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학교에 대한 정부의 규제완화는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할 우려가 있다. 현재 국내 44개에 달하는 외국인학교의 1년 등록금은 2천만 원을 넘으며, 내국인 입학비율 제한이 없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학생 100% 모두가 한국인인 ‘외국인’학교가 가능하며 이는 부유층을 위한 입시 중심의 소위 ‘귀족학교’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해외 거주요건 완화로 오히려 외국인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해외로 유학을 가는 경우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외국인학교는 기본적으로 외국인 자녀를 위한 학교이다. 이러한 상식을 어기고 외국인학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영리업체로 만드는 것이 이번 조치의 핵심이다. 외국교육기관에 한국 학생들이 30%까지 다니게 하는 이유는 외국교육기관이 학교를 세울 경우에 수지를 맞추어주기 위한 것이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안에 외국교육기관의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한마디로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에 외국교육기관이 포기한 것이다. 이들의 요구를 무한정 수용해서 제발 학교를 세워달라는 것이 이번 조치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금지해 왔던 학교 영업수익을 외국에 송금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잉여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하면, 외국교육기관은 잉여금을 남기는 데 주력할 것이고, 내국인 입학허용과 맞물려 국부가 심각하게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외국인학교에 다닐 수 있는 자격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학력을 인정해주는 조치 역시 외국인학교 운영에 필요한 요건을 정부가 앞장서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외국인학교를 졸업하고 국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져야 이러한 학교에 수천만 원을 부담하면서 외국 대학이나 국내 대학을 겨냥한 수요자들이 몰려들게 때문이다
WTO 서비스 개방 분야에서도 최소한 초·중등학교는 개방에서 제외되는 영역이다. 초·중등학교마저 교육의 정체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제적 약속인 것이다. 교육을 서비스 산업으로 규정하는 WTO 체제에서도 초·중등교육은 이윤창출의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취지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발표는 외국 교육 자본에게 이윤창출을 위한 자율을 무한정 허용하는 조치를 거리낌 없이 취하고 있다. 외국인학교를 국내 법인이 설립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외국 교육자본이 국내 대리인에게 학교를 경영하여 이윤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초·중등교육에 대학 입학과 관련하여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이 정책이 발표되는 과정에서도 교육단체와의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 17대 국회에서 인천의 경제자유구역 내에 외국인학교를 세우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공청회와 싱가포르와 중국 현지 방문까지 이루어진 것에 비하면 이명박 정부는 모든 것을 속도전으로 처리하고 있다. 제2의 미국 소 수입 조치에 버금가는 망국적인 초·중등학교 개방 조치를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의 본질은 교육 시장화이다. 교육 시장화 정책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교육의 양극화를 초래하게 된다. ‘4.15 공교육 파탄과 학교 학원화 조치’에 이어, ‘4.28 초·중등학교 개방 조치’는 한국 공교육의 포기 선언에 다름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개방의 최소한의 안전판마저 걷어 차버리는 이번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
2008년 4월 2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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