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와 교육·시민사회 단체는 ‘4·15 학교자율화 정책’을 ‘공교육 포기 조치’로 규정하였다. 학교에 고액 학원강사가 들어와 방과 후 학교를 맡고, 일부 지역 교장단이 사설 모의고사를 보기로 ‘자율적’인 결정을 하고, 어느 중학교의 경우 보충수업에 참가하지 않는 학생들은 해당학생 학부모가 자필 사유서을 작성해야 하는 희한한 ‘자율화’가 벌어지고 있다.
시·도교육청이 주관해 온 대입 수학능력고사대비 모의고사를 사설 모의고사로 대체해야 한다는 발언이 교육청 장학관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학교의 입시전쟁터 만들기와 영리 사교육업체 살찌우기 정책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가 시·도지부를 통해 수합한 학교 현장의 실상은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는 아이들의 절규 그대로이다. 상대적으로 입시 교육의 질곡에서 벗어나 있던 초등학교와 중학교마저 특목고 대비와 보충수업 부활이 보편화되고 있다. 또한 시·도교육청과 학교장에게 부여된 자율은 오로지 성적경쟁을 부추기기 위한 권한강화로 귀결되고 있다.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온갖 명목의 공·사교육비 부담을 늘리고 아이들은 파김치가 되어 시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주관하고 있는 청와대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바탕이 되고 있는「평준화를 넘어서 다양화」에서 “이제까지의 교육이 학생과 학부모는 경쟁하고 학교와 교사는 경쟁하지 않았다면서, 학교와 교사를 경쟁시키면 학생들이 입시교육에서 해방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학교와 교사가 입시교육에 대한 경쟁이 강화되면 될수록, 아이들은 소모적인 입시교육에 내몰리면서 최소한의 인권과 건강권마저 상실하게 된다. 이명박 정부의 ‘학교 자율화조치’의 실상이 그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어느 행사에서 국민과 역사 앞에 교만하지 않았나 하는 소회를 밝혔다고 한다. 정말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광우병 쇠고기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아이들의 절규에 경찰이 학교를 찾아가 조사를 하는 것부터 중단해야 한다. 벌써 22일째를 넘기고 있는 전교조 위원장단의 단식 농성과 ‘4·15 공교육 포기 정책 반대 연석회의’ 대표단의 단식 농성에 대해 귀 기울이는 최소한의 성의도 없이 국민과의 소통을 운운하는 것은 거짓이다.
이명박정부는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부가 되려면 우선 무한 성적경쟁에 인성교육이 점점 사라지는 학교 현장을 방문해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2008년 5월 1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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