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후 경기에 상관없이 소비자물가는 대체로 3% 내외의 안정세를 보였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998년 7.5%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2002년 이후 연간 3%내외의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2002년 2.7%, 2003년 3.6%, 2004년 3.6% 등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3년간 안정세를 보여왔다. 2005년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3.2% 상승하였다. 2004년 근원인플레이션율(core inflation)도 물가안정 목표중심인 3.0%의 0.1%p 내외에서 안정되었다.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가 도입되기 이전인 1993년에서 1997년까지 5년간 근원인플레이션율은 평균 4.7%인 반면, 최근 5년간 근원인플레이션율은 2.9%로 낮은 수준이었다. 2005년 1∼2월 근원인플레이션율은 3.2%로 다소 상승했으나 물가안정목표(2.5∼3.5%)를 벗어나지는 않는 수준이다.
반면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는 상승세이다. 2004년의 생산자물가상승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산자물가상승률은 '98년(12.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6.1%를 기록하였다. 이는 농림수산품가격(12.1%)과 원자재관련 제품1)(11.1%) 등으로 공산품가격(7.5%)이 상승한 것에 영향을 입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같은 기간 중 수입물가도 10.2%로 전년대비 8.4%p나 상승하였다. 이는 수입물가의 구성항목 중 가중치(820.4)가 가장 높은 원자재 가격(12.2%)이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참고1) 코크스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음식료품, 금속1차 제품, 섬유제품, 고무 및 플라스틱, 비금속광물,종이제품을 가리킴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생산자물가상승률을 하회
2004년 1/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생산자물가상승률을 하회하였다. 1990년 이후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생산자물가상승률을 상회하였다. 1990년대 이후 연간으로 1995년과 외환위기(1998년)때와 최근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생산자물가상승률을 상회하였다. 분기별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생산자물가상승률을 상회한 것은 1995년 2/4ㆍ3/4분기, 1997년 4/4∼1998년 4/4분기, 2000년 2/4ㆍ3/4분기 이후 4번째이며 2004년 1/4분기 이후 최근까지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오름세를 나타내었다. 분기별로 2004년 1/4분기부터 생산자물가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상회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생산자물가상승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의 격차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자물가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물가상승압력을 증가시키고 있다. 원유가격(Dubai기준)은 2003년 4월 배럴당 23.52달러를 기록한 이후에 2005년 2월 평균 39.91달러로 상승추세이다.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는 소비자물가와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생산자물가의 괴리현상에 대한 규명이 시급하다. 최근 소비자물가의 안정추세가 소위 'IT경제의 고도화'로 인한 ICT 제품가격의 하락에 따른 것 만으로 보기에는 불충분하며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의 괴리현상에 대한 규명은 향후 물가정책과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의 3가지 괴리원인>
유통구조변화에 따른 유통업체들간 출혈경쟁
대형할인점과 사이버쇼핑몰이 급속히 증가하는 등 유통구조가 변화되고 있다. 최근 대형 할인점의 신설과 매출액은 크게 증가하였다. 2001년 192개소였던 대형할인점은 2004년 12월말 기준 276개소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고 매출액도 2001년 13조 8천억에서 2004년에는 20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업에 IT기술이 접목된 사이버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의 급증세도 소비자가격의 안정세에 기여하였다. 사이버쇼핑몰의 사업체는 2004년 말 현재 3,444개, 거래액은 7조 7,681억으로 2001년(사업체 2,009개와 거래액 3조 3471억)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들간의 경쟁격화로 판매가격 하락과 마진 폭이 축소되었다. 대형할인점은 권장소비자가격을 무시하고 오픈 프라이스(Open Price)제도를 대다수가 채택하고 저가의 자사브랜드(Private Brand)개발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유통구조의 변화로 영세 재래상인들의 영업수익상황은 심각한 실정이다. 전경련이 발표한 시장경기실사지수(MSI)2)에 따르면, 최초 조사시점인 2004년 2/4분기 이후 기준치 100을 크게 하회하였다. 2004년 12월에 조사한 2005년 1/4분기 시장경기실사지수에서, 마진MSI는 전 분기보다 1p 하락한 45를 기록하였다.
참고2) 재래시장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 한 것으로 전망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의 경기가 이번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이 예상하는 상인들이 더 많음을 나타내고 100미만일 경우에는 그 반대를 의미. 실적지수가 100을 넘으면 이번 분기의 경기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되었다고 생각하는 상인들이 더 많음을 나타내고 100미만인 경우에는 그 반대를 의미.
경기양극화도 소비자물가 안정의 원인
내수보다 수출이 경기상승을 주도한 경우 상대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3저 현상으로 상대적으로 수출이 경기상승을 주도한 제 4순환기에서는 소비자물가는 4.5%로 상대적으로 안정(경기확장기에는 3.1%)되었다. 제 4순환기의 경우는 수출이 전체 경기를 주도하면서 GDP대비 민간소비 비중이 60.2%에서 56.2%로 축소되었다. 수출이 경기상승을 주도한 최근의 경기국면에서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5% 반면, 주택경기 활성화 등 내수가 경기를 주도한 제 5순환기에는 소비자물가가 7.8%로 '8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내수부진과 경쟁격화로 인한 출혈경쟁으로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간 괴리가 확대되었다. 지난 4년간 중소제조업체의 마진율은 대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분석되었다. 대기업 마진율이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간 1.16% 증가하였지만 내수중심의 중소기업의 마진율은 0.56%증가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국내기업들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상승부담을 제품판매가격에 전가시키는데 어려움이 많다. 내수부진으로 국내기업들은 원가상승분의 가격전가가 어려워 채산성 악화를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제조업들의 채산성 BSI가 2002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70p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의 안정은 특히 서비스부문의 물가상승률이 완만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4년 서비스가격상승률은 3.1%를 나타내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3.6%)를 하회하였다.
개방도의 증가는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무역흐름 측면에서 본 경제개방도는 1990년 이후 확대되었다. 경제개방도는 2004년 1/4∼3/4분기 기준으로 96%를 나타내 1990년의 42%의 2.3배나 높은 수준이다. 개방도 지표기준으로 우리 나라는 개방화의 진전이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다.3)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경제개방도의 상관계수도 -0.7로 부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압력이 수입확대로 완화되는 데 원인이 된다. 최근의 원화 강세효과는 최종재 중 수입제품들의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하여 소비자물가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2002년부터 지속된 원화강세는 경제개방도 확대와 함께 최종재 수입제품의 가격을 안정시켰다. 지난 3년간 최종재 중 국내제품의 물가상승률이 수입제품의 물가상승률을 상회하였다. 2002년과 2003년에는 최종재중 수입제품 가격변화율이 -5.9%, -1.4%로 2년 연속 하락하였다.
참고3) 김범식, "최근 경기와 물가안정요인 분석", 삼성경제연구소. 2000.9.14
-경제개방도와 물가상승률간의 관계
Cost-push 가설: 경제개방도가 높을수록 물가상승률도 높아진다는 가
설. 단순한 가공무역에 의존하는 후진국이나 개도국의 현실에 기초한
가설로서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 및 이를 가공한 공산품 수출에 의해 경제개방도가 높아질 경우 주요 수입 품목인 자본재와 원자재 가격상승에 의해 물가가 상승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 과거 1970∼1980년대 초반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발생한 우리나라의 물가상승을 설명할 수있는 가설.
Spillover 가설: 경제개방도가 높을수록 물가상승률이 낮아진다는 가설.개방경제 하에서는 해외요인에 의해 발생한 물가상승 압력을 경제 전체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중화시킬 수 있어 경제개방도가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안전밸브의 역할 수행. 금융시장과 국제수지조정 메카니즘이 발달한 선진국의 현실에 기초한 가설.
물가지표의 특성도 생산자물가와 소비물가간 괴리를 유발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지수는 조사하는 품목의 범위와 가격의 조사 단계가 서로 상이하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원재료, 중간재, 자본재 등이 조사대상에 포함되고, 소비자물가지수에는 개인서비스 요금이 조사대상에 포함되어있다. 생산자물가지수의 작성 목표는 국내시장의 모든 재화와 대기업서비스의 평균적인 가격변동추이에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생산자물가지수의 조사대상이 아닌 외식비, 집세, 교육비 등 개인서비스요금이 조사대상에 포함되어 품목구성에 차이가 있고 가격을 조사하는 단계가 서로 다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생산자판매단계의 공장도 가격을 조사하고 소비자물가지수에는 소비자구입단계의 소매가격을 조사하므로 중간단계에서의 유통마진과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지수간 품목별 가중치 비중도 상이하다. 품목별 가중치는 생산자물가지수의 경우에 매출액기준으로 산출되는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도시가계소비지출액 기준으로 산출한다. 생산자물가지수는 매출액이 높은 품목일 수록 가중치가 크고,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지출규모가 큰 품목의 가중치가 더 크게 나타난다. 생산자물가지수 측면에서는 가중치가 높은 공산품의 물가상승률이 컸고 소비자물가측면에서는 가중치가 높은 서비스업의 물가가 안정되게 나타난다. 고유가와 원자재값의 증가세는 생산자물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산품물가의 급등세를 견인하였다. 2004년 3/4∼4/4분기에는 생산자물가에서 공산품 물가는 상승률이 10%대로 높은 수준이었다. 소비자물가는 2004년 2/4분기 이후 1%내외의 증가율을 기록한 집세와 내수부진으로 가중치가 높은 서비스 가격의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서 정체되었다.
<시사점>
국내 기업의 비용상승압력 완화 노력이 필요
생산자물가의 상승세와 소비자물가의 안정세는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 내수경기 침체로 원자재 가격의 급등에 따른 제조원가의 부담을 기업들은 판매가격에 전가시키기 매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내수기업들은 장기간의 내수침체로 업체간 가격 경쟁이 매우 심화되어 향후 본격적인 내수경기의 반등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어 기업들이 수익성 측면에서 판매가격으로 전가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 되고 있다. 생산자물가의 상승에 높은 기여를 하는 제품이 원자재 소비비중이 높은 공업제품임을 볼 때 내수중심의 제조업들은 어려움에 봉착할 전망이다.
원자재의 원활한 공급과 서비스업 물가의 지속적인 안정세 확보도 중요하다. 원유공급원을 확대하기 위한 해외 유전개발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새로운 해외 유전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관련 산업에의 진출을 적극 장려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절약시설 등에 대한 자금지원 혜택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 물가의 안정화를 위해 개인 및 공공서비스업 물가의 안정적 운용이 중요하다. 최근의 서비스업 부문의 물가 안정은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인상되고 있는 공공서비스 요금에 대한 적정한 인상률 관리가 필요하다.
소비자물가안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
최근 소비자물가안정세의 위협요인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제원자재가격상승은 국내 물가에 파급되는 시차와 효과가 상이하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수입단가 상승→생산자 물가 상승→소비자 물가 상승의 경로를 통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유가는 국제가격 및 환율변동을 고려하여 제품가격을 조정하는 데 1개월 정도가 소요되지만 기타 원자재는 수 개월 이상 소요4)된다. 내수회복세가 예상되는 올해 공업제품과 서비스 물가의 관리가 요구된다. 기업채산성 악화로 잠재된 원가상승압력이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의 유동성이 더욱 풍부해지고 있는 상황은 수요의 압력으로 작용해 소비자물가의 상승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참고4) 일정기간 고정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생산 및 유통단계가 긴 경우가 상당히 많은 편이어서 국제가격의 변동이 국내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데에는 수개월 이상의 시차가 소요
물가흐름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도 필요하다. 정확한 물가수준의 추정이 통화정책이나 물가목표제의 운용 등에서 필수이다. 중기물가안정목표의 중심 지표인 근원인플레이션은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지수를 산정하기 때문에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에서는 물가상승요인을 과소 추정할 우려가 있다. 물가지표에 대한 보완을 통해 관련 정책 운용에 반영이 시급하다. 미국은 현재 기존의 소비자 물가지수 이외에 Chained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C-CPI-U)와 PCEPI(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Index) 등을 발표하였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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