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어린이청소년출판부 ‘노란 기사의 비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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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2008-07-28 10:56
서울--(뉴스와이어)--우리나라 창작동화뿐 아니라 수준 높은 외국동화들을 꼼꼼한 번역으로 출간해온 창비아동문고에서 루돌프 헤르푸르트너(Rudolf Herfurtner)의 장편동화 '노란 기사의 비밀'을 펴냈다.

루돌프 헤르푸르트너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로, 아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탄탄한 구성력으로 독일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중견 작가이다. 아프지만 현실을 똑바로 보게 하는 것이 작가의 몫이라 한다면, 헤르푸르트너는 그 몫을 성실하고 훌륭하게 해내는 드문 작가 중 한 명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부모의 이혼으로 슬픔에 빠진 소녀, 아빠에게 유괴당한 소년 이야기

독일에서 2006년에 출간된『노란 기사의 비밀』(Pauline und der gelbe Ritter) 은 ‘이혼’과 ‘유괴’라는 충격적인 사건 속에 놓인 파울리네와 로렌쪼, 두 아이의 이야기를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실감나게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는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슬픔에 빠진 소녀 파울리네 이야기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유괴당한 소년 로렌쪼 이야기를 멋지게 버무려 내면서 한 순간도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독자를 이끌어간다.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는 국내 동화에서도 많이 다뤄지는 소재이지만, 이 작품은 묘사나 기법에서 모두 새롭다. 우리 사회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나 동화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은 유괴당한 아이 이야기를 추리소설 기법으로 본격적으로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우리 독자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파울리네의 시점으로 약 2주일 동안 일어난 사건을 일기 형식에 담아낸 점도 매력적이다. 일기에 묘사된 파울리네의 마음속 움직임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무척이나 섬세하면서도 날카롭다. 읽으면서 가슴이 찌르르해진다. 작가는 한 부모 가정, 어린아이 유괴, 이 모두 흔히 접하게 되는 요즘의 아픈 현실에서 가장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아이’임을 독자들에게 아프게 일깨워준다.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적 기법, 긴장감 넘치는 탄탄한 구성

파울리네 엄마와 아빠는 떨어져 사는 것도 모자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며 다툰다. 파울리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다. 엄마 아빠가 여전히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은 파울리네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잠 못 이루던 어느 날 밤 파울리네는 맞은 편 광장에 있는, 문 닫은 피자 가게 ‘피자 성’ 앞에 자동차가 멈춰 서는 곳을 보게 된다. 뒤이어 몇 사람이 발버둥치는 남자 아이를 데리고 성 안으로 사라진다. 혹시 유괴 사건? 이후로 파울리네는 줄곧 그 성을 관찰한다. 그리고 그 성의 탑 창문에서 던져진 종이비행기에서 로렌쪼라는 아이가 갇혀 있음을 알아낸다.

로렌쪼는 어떤 부부의 감시 아래 피자 성에 갇혀 있고 가끔 한 남자가 로렌쪼를 보러 들른다. 어느 날 파울리네는 아빠가 로렌쪼를 데려가는 것을 보게 된다. 파울리네는 혹시 아빠가 유괴 사건에 관여되었을까봐 노심초사한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들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파울리네는 그곳 사장이 가끔 로렌쪼를 들여다보는 남자이며, 바로 로렌쪼의 아빠임을 알게 된다. 로렌쪼는 엄마랑 헤어진 아빠한테 유괴를 당한 것이었다. 왜 아빠가 자기 아들을 유괴해서 성 안에 가둬놓았을까, 파울리네는 점점 불거지는 의혹에 휩싸여 계속 로렌쪼 주변을 맴돈다.

한편 학예회 때 쓸 운동화가 실수로 피자 성 안에 떨어지자, 파울리네는 운동화를 찾으러 피자 성 안으로 들어갈 결심을 한다. 그곳에서 로렌쪼가 갇혀 있는 방을 찾아내고 로렌쪼와 처음 대면한다. 로렌쪼는 장난감 기사들을 주위에 세워놓고 노란 상자를 갑옷처럼 만들어 입고 잠들어 있다. 로렌쪼는 자신을 “어린 영주”라고 소개하며 장난감 기사 군대가 어른들로부터 자기를 보호해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파울리네는 로렌쪼가 완전히 돌았다고 생각하지만 너무나 안쓰러워 데리고 나갈까 고민하다, 방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급히 혼자 피자 성 밖으로 나온다. 그날 이후 파울리네는 자기 앞에 닥친 불행을 힘겨워하면서도 성 안에 갇힌 로렌쪼를 구하려고 유괴 사건의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현실을 똑바로 보기, 똑바로 보고 감당해내기

작가 헤르푸르트너는 이 작품의 결말에서 “희망”만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에게 달콤한 사탕만을 안겨주는 동화”식 결말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골이 깊고 서로 상처 입은 부모의 화해가 아이들을 통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약 위안을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외려 아주 현실적인 결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하기에 이 작품의 결말에서 마주치는 현실은 어쩌면 아이들 독자에게 버거울 수도 있다. 이 작품을 번역한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김경연은 그러한 결말이 “더욱 현실에 가깝지 않은가. 현실을 똑바로 보기, 똑바로 보고 감당해 내기. 이렇게 현실을 똑바로 보게 하는 것은 작가가 어린 독자의 판단력을 믿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그런 문제적 현실을 초래한 것은 오히려 분별없는 어른들”이라며 어른들도 이 작품을 함께 읽어보기를 적극 권하고 있다.

저자 소개

루돌프 헤르푸르트너(Rudolf Herfurtner)
1947년 독일 바서부르크 암 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독문학, 영문학, 연극학을 공부했다. 아동·청소년문학 작가이자 희곡과 시나리오 작가로 크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1973년에 첫 어린이책을, 1982년에 첫 극작품을 발표했다. 1993년에 국제동극상을, 1996년에 독일 아동극상을, 2002년에는 폴카흐 아동 및 청소년 문학 아카데미 대상을 받았다.『자두나무의 종말』(Das Ende der Pflaumenbäume, 1985),『토끼 인간』(MenschKarnickel, 1990),『조개아이』(Muschelkind, 1995),『팀의 놀라운 별 여행』(Tims wundersame Sternenreise)들을 썼고, 가족과 함께 뮌헨에 살고 있다.

김경연
서울대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대학에서 「독일의 아동·청소년 환상문학에 관한 이론」으로 박사 후 연구를 했다.『달려라 루디』『왕도둑 호첸플로츠』『행복한 청소부』『책 먹는 여우』『완역 그림동화집』(전10권)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조승연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와 프랑스 낭시 미술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잡지『씨네21』『한겨레21』 『고래가 그랬어』, 어린이책 『하늘을 날다』『눈으로 들어보렴』들에 그림을 그렸다.

창비아동문고 243
노란 기사의 비밀
루돌프 헤르푸르트너 장편동화│김경연 옮김│ 조승연 그림
창비│신국판│256면│값 9,000원│초등 4학년 이상
발행일 2008년 7월 22일
ISBN 978-89-364-4243-9 73850
문의:www.changbikids.com 전화 031-955-3333(대표) 팩스 031-955-3400

창비 개요
창비의 연원은 1966년 1월 창간된 계간 ‘창작과비평’으로 창비는 1974년 단행본 출판을 시작한 이래 문학, 인문, 사회, 교양, 아동 등 각 분야의 양서들을 꾸준히 펴내왔다. 2003년 현재 1300여 종에 달하는 책을 간행하였고, 매년 60여 종 내외의 신간을 내고 있는 창비는 독자들에게서 가장 신뢰받는 출판사로 꼽히며, 양서의 산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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