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교육과학기술부가 4월 15일 전격 발표한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은 공교육정상화와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혼란을 안겨주었다. 말로는 학교 자율화지만 사실상 정부가 교육의 공공성을 지켜내야 할 최소한의 책임마저 포기한 공교육 황폐화 정책이며, 가히 입시지옥 대공습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교육대재앙의 선포이다.

그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을 가장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한 것은 무엇보다도 새 정부가 쏟아낸 교육 분야 정책들이다. 일명, 어린쥐(오렌지) 정부라 불리며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영어몰입교육 정책이 그러하며, 입시 자율화를 명분으로 다시 도입된 수능 점수제도 마찬가지이며, 10년 만에 부활한 전국단위 중1 일제고사의 학교별 시험 성적 공개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들 교육정책들의 공통점은 실용을 표방하는 새 정부가 내세운 것이고, 한결 같이 인성교육을 외면한 채 성적으로 학생을 한 줄 세우고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겨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며, 학교를 입시 전쟁터로 내몰아 공교육 붕괴를 촉진시키고 있다.

급기야 4월 15일, 교육과학기술부는「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하여 또 한번 국민을 혼란과 충격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 교과부가 발표한 내용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우려와 경악을 멈출 수가 없다. 즉시 폐지하겠다는 지침들 중 0교시·강제적·획일적 보충수업 금지, 우열반 편성 금지, 초등 어린이신문 단체구독 금지, 수능이후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 방안, 사설모의고사 참여금지, 촌지 안주고 안 받기 운동, 교복공동구매 등은 학생의 건강권 보장과 학교 교육의 투명성 향상 및 부패 방지를 위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교육 안전판이었다.

오늘부터 방과 후 학교 운영계획과 학사 지도지침을 폐지하는 것은 ‘학교의 24시간 학원화’를 정부가 부추기는 것으로 강제적·획일적 야간 자율학습과 보충수업, 0교시 혹은 -1교시 부활로 인한 학생 인권과 건강권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이에 대해 교과부 스스로도 시인하듯 이러한 정책이 미칠 파장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은 국민을 업신여기는 것이며 무책임한 자세로 공교육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또한 학습 부교재 선정지침, 사설 모의고사 참여 금지지침, 수능 이후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 방안 등을 폐지하는 것은 국민의 사교육비 부담을 늘리고, 학원수강을 출석으로 인정하는 등 공교육의 파탄을 자초하는 길이다. 그리고 초등 어린이신문 강제구독 예방 지침, 교복 공동 구매 지침, 촌지 안주고 안 받기 운동 등은 학교 현장에서 비리 근절과 학부모의 불필요한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이와 같은 최소한의 정부 역할을 학교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규제로 보고 폐지한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보수언론, 대기업 교복업체 그리고 가진 자들만을 위한 것이다.

한편, 교원정책에 있어서도 비정규직 양산과 무분별한 교직개방이 염려스럽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정교원 확보율은 88% 수준이며, 교원 및 보직교사 배치기준을 시·도 교육감에게 떠넘기는 것은 교원부족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시·도 교육감과 사학재단은 한정된 예산으로 저임금의 비정규직 교원을 더욱 늘려 채용하게 되고, 심지어 교사자격증 없는 교원의 채용까지도 우려된다.

진정한 학교 운영의 자율화를 위해서는 학교장의 독선적인 학교 운영을 견제하고 단위학교 구성원의 민주적인 의견 수렴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보장할 수 있는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의 법제화가 선결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단위 교육과정의 다양화, 학습의 다양화, 개별화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권과 평가권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일례로 핀란드의 경우 1970년대에 장학사 제도를 폐지하였고,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여 자율학교를 제도화한 결과, 세계 교육경쟁력 1위의 명성을 얻고 있음을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교과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하여 40만 교사를 대표하는 교원단체들과의 어떠한 의견 수렴절차도 거치지 않아 졸속적인 정책 추진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전교조는 졸속적인 학교 자율화 조치를 전면 백지화하고, 정부와 교원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논의의 장에서 올바른 대안을 마련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 전교조는 학교현장을 입시지옥으로 만들며 사교육비 폭등을 부추기는 무한경쟁의 입시전쟁 교육이 철회될 때까지 학부모단체,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강력히 투쟁할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요구 사항

- 0교시, 우열반, 심야보충 부활! 입시 전쟁 교육 중단하라!
- 허울뿐인 자율화로 공교육을 포기하는 이명박 정부 규탄한다!
- 학교의 학원화로 사교육을 부추기는 학교 자율화 철회하라!
-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과 평가권의 자율성부터 보장하라!
-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 법제화로 실질적 학교자치 선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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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변인 현인철 02-2670-9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