서 그렇게 옷을 갈아입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민병두 의원 : 연예계 스타들을 보면 프로그램 따라서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될 것인가 잘 맞추어 가면서 성장하는 것이고, 지금 정상에 올랐다는 말이에요. 사실 정상에 오르기는 쉽지 않지만 정상에서 내려가는 것은 굉장히 쉬운 일일 것 같아요. 그 명멸이 아주 심한 데가 연예계인 것 같아요. 특히 속도가 빨라져서 요즘은 4,5년이면 완전히 바뀌어요.
사실 정치인도 상당히 불안하고, 요새 같은 경우에는 떴다가 금방 지는 것이 한순간이고, 특히 요새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말 한 마디 잘못해서 죽는 경우가 굉장히 흔하지요.
정치인이나 연예인이나 말로 하는 직업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더 강한 말, 더 어필할 수 있는 말, 더 반응이 큰 말을 하려고 매일같이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안 하면 또 안 써 주니까…… 그러다 보면 거기에서 말이 오버되어서 한 순간에 가는 정치인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빨리 가기보다는 천천히 가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 김제동 씨는 자기관리랄지 두려움이랄지 그런 것은 없습니까?
김제동 MC :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면 두렵거나 이렇다할 단계는 지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뭔가를 잃거나 뭔가를 모를 때, 제가 가진 것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데서 두려움이 오는 것이고, 뭔가를 잘 모를 때 두려움이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 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제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것은, 제 마음을 편하게 하려는 자기 최면인지 모르겠는데 그 두 가지에서 인간이 두려움을 느낀다면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첫째, 언젠가는 사라져갈 것이라는 것,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지 않고 아니까요. 언젠가 사라져갈 것이라면 지금부터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고, 분명히 사라져갈 것이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니까 그날이 올 때까지라도 열심히 하는 것, 그 방법밖에는 없는 것이니까 일단 첫 번째에 대한 두려움은 떨쳐 버린 것이고요.
뭔가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혹시나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 스스로 결론을 내린 것은 그것입니다. 어차피 서울에 올라올 때 여관방 생활하면서 아무 것도 없이 올라왔거든요. 그러면 설사 다 잃는다 하더라도 대학교 축제로 돌아가면 되고요. 이것이 너무 무책임한 발상일지 모르지만 제 나름대로의 자기 최면이지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다 덤이잖아요. 덤은 잃는 것이 아니라 돌려드린다는 개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받은 것들이 출연료도 방송국에서 받는 것이 아니고, 저희 어머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거든요? 사인 받으러 오면 영수증 들고 너한테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라고요. 시청료에 그 사람들이 낸 세금에, 그래서 그 사람들이 너를 봐 주는 것이니까 시청률이 나온 것이고 그래서 너를 쓰는 것이니까 너한테 영수증 들고 오는 것이라고요. 그래서 돈을 갚는다는 기분으로 사인을 하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 말씀이 제일 정답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가 활동하는 것도 아마 갚는 데 초점을 맞추어 나갈 것이니까요.
그래서 두려움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마는 제 나름대로 정리하고 최면을 거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해서 돌려 드리는 것, 그러면 저도 마음 편하고 두려움에 대해서도 약간은 초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진섭 공보관 : 지금 어머니 말씀을 하셨는데 언제 TV에 나와서 어머니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도 들었는데 천연덕스럽게 웃길 수 있는 핏줄이 있는 것 같아요?
김제동 MC : 어머님과 누님들은 그러신 편인데 저는 되게 내성적인 편입니다. 사람들이 잘 안 믿는데 정말 내성적인 편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도 그랬고 대학교 때도 그랬고 아주 친하지 않으면 말이 잘 없었거든요. 그런데 희한하게 마이크만 잡으면 피가 거꾸로 솟고 그렇더라고요. 사람들 함성소리하고 이런 것을 들으면 미치겠습니다.
그것은 말이 떠오르고 이런 것이라기보다는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앞에 사람들이 없으니까 방송에서 그만한 쾌감을 느끼기는 힘들고요.
태생이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서 대학교 축제 이런 것은 지금도 방송하면서 많이 다니는데, 어떤 느낌이냐 하면 모골이 송연하다는 느낌이 딱 그 느낌일 것 같습니다. 온 몸의 세포들이 일어납니다. 3000명, 만명, 2만명씩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면 떨립니다.
떨린다는 것이 ‘저위에 올라가서 어떻게 말을 하지?’ 이렇게 떨리는 것이 아니라 ‘야, 오늘 얼마나 재미있을까, 오늘 다 죽었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이크 잡으면 시간이 더디게 갑니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요.
무대에 올라가서 한 마디 툭 던졌는데 2만명이나 3000명이 한꺼번에 웃으면 몸이 떨립니다. 그리고 잘 되는 날이 있습니다. 저희 레크레이션 강사들은 속된 말로 ‘작두 타는 날’이라고 하는데 뭘 해도 되는 날이 있습니다. 마이크 잡고 무슨 얘기를 해도 무슨 게임을 해도 되고, 그런 날은 정말 사회를 보면서 작두도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죽습니다. 거기에 올라갔다 오면 감기도 낫고요. 정말 무속인 분들이 신내림 굿 같은 것을 하고 나면 병이 낫는다는 것처럼 그것이 희한하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천직이라고 그러는데 대학교 축제나 사람들하고 모여서 마이크 잡고 하는 것이 천직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진짜 축복스러운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거기에서 경제적인 가치가 창출되고, 거기에 따라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만한 직업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천직인 것 같고 너무너무 다행인 것 같고요. 남들이 한 가지도 가지기 힘든 행운들을 다 가졌으니까 어떻게든 갚고 살아야지요. 너무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민병두 의원 : 김제동씨 글 보니까 3명하고 이야기하면 떨리는데, 3000명 앞에 가면 떨리지 않고 아까 말씀하셨듯이 마이크를 잡으면 흥분된다고 하는데…… 대중은 아편 같은 거예요.
김제동 MC : 맞습니다.
민병두 의원 : 정치인들도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십 몇년을 지하운동권에만 있어서 일대일로만 점조직으로 만나 보았기 때문에 한 사람 이상을 만나 보지 않았어요. 요새 전대협 세대랑은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우리는 3명, 5명까지는 괜찮은데, 5명도 앉혀 놓고 제가 일어서서 이야기를 하면 떨려요. 지금도 떨리고요. 그런데 전대협 세대들, 만명, 100만명 모아놓고 자란 사람들은 그냥 마이크만 잡으면 그렇게 잘해요. 사람들 앞에 서 있는 것이 아편 같은 거예요. 그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연예인이나 정치인은 아편과 같은, 대중은 아편과 같은 존재라는 점에서 각기 다른데, 때로는 그것이 독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요.
이진섭 공보관 : 대중이라는 바다 위에 뜬 배지요.
김제동 MC : 하여튼 언제까지 대학교 축제나 그 일을 할 수 있을지를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 일을 할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습니다.
민병두 의원 십 여 년을 대구·경북 지역에서 레크레이션 강사로 있었던 내공이라고 하더군요.
김제동 MC : 진짜 재미있었습니다.
민병두 의원 : 제가 그런 것을 조금 느끼는데 우리가 관념으로 정치하는 사람이 있고 현장에서 정치하는 사람이 있다고 봐요. 관념으로 정치하는 사람은 자기가 읽은 교과서 또는 자기 주변의 강한 이념적 서클에서 주입받고 교환하는 그런 사고를 갖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지금 이리로 가야 한다’ 하는 사람들이 있고, 현장 가서 과학기술자건 이공계 대학생이건 연예인이건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보고 그 애로를 보면서 현장 정치를 하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현장 정치가 관념 정치보다는 훨씬 실용적이고 의미가 있다고 봐요. 물론 그 사람들은 큰 지사적 목표 의식을 잃을 수는 있어요. 그것만 잘 유지한다면 현장 정치가 강하다고 보거든요. 김제동씨가 실제로는 10년 동안 현장 정치를 한 사람이에요. 대중의 호흡을 읽고……
엊그제인가 양희은씨가 TV에 나와서 지금도 버스를 자주 탄다, 버스에 타야지만 자기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사람들의 표정, 애환, 라디오 토크쇼를 듣는 사람들의 얼굴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장 감각을 유지하려고 지금도 일부러 버스를 탄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현장에서 10년 동안 쌓아 온 것들이 굉장한 바탕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리더라고요. 사실 저도 기자 생활을 했지만 기자의 현장이라는 데가 굉장히 좁잖아요. 정치인이라고 하지만 200~300명이 다 필요한 것은 아니고 중요한 정치인은 불과 30~40명 아니에요? 나중에는 좁아져요. 그렇게 되면 세상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몰라요. 만날 만나는 사람들만 만나다 보면 편하지요. 밥 좋은 데서 먹고, 품위 있게 이야기하고, 집에 갈 때 차 잡아 주고, 그러면 진정한 기자가 보아야 할 국민의 여론을 잃어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그랬었는데, 김제동 씨 같은 경우는 원체 현장에 오래 있어서……
김제동 MC : 양희은 선생님 말씀은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민병두 의원 : 요새는 주요 MC들이 일주일에 4~5개씩 하지요?
김제동 MC : 예, 4~5개씩 하지요.
민병두 의원 : 대단하게 생각해요. 그 대본을 어떻게 소화하는가 했더니 대충 흐름만 이해를 하고 워낙 순발력들이 강하니까……
김제동 MC : 오락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거의 대본이 없습니다. 거의 흐름만 보고요. 가끔씩은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이 영화배우나 이런 분들도 물론 대단하시지만 MC들이나 개그맨 분들을 문화적인 잣대를 가지고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그분들에 비해서 약간 낮게 취급하는 경향이 우리나라에는 아직 있습니다.
그쪽에 있어서가 아니라 저는 아직 개그맨이라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없는 사람인데, 사실 개그맨 분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 같아요. 옆에서 보면 엄청나게 노력합니다. 저는 그러거든요. 영화 1000만, ‘아, 대단하다’ 그럽니다. 물론 영화 1000만, 대단한데 시청률 20% 나오는 프로그램 같으면 매주 1000만이 보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산업이 가지는 경제적 파급 효과나 또 다른 부가가치의 창출이나 한류스타들 만큼의 그런 것은 안 되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외람된 말씀일지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단순히 웃는 웃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가학적이거나 ‘어떻게 저런 것으로 사람을 웃기나’ 이런 것이 아니면 ‘허허’ 웃는 것도 웃음으로 보아야 됩니다. 이스라엘이나 이런 데서는 그냥 미친 듯이 웃고 하는 프로그램도 있지 않습니까? TV 프로그램이 아니라 웃음전도사라고 해서 박사님이 다니면서 억지로 웃는 웃음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개그맨 분들이나 이런 분들에 대한 인식이 가까운 나라 이웃 일본만 해도 영화감독과 개그맨을 겸업하시는 분들이 되게 많거든요? 그래서 그분들한테 대한 약간의 인식이나 의식 전환도 조금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전 세계 모든 광대들의 얼굴을 보면 과장되게 웃고 있는 얼굴에 눈물점이 찍혀 있지 않습니까? 개그맨 분들한테 한 번씩 ‘그렇게 해서 웃기느냐’ 하면서 인터넷에서도 그러는데 때로는 그분들도 뒤에서 고민하고 정말 한번 웃기려면 힘듭니다. 특히 술 취한 사람들 웃기는 게 제일 힘듭니다. 그런데 정말 어디에 가서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그분들은 그분들 나름대로 또 다른 잣대를 주면서 그분들의 고충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듭니다.
민병두 의원 : 프로그램이 대본 없이 진행된다고 해도 대충 흐름만 보는 것이지요. 저번에 보니까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정치도 대개 대본이 없어요. 자기 딴에는 시나리오를 만들지요. 그렇지만 김대중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는 생물과 같다고 하잖아요. 끊임없이 가변적이잖아요.
그런데 여기에서 주요 MC들이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도 그것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 마음속에는 경쟁심이 숨어 있겠지요. 그러나 호흡, 시청자를 의식하는 자세 이런 것들이 말하자면 무리 없이 계속 시청자들한테 즐거움을 줄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치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내부에서는 경쟁심도 있지만 팀워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고민해 간다면 정치라는 것이 사람들한테 즐거움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합니다.
김제동 MC : 진짜 우연인지는 모르겠는데, 의원님께서 제 생각하고 거의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도 안 그래도 방금 정치가 생물이라는 말씀이 머릿속에 떠올랐는데 그 말씀을 바로 해 주셨는데, 오락 프로그램도 마찬가지고 TV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생물입니다.
순간순간 상황이 발생하고 여기서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는 0.5초 내지 2초 안에 판단해야 됩니다. 대학교 축제나 이런 것을 해 봐도 사람들이 숨을 들이마실 때 이 말을 뱉는 것과 사람들이 숨을 내뱉을 때 이 말을 뱉는 것에 있어서 웃음의 강도가 차이가 납니다. 그 0.5초의 순간에요.
들이마실 때, 이미 웃어서 반쯤 넘어갈 때 툭툭 쳐서 끝까지 넘어가게 만들어야 됩니다. 그런데 이미 약간 쉬는 틈을 주고 이때 치는 것은 이미 한 순간 넘어간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방향 전환이 필요합니다.
기승전결로 끝나는데 결이 없습니다. 기승전결이 끝나면 거기서 다시 기를 찾아내야 되고, 그다음 승이 이루어지면 전을 생각해야 되고, 나머지 결을 또다시 생각해야 되고요. 큰 틀을 자꾸 짜 맞추어 나가야 되니까 오락 프로그램도 생물입니다.
이진섭 공보관 : 타이밍을 맞추어서 치고 나간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닐 텐데요.
김제동 MC : 그러니까 그것이 잘 되는 날은 쾌감이 있고요, 못 되는 날은 작두에 베이는 것이고요. 정치가 생물이라고 하셨는데, 정치도 그렇지 않습니까? 국민들의 뜻을 빨리 파악해서 0.5초, 1초 아니면 6개월, 1년 단위로 빨리빨리 파악을 해서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는 것이 기승전결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고, 국민의 복리라든지 이런 것이 한 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이라는 영속성을 보아야 될 것인데 그 모든 것을 기승전결이라는 프로그램의 틀로 보아야 되고, 순간순간 짧게 보는 것은 또 다른 기승전결이 있을 것이고요. 그러니까 그만큼 힘드신 것이겠지요.
민병두 의원 : 2초 놓치고 집에 가서 ‘아, 그때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해도 소용이 없잖아요. 정치도 타이밍이잖아요. 그 순간을 놓치면 안 됩니다.
고전적인 의미에서 정치는 인디라 간디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저도 한때는 그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봤어요. 아마 인디라 간디는 정말 진심으로 이야기했을 것이다, 인도 같은 나라에서는 정말 전쟁의 폐허 위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당연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지금 많은 국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고 그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산업화·민주화된 나라 아닙니까?
그런 나라에서는 지금 꿈과 희망을 조직하는 것이 정치인이 할 일이다, 갈등과 투쟁만 조직하는 것은 옛날 정치이고 꿈과 희망을 조직하는 것이 지금 우리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지금 열심히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이나 김제동이라는 인간을 다시 벤치마킹하는 거예요.
민병두 의원 : 호동이 형하고 재석이 형을 제일 좋아한다고요?
김제동 MC : 예, 아주 친합니다. 그분들 나름대로 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서요.
민병두 의원 : 대단한 MC들인 것 같아요. 김용만 씨나 유재석 씨나 당대에 그런 MC들이 있어서 어쨌든 주말에는 반드시 웃고 주중에도 웃고, 그냥 웃는 것도 좋다고 하지만, 저도 그냥 웃는 것 좋아하거든요? 단학선원 같은 데 가면 2~3분을 그냥 ‘하하하하’ 무조건 웃게 하거든요? 그러면 뇌세포가 다시 회복된다고 합니다.
저도 그 전에 TV 안 보다가 보는데 요새 TV를 보는데 너무 번 업된다고 하지요? 뇌세포가 타서 없어졌으니까 46번 코미디 채널만 봅니다. 코미디 안 하고 있으면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같은 것만 봐요.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다 익숙해졌어요. 와이프는 아이들 공부해야 되는데 그것 보고 있냐고 뭐라고 하지요. 그것이 아니라 사람이 릴렉스가 되어야지요.
미국의 필라델피아 시장이 전 시민이 1파운드, 1.1㎏ 줄이기 운동을 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6개월만에 평균 1.1㎏ 체중이 낮아졌어요. 그만큼 시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이지요.
만약 국민이 그만큼 웃는다면 그만큼 그 나라의 행복 지수나 건강 지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 120개국에서 2000명씩 샘플을 뽑아서 당신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 보통인가 만족인가라고 물었는데 방글라데시가 1위예요.
김제동 MC : 미국도 보니까 중위권밖에 안 되는 것 같던데요.
민병두 의원 : 일본은 저 밑이고……
그런데 결국 얼마나 경쟁이 치열하느냐, 자기와 비교될 수 있는 외부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느냐와 관계되어 있겠지만 미국에서는 찰리 채플린이 있어서 미국의 대공황 시대에 미국 국민들이 웃었던 것처럼 21세기에 위대한 MC, 개그맨들이 있어서 국민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진섭 공보관 : 화가 나거나 속상할 때는 어떻게 풀어요?
김제동 MC : 등산을 합니다. 청계산 같은 데 자주 갑니다. 아무 생각 없이 올라갑니다.
그 위에서 보면 왜 저 밑에서 키가 5㎝만 더 컸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저 밑에서 왜 코가 더 높았으면 좋겠다, 눈이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다…… 어차피 그 위에 올라가면 안 보이는 것은 똑같거든요? 누가 잘 생겼는지 못 생겼는지도 모르겠고 어느 것이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도 모르겠고요.
너무 허무주의 쪽으로 몰고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런데 또 그렇게 한번 잊어버리고 내려오면 현실에 몰두 하니까요. 또 5㎝만 더 컸으면 좋겠다 하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 번씩 산에 올라가면 자기를 놓아 버릴 수 있는 것 같아서 참 좋은 것 같더라고요.
민병두 의원 : 그렇지요. 일상에 묶여 있는 자기를 놓아 버리고 자기를 성찰하게 되니까요. 요새 8일째 단식하고 있는데, 지역구 의원 같았으면 설날 단식 못 했을 거예요. 저는 전국구니까……
이진섭 공보관 : 김제동씨 어록중에 ‘조국과 민족이 모두 웃을 때까지 저는 광대입니다’ 이 말도 좋던데……
김제동 MC : 방송 데뷔하기 전에 대학교 축제할 때 그 당시 제 모토였습니다. 대학교 축제할 때는 방송 데뷔하기 전이었고, 그때는 정말 조국과 민족이 모두 웃을 때까지가 저한테는 꿈이었지요. 2000명씩 만나서 100년을 만난다 해도 4000만을 다 만날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참 축복이지요. 진짜 축복인 것 같습니다.
이진섭 공보관 : 정치인의 꿈도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해서 웃게 하는 것이지요?
민병두 의원 : 17대 국회 들어 제가 처음에 한 이야기가 우리나라에 상상력과 창의력이 살아 숨쉬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 내가 4년 동안 할 일이 그것이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정치인은 모든 사람을 웃고 즐겁게 한다기보다도 행복하게 해야 되고 사람들이 자기 분야에서 혹은 나라에 대해서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 것인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에 대한 상상력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교육 예산의 변화라든지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야지요.
김제동 MC : 정치하시는 분이시니까 홍익인간(弘益人間)해 주실 것이고 저희들은 홍희(弘喜)인간입니다. 널리 인간을 웃게 하라를 모토로 계속 웃기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기 때문에…… 하여튼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일 시작 안 했으면 언제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을 만나뵐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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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6일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