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만시지탄이지만, 촛불의 힘이 놀랍다. 이명박 정부가 저소득층을 의식한 교육 정책을 고민하게 되었다니 다행이다. 이제까지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교육재정 정책은 지방교육재정을 10% 줄여서 영어 공교육 방안이나 고교 다양화 정책에 쓰겠다는 것이었다. 시·도교육청이 이 정책에 맞추기 위해 교육 활동 지원비마저 삭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번 조치에서 교육재정 확충 방안은 제시되지 않은 채, 특별교부금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민심무마용 졸속 정책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천만 등록금에 신음하는 국민들의 고통, 갈수록 심화되는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교육불평등 구조를 진정으로 해결하겠다는 철학과 의지를 담지 않은 정책으로는 떠난 민심을 되돌릴 수도 없거니와 투여하겠다는 재정도 턱없이 부족하다.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로 미봉할 사안이 아니다. 국민은 등록금이 비싼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이나 등록금 원금을 상환하는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 국민들의 요구의 핵심이었다. 등록금 상한제, 후불제에 대한 답변이 있어야 하고, 나아가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는 종합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저소득층 학교운영지원비 감면 확대 정책은 교육 복지를 확대하기 위한 방향 전환이 병행되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 단체는 학교운영지원비 폐지를 요구해 왔다. 중학교 무상교육을 추진하면서 학교운영지원비를 징수하고 있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그에 대한 대책 마련이 뒤따르지 않고서는 교육 후진국의 굴레를 벗을 수 없다.

더구나 특별교부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은 문제가 있다. 특별교부금에 대한 감사가 진행 중이고 정부와 국회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아무리 급하다 해도 추경 예산에 편성해서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시·도교육청과 학교의 입장에서 보면 중앙정부의 교육 재정 정책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재정을 고무줄처럼 운영해서는 일선 교육청과 학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재정 정책을 제시하길 바란다.

차제에 농어촌 무상 급식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무상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 저소득층에게 방과 후 학교 자유수강권을 지원을 확대하려면, 현재 자유수강권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게 우선이다. 교육청에서는 부진아 지도에 필요한 예산조차 우수학생들에게 전용하고 있다. 교과 활동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금의 방과 후 학교는 저소득층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성적 경쟁에서 밀려난 학생들에게는 수강 기회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원하는 방과 후 학교 내용은 교과 중심 활동이 아니라,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우는 다양한 교실을 준비해 주는 일이다. 성적 경쟁 중심으로 방과 후 학교를 편제해 놓고 자유수강권만 주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을 짚어 봐야 한다.

교육복지투자지역 예산을 확대하고 지역과 연계한 저소득층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공부방 지원 예산을 삭감하면서 방과후 학교 활동만으로는 저소득층의 교육 소외 문제를 치유할 수 없다. 이런 일을 위해서라도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사회에서 활동해 온 여러 단체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민심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정책에 담긴 진정성으로 만나야 한다.

이번 정책이 백만대행진을 의식해 졸속으로 입안된 것이 아니려면 교원단체 등과 함께 교육여건 개선과 교육재정 확충 방안을 함께 마련하고 18대 국회에 제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통계청 자료에서 입증된 것처럼 사교육비를 폭등시키는 무한 입시 경쟁 위주의 교육 정책을 중단하고 모든 국민에게 질 높은 교육이 실현될 수 있는 교육복지체제 구축을 위한 정책으로 전면 전환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08년 6월 1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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