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급식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씻어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감의 발언처럼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해 학생들의 불안감이 표출되는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교사들의 사주에 의한 것인 양 몰아가는 행태에 대해서는 절망감마저 느낀다.
학생들의 급식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위탁 급식이 많아 급식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원성이 끊이지 않았던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광우병쇠고기 문제 시위에 학생들이 나서게 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부터 했어야 한다. 학생들의 촛불 시위는 그 동안의 누적된 학교 급식에 대한 불만과 0교시, 심야보충, 우열반 편성, 학생자치 공간축소 등 학교 문화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책임을 시·도교육감협의회에 떠넘기고,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그 책임을 전교조에 전가하는 발언으로 사회적 불안을 증폭시키면서 학생과 교사 관계를 이간질 하고 있다. 우리는 교과부와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을 통감하고 학부모와 학생에게 사죄할 것을 권고한다. 아울러 근거도 없는 전교조 배후조종설을 무책임하게 유포한 공정택 교육감에 대해서는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 훼손 사실에 대해 사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지금 교과부와 시·도교육감협의회가 할 일은 학교와 교사,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게 아니라, 미국과의 협상에서 실패해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는 대통령에게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더구나 4·15조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중앙정부가 어려울 때마다, 시·도교육감을 소집해 문제를 떠넘기면서 교육자치를 내실화하겠다고 하니 납득하기 어렵다. 교과부가 소집하면 달려가는 지방교육자치의 수장들의 소신 없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그런 교과부와 시·도교육감들이 만나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우리는 앞으로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은폐하는 홍보 활동을 계기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실시하는 것을 거부한다. 우리는 정권의 교사가 아니라 학생과 국민의 교사로 교실에서 진리를 토론할 권리가 있다. 학생들의 행동에 담긴 의미를 헤아리기보다는 배후 세력의 사주에 의한 철부지 행동으로 몰아가려는 행태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정진화 위원장은 이명박정부의 졸속적인 ‘4·15 학교 자율화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14일째 하고 있다. 4월 15일 이후 지금까지 전교조는 17차례에 걸친 공식 문건을 통해 진정한 학교 자율화를 위한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 등이 참여하는 폭 넓은 의견수렴의 공론의 장을 마련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교조는 교과부가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급식 대책을 마련하고, 기만적인 ‘4·15 학교 자율화조치’에 대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때까지 800만 초·중·고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08년 5월 0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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