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최근 일본의 기업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평가와 전망’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 ‘최근 일본의 기업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평가와 전망’

Ⅰ. 문제 제기

일본 기업의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엄밀한 평가가 필요

일본의 기업지배구조는 이론과 실제 사이에 괴리가 존재. 법률상으로 Shareholder Model, 즉 주주가치를 중시한 제도설계에 기반. 「주주가 기업의 주권자임을 확립시키는 법률」로 회사법을 설정. 하지만 실제로는 종업원 중시의 이해관계자형 모델(Stakeholder Model)에 근접

현 단계에서는 일본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엇갈린 평가. 일본 내에서는 위원회설치회사 등 영미형 기업지배구조를 도입한 기업이증가하면서 일정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일본을 경제규모 대비 가장 낙후된 지배구조를 갖는 국가로 지목

진정한 의미의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영미형 모델로 전환되었는가는 의문. 주주 및 채권자와 경영진 간의 관계 변화, 종업원을 포함한 기업 내부의지배구조 변화 등 다면적인 분석이 필요. 더불어 일본의 지배구조 개선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

Ⅱ. 최근 일본 기업지배구조의 변화

메인뱅크의 기능이 저하되고 안정주주 구조가 해체

90년대 초 버블 붕괴를 기점으로 메인뱅크에 의한 경영감시 기능이 약화. 메인뱅크는 고도성장기에 기업의 최대 채권자가 되는 동시에 대상 기업의주식을 소유함으로써 다양한 형태로 기업경영에 관여. 버블 경제의 붕괴로 기업과 메인뱅크 간 주식의 상호보유가 해소되면서 메인뱅크의 경영감시 기능이 크게 약화

경영권 탈취의 방어벽 역할을 담당했던 안정주주 구조도 해체. 메인뱅크의 주식보유와 기업과 메인뱅크 간 주식 상호보유 구조가 무너지며기업지배구조의 근간이 되어온 안정주주 구조가 해체되고 대주주 구성에 변화. 대주주가 보유주식을 방출하면서 다른 주주들에게 지분이 분산. 주식소유 분산으로 영미형 지배구조로 변화를 유도하는 제반 여건이 형성. 외국인 투자자가 증가하고 M&A가 활성화되는 등 자본시장의 감시 기능이강화

소니의 집행임원제 도입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혁이 본격화

소니는 1997년 정기총회에서 이사회는 경영감독만을 전담하고 이사회 멤버의일부가 업무집행을 담당하는 집행임원제를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 당시 38명이던 이사를 10명으로 대폭 감축해 7명의 대표이사와 3명의사외이사로 이사회를 구성. 이로써 이사회의 경영감독과 최고 경영진의 경영집행이 분리. IT 붐과 이데이 회장의 결단력에 힘입어 집행임원제도는 순식간에 일본대기업에 확산

지배구조 개선에 관련된 법제도가 정비되고 개혁에 대한 성과도 가시화. 2003년 상법개정을 통해 기업의 내부지배구조 개혁의 큰 틀이 마련. 영미형 지배구조를 표방하는 위원회설치회사가 증가. 감사회 제도를 유지하는 기업들도 집행임원제를 도입하거나 사외이사제를강화

외국인 주주의 증가가 지배구조 변화를 견인

외국인 주식소유 비율이 높을수록 위원회설치회사제를 도입할 확률 증가. 회귀분석 결과 위원회설치회사 도입 여부와 외국인 소유비율은 유의한정의 상관관계를 보임. 위원회설치회사 증가율과 종업원 증가율은 독립적. 주주 중시의 지배구조와 종업원 중시의 지배구조 개혁이 반드시 대립적이지는 않음을 시사

Ⅲ. 평가 및 전망

경영에 대한 모니터링 기능이 강화되고 주주가치에 대한 의식이 변화

안정주주 및 메인뱅크에 의한 소극적 모니터링이 외국인 주주와 기관투자자에의한 적극적 모니터링으로 변화. 주주 구성이 경영의 감독 기능을 담당하던 소수의 안정주주 중심에서주식소유가 유동적이고 분산된 영미형으로 전환. M&A가 활성화되면서 자본시장에서의 모니터링 기능도 강화.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업의 경영자를 경질하는 등 자본시장의 논리가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도 활발히 진행

주주가치에 대한 의식구조에도 변화가 진행. 주주가치 창출과 관련성이 높은 재무제표를 중요시하는 기업이 증가. 매출액이나 경상이익 등의 손익계산서 지표보다는 ROA(총자본이익률), ROE(주주자본이익률) 등의 자본수익성 지표를 중시. 하지만 종업원 중시 기업의 비율은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 종업원 중시와 주주 중시가 반드시 대립적이지는 않음. 종업원과 비교해 주주를 더욱 중시한다기보다는 이제까지 소외되어왔던 주주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부분적 변화. 이는 영미형 주주 중시 경영으로의 완전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

당분간 일본형과 영미형의 이분화로 진행되며 그 속도는 점진적

향후 일본의 지배구조는 일본형과 영미형으로 이분화되어 진행. 일본형을 고수하면서 점진적 개선을 선택하는 그룹과 정부의 제도 변화에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영미형을 표방하는 그룹으로 양분화. 하지만 두 그룹 모두 경영투명성 확보와 시장규율이라는 보편적 요소를 도입하는 형태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

일본형 지배구조가 완전히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 종신고용제, 연공서열제, 이사의 내부승진 등 본질적으로는 여전히 일본형을 벗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 종래의 일본 관행들에 대한 집착과 관성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

Ⅳ. 시사점

새로운 지배구조가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

일본의 경우 지배구조에 가시적인 변화가 있기까지는 거의 20년이 소요. 90년대 이후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으나 실질적인 변화는거의 없는 상태가 지속. 10년이 지난 2000년 이후 가시적인 변화가 시작되었으며 현재도 진행 중.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종래의 방식을 보완해가는 일본식 구조개혁의 특성을 잘 설명.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이기보다 현재의 제도를 환경의 변화에 적응시키는기능적 개혁

경제적 유인 구조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성급한 '성과주의식' 개혁은 예상치 못한 조정비용을 발생시킬 가능성. 일본에서는 위원회설치회사제도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이 표면적인 조직변화에 그쳐 효과는 적고 부작용만 노출. 영미형 지배구조의 본질을 이해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 늘지 않고 있는 실정. 영미형 제도에 근접한 기업의 경영성과가 일본형에 비해 오히려 저조· 그룹 간 't-test'에서 2000~2003년 위원회설치회사제도를 도입한 36개社의 평균 매출증가율은 0.7%로 未도입 회사 평균 7.2%를 크게 하회

한국형 지배구조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일본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유사한 결과가 발생.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강제적인 규정으로 급격한 제도변화를 경험. 영미형 지배구조가 '절대善'이라는 인식이 전제. 충분한 논의 없이 형식상의 변화를 강조한 나머지 지배구조와 실제의 '경영관행'이 맞지 않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형 지배구조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도 기업지배구조의 변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인식이 필요. 경영투명성 확보와 시장규율 강화를 전제로 한국식 지배구조를 찾아가는노력이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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