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단체구독은 어린 초등학생들을 신문 배달원으로 전락시키기도 했다. 아침마다 담당 학생이 신문을 가져가 나누어주는 일이 반복되었다. 어린이들이 한 순간 일개 사기업의 신문배달원이 된 것이다.
교사가 어린이신문 구독에 대한 가정통신문을 배부하고 신문구독신청을 받고 행정실에서 수금함으로써 공교육을 담당하는 학교가 신문보급소의 역할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NIE교육이라는 이유로 단지 습관적으로 신문을 보면 좋다는 이유로 관행이라는 이유로 벌어지기도 했었다.
지난 2004년 학부모들의 어린이신문 분석보고서에 의하면 40% 이상이 광고로 채워지고 어른 대상 신문의 요약에 불과한 기사들이 대부분이라며 그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 뿐 아니다. 어린이 신문 구독을 통해 대가성이 분명한 기금이 학교에 흘러 들어오기도 했다. 2005년 국가청렴위는 교육부에 소년신문구독에 의한 ‘불법학교발전기금 접수’를 금지하는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문제가 제기되어 학교현장에서 사라진 어린이신문이 다시 ‘4.15 학교자율화 조치’의 바람을 타고 학교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전보다 더 노골적인 형태로 학교로 들어왔다.
지난 29일, 수원의 한 초등학교는 학교장 명의로 ‘어린이신문 구독안내’라는 가정통신문과 특정 신문사의 구독신청서를 가정으로 발송했다. 가정통신문에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확실한 논술지도는 어린이신문 구독’이라는 등 노골적으로 신문을 광고하는 문구를 집어넣기도 했다. 게다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구독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도교육청의 권고도 무시하고 일부 부장교사의 의견만을 들어 학교장 독단으로 결정을 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리베이트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던 어린이신문 단체구독이 학교자율화조치 이후 고삐가 풀린 단적인 사례다. 또한 도교육청의 보완대책도 무색하게 됨으로써 ‘4.15 학교자율화조치’가 공교육을 살리기보다는 특정 신문기업이나 학원기업의 손을 들어준 조치라는 비판이 다시금 명분을 얻는 상황이 되었다.
‘4.15 학교자율화조치’를 통해 촌지금지조항 등이 삭제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 관료들은 자녀학교를 찾아가 정부예산으로 촌지성 기금을 주거나 학교장이 나서서 특정 신문사 영업사원으로 뛰는 등의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교과부와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학교자율화’의 현실이다.
‘4.15 학교자율화’가 촌지자율화, 리베이트 자율화, 비리 자율화하는 오명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교육과학기술부가 할 일은 단 한가지 밖에 없다.
지금 당장 4.15 학교자율화조치를 철회하라! 그리고 더 이상 학교를 신문보급소로 어린 학생을 신문배달원으로 만들지 마라!
- 우리의 요구 -
1. 경기도교육청은 특정 신문사의 영업사원으로 자처함으로써 공교육의 명예를 훼손한 수원 모초등학교 교장을 징계하라!
2. 어린이를 신문배달원으로, 학교를 신문보급소로 전락시키는 어린이신문단체구독 자율화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3. 비리 자율화, 리베이트 자율화 ‘4.15 학교자율화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2008년 5월 3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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