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출판 신경림 시집 ‘낙타’ 외 5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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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2008-07-11 10:32
서울--(뉴스와이어)--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회가 선정한 2008년 2분기 우수문학도서에 창비 문학선 5종이 선정되었다. 분야별로 시집 2종, 소설 3종이다.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된 창비 도서와 선정평을 소개한다.

신경림 시집『낙타』

신경림 시인의 열번째 시집이다. 고희를 넘긴 시인은 자연스레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무거운 주제인 죽음을 정감어린 시어와 어조로 펼쳐놓은 이번 시집은 독자로 하여금 쉽게 시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내공 깊은 시집이다.

또한 시집 곳곳에서 떠남과 떠돎에 대한 깊은 시적 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시인에게 삶과 죽음은 일종의 길떠남이다. 순정한 무욕의 정신으로 충만한 이번 시집은 한마디로 인생시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집 말미에 덧붙인 시인의 ‘산문’(「나는 왜 시를 쓰는가」)도 시인의 인생역정과 시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글이다. 점점 더 황폐화되어가는 시대에 시인의 목소리는 사막에 떨어지는 낙타의 눈물처럼 우리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줄 것이다.

이진명 시집『세워진 사람』

이진명 시인의 진혼곡은 담담하다. 단절, 태생동물에겐 탄생이 그것의 첫 경험이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겪는 것은 무엇인가, 시인은 늘 그 죽음이 궁금하다. 시인 이진명은 언제나 적극적인 단절을 통해 자신을 시험한다. 시집 『세워진 사람』은 그런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들과 정면으로 독대한다. 생과 사, 사랑과 이별을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또 아프게 건너가는 시인의 일상, 그것이 결국 그의 시다.

김사과 장편소설『미나』

읽을수록 호흡이 가빠지는 장편이다. 독자는 작품 속 대화에도, 서술에도, 묘사에도 쉽사리 적응할 수 없다. 다양한 톤의 대화, 불규칙한 서술 리듬, 모든 걸 오리무중으로 만들어버리는 인상주의적 묘사, 꿈과 현실의 무경계함 등 이 작품의 극주관주의적 불친절은 이루 다 헤아릴 수조차 없다. 읽는 내내 작품은 독자의 뇌와 가슴을 조였다 풀었다 한다. 분명 새롭다.

천운영 소설집『그녀의 눈물 사용법』

「바늘」과 「명랑」을 건너 천운영의 단편소설들이 다다른 세계는 욕망의 기슭인가 보다. 피투성이 욕망의 중심에서 한 발짝 걸어나와 자신이 걸어나온 그곳을 바라보는 시선에 어렴풋한 물기가 배어 있다. 작가는 따스함을 좀더 허락하려 하고, 조심스럽게 대상을 쓰다듬으려 하고, 마침내 생을 긍정하려 하는 것 같다. 「소년 J의 말끔한 허벅지」에서 그가 소년과 노파를 바라보는 시선, 「알리의 줄넘기」에서 알리와 고모가 서로를, 그리고 제니를 바라보는 시선, 「후에」나 「노래하는 꽃마차」의 주인공들을 작가 자신이 바라보는 시선은 일맥상통한다. 맥박이 뛰는 것 같은 생생한 문장들을 노련하게 부리고 있는 것도 인상적인데, 예를 들어 「내가 데려다줄게」에 그려진 삶과 죽음 사이의 독특한 시공간은 매혹적인 문체의 힘이 아니었다면 성립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지아 소설집『봄빛』

곡절 많은 세월 앞에서, 그 곡절들이 강의 수면에 떠 있는 무수한 빛점들인 듯 말없이, 먹먹하게 응시하게 되는 한순간--아마도 영원과 한몸일--들이 모여 한권의 소설집이 되었다. 소설의 화자가 늙어 있을수록, 그/그녀 안의 경험들이 오래 곰삭았을수록, 살아온 공간은 작고 비좁을수록, 그 한순간은 생애 전체의 무게와 시간의 빛을 응축하여 반짝인다. 더 낮아질 수 없다는 것이 괴로움인 듯 아래로, 아래로 몸을 뒤채는 문체의 쓸쓸한 힘으로 이 소설들은 ‘시간이 앞으로만 흘르는 것이 아니라’ ‘옛 기억들이 시방의 시간 속으로 흘러들어’, ‘앞도 뒤도 읎이, 말하자먼 제 꼬리를 문 뱀’ 같아지는 이 드물고도 밑없는 순간들을 끈질기게, 먹먹하게 움켜쥐어서는 조용히 독자에게 건넨다.

창비 개요
창비의 연원은 1966년 1월 창간된 계간 ‘창작과비평’으로 창비는 1974년 단행본 출판을 시작한 이래 문학, 인문, 사회, 교양, 아동 등 각 분야의 양서들을 꾸준히 펴내왔다. 2003년 현재 1300여 종에 달하는 책을 간행하였고, 매년 60여 종 내외의 신간을 내고 있는 창비는 독자들에게서 가장 신뢰받는 출판사로 꼽히며, 양서의 산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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