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추진한 대학입시 자율화 정책은 결국 수학능력시험 점수제 회귀로 한 줄 세우기 경쟁 심화, 수능 사교육 증가, 학교에서의 암기식 수능 문제풀이 수업으로 되돌려 놓았다. 시·도 교육감협의회에 부여한 자율화로 인해 지난 3월 6일 중학교 일제고사가 부활되고, 특목고 설립을 위한 시·도 교육청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 과연 교육과학기술부가 4월 15일 발표한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은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자율화인가?

방과 후 학교 운영계획과 학사 지도지침을 폐지하면, “학교의 24시간 학원화”를 정부가 앞장서서 부추기는 것이다. 강제적·획일적 보충수업과 새벽별 보고 아침밥도 굶은 채 등교하는 0교시 수업이 확산될 것이 명약관화한데, 이를 규제라고 폐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남발하면서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사항을 별도대책으로 수립한다는 것은 교과부 스스로가 이러한 정책이 미칠 파장을 알면서도 추진한다는 것이다.

학습 부교재 선정지침, 사설 모의고사 참여 금지지침 그리고 수능 이후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 방안 등을 폐지하여 학원수강을 출석으로 인정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사교육업체만을 위한 자율화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어린이 신문구독, 교복 공동 구매지침, 촌지 안주고 안 받기 운동 등 학교 현장에서 비리근절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지침을 규제로 보고 폐지한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보수언론과 대형 교복업체 등을 위한 정부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교원정책에 있어서 비정규직의 양산과 교직개방을 초래할 것이다. 법정교원 확보율이 88% 수준인 상황에서, 교원 및 보직교사 배치기준을 시·도 교육감에 넘긴다는 것은 교원부족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방기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시·도 교육감은 한정된 예산에서 비정규직 교원을 탄력적으로 채용하고,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이 없어질 경우, 사학 재단의 비정규직 채용과 교사자격증 없는 교원의 채용이 마구잡이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울산 교육감은 중학교 일제고사 결과가 발표되자 성적 우수학교를 선정하여 포상금을 지원하고, 보충수업 관리수당을 학교장에게 준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경기도에서 발생한 도움반 학생과 체육 특기생을 학교성적을 떨어뜨린다고 시험에서 제외한 것이 우리 교육의 실상이다. 이번 학교 자율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과도한 권한집중과 교과위주 교육의 문제점을 시·도 교육청의 학교평가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교과부는 교육 정보공개법에 의해 시·도 교육청 학력경쟁을 부추기고, 시·도 교육감은 학력경쟁의 선봉장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학교를 학원화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도 교육감과 학교로 이에 대한 책임마저 전가하는 술책이라 할 것이다.

단위학교 자율화를 위해서는 학교단위 교육과정의 다양화, 학습의 다양화, 개별화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중학교 일제고사와 학업 성취도 전집평가로의 전환 등 평가와 점수매기기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학교 단위 자율성 운운은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이다. 최소한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권과 평가권 등이 보장되고, 5지 선다형 일제고사 실시와 성적공개로 학교가 암기식 시험대비 수업을 준비하게 하는 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전교조는 학교 자율의 기본은 학교 구성원인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회의 법제화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줄기차게 제기하여 왔다. 이러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이루어지는 학교의 학원화 정책은 결국 학교 현장에서 학교장의 편중된 권한 강화와 학교 구성원간의 갈등과 혼란만을 부추기게 될 것이다.

교과부의 ‘학교 자율화 조치’는 결국 학교단위로 떠넘겨진 지침의 제정을 둘러싸고 학교 현장에서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고 학부모에게는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새벽부터 아침밥도 못 먹고 학교를 다녀야 하는 아이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또한 교과부는 이번 조치를 마련하면서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였다고 하지만, 교과교육 연구회 활동지원을 규제라고 폐지하는 등 학교 현장의 요구와는 정반대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에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혼란의 책임은 전적으로 교과부에 있음을 천명한다.

전교조는 교과부가 진정으로 학교 현장의 자율화를 원한다면 이러한 졸속적인 정책추진을 중단하고, 교원단체와 학부모 단체 등과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8년 4월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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