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불황기의 기업대응전략’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 ‘불황기의 기업대응전략’

Ⅰ. 불황에 직면한 한국기업

본격화된 기업실적 악화

2008년 상반기 한국기업은 미국發금융위기와 국제원자재가격 폭등에도불구하고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두었음. 제조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4%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은 8.7%를기록(1990년 이래 최고치). 원유 등 원료비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인상 및 수출 호조 등으로 매출성장세가 지속

그러나 하반기 들어 세계경제가 불황에 접어들자 한국기업의 수익성도급격히 악화되는 등 경영위기가 점차 가시화. 2008년 3/4분기 제조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9.9%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률은 6.6%로, 稅前순이익률은 3.4%로 하락. 稅前순이익률이 전분기 대비 5.3%p나 하락한 것은 영업이익 감소, 외환 및 파생관련 純손실 확대에 기인. 특히 세계경제 침체가 본격화된 2008년 4/4분기부터 수익성 악화는 물론 매출성장세마저 꺾일 것으로 전망

수출의존도가 높고, 글로벌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다가올 위기는 東아시아에 국한되었던 외환위기 때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 "한국은 수출감소로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있다."(아르노 로디에 국제경제 칼럼니스트). 불황의 여파가 경영 전반에 충격을 주면서 수비적 경영기조가 널리확산되고, 그간의 성장전략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

한국기업의 역량이 IMF 외환위기 때와는 天壤之差

전반적인 경제여건은 악화되었으나, 불황극복을 위한 한국기업의 역량이 외환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 재무유연성과 소프트경쟁력으로 평가한 한국기업의 불황대처능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신장되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대응전략이 가능해짐

이자보상배수가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급감하는 등 재무유연성이 크게 개선. 외환위기 당시 제조업의 이자보상배수(영업이익2)/이자비용)는 1.2배에 불과했으나 2008년 상반기에는 6.3배로 높아진 반면, 부채비율은425%에서 96%로 대폭 하락

브랜드, 디자인과 기술력 등 소프트경쟁력도 크게 향상. 2008년 세계 100大브랜드에 삼성전자(21위: 177억달러), 현대자동차(72위: 48억달러) 포함. 2007년 세계 3大디자인상인 iF, red dot과 IDEA에서 주는 총 2,553개 賞중 한국인이 208개를 수상(전체의 8.1%). 美특허건수 측면에서는 1996년 1,567件에서 2007년 7,264件으로 4.6배 증가(2007년 현재 세계 5위)

글로벌 경쟁기업은 더욱 어려운 처지

글로벌 경쟁기업이 상대적으로 더욱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 美제조기업들은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으며, 제조와 금융업을대표하는 GM과 시티그룹은 파산 일보직전에 다다랐을 정도. 美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ISM 제조업 PMI가 2008년 11월 36.2로26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 유럽도 자동차를 비롯해 화학, 운송, 철강과 서비스 등 전 산업으로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중. 유로존의 ISM 제조업 PMI와 서비스업 PMI는 35.6과 42.5 (2008년11월 기준)로 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 일본도 엔高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전기·전자 등 주력산업이 苦戰을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세계 1위 자동차기업 도요타는 2008년 결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73.6% 감소할 것으로 자체 전망하고 있으며, 소니의 2008년 상반기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0%나 감소

글로벌 경쟁기업의 어려움은 한국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 예를 들어 한국기업은 환율효과 덕분에 글로벌시장에서 일본기업에 비해 상대적 가격경쟁력을 확보. 제품포트폴리오 구성에서도 해외 경쟁사에 비해 유리한 경우가 발생. 자동차 업종의 경우 SUV와 픽업 트럭 등 중대형 모델 비중이 높은 美업체에 비해 한국기업은 불황기에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소형모델 비중이 높아 생산설비 변경 등 전환비용이 적은 이점

한국기업으로서는 최근 경쟁환경과 기업의 역량을 고려한 '맞춤형 불황극복전략'을 수립함으로써 금번 불황을 글로벌 판도변화의 기회로 삼을 필요. 이를 위해서는 먼저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이 받았던 충격과 대응역량을기준으로 불황의 여파를 심층분석한 후, 역량의 유형별로 바람직한 전략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

Ⅱ. 'S-R(충격-유연역량)' 분석

1. 'SERI S-R(충격-유연역량)' 모델

기업에 닥친 불황의 여파를 충격과 유연역량 관점에서 분석

단순히 高성과기업의 전략을 분석하는 차원을 넘어서, 불황기에 기업이받은 충격과 기업이 보유한 대응능력(유연역량)이라는 입체적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성이 대두. 같은 불황을 겪더라도 기업의 역량에 따라 불황극복수단과 전략의 방향성(Strategic Vector)이 다를 수 있기 때문

'SERI S-R(Shock-Resilience)' 모델은 불황기에 기업들이 받은 충격과 대응능력을 파악함으로써, 기업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도출하기위해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개발. '충격(Shock)'의 크기는 매출증가율 둔화(수요측면)와 원가율 상승(비용측면)으로 측정. 불황대응능력은 재무유연성과 소프트경쟁력으로 구성된 '유연역량(Resilience)'으로 파악. 재무유연성은 '이자보상배수(영업현금흐름/이자비용)'로 측정. 소프트경쟁력은 'PBR(시가총액/순자산(장부가치))'로 측정

분석대상 및 절차

분석대상 : 1996∼2000년간 거래소에 상장 유지되었던 非금융기업 중매출 1,000억원 이상인 375個社(2000년 기준)

분석시점 : 외환위기 당시 충격의 파급시차와 성장성 분석 등을 통해불황기 직전(1996년), 불황기(1998년), 불황기 이후(2000년)로 구분. 1999년부터 불황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으나, 1998년 이후 추진된 불황극복전략의 성과는 2000년에 가시화된 것으로 판단

분석은 성과별 기업群분류 → 충격강도 분석 → 유연역량 분석 순서로 진행. 1996년과 2000년의 성과별 기업群을 분류해 기업의 판도변화를 파악. 1996년 대비 1998년 매출증가율 및 원가율 증감(%p)을 통해 불황의 충격강도를 분석. 1996년의 이자보상배수와 PBR 분포를 통해 유연역량 수준을 분석

2. 분석결과

① 극심한 판도변화 : 불황기를 거치며 상위 25% 기업의 2/3가 탈락

불황 직전 상위 25%에 속했던 기업 중 32.6%(31個社)만이 高성과群에 머물렀으며, 67.4%(64個社)는 탈락

② 불황의 충격강도는 기업성과와 무관

高성과群이 받았던 불황의 충격강도는 低성과群과 비교해볼 때 비슷하거나 오히려 컸었던 것으로 판명. 高성과群중 매출이 줄고 원가가 올라서 큰 충격을 받은 기업의 비중은 37.2%로 低성과群(34.9%)을 상회(Ⅲ사분면). 수요, 원가 어떤 충격도 받지 않은 기업(Ⅰ사분면)의 비중을 봐도 低성과群(23.4%)이 高성과群(18.1%)을 상회

③ 기업성과는 유연역량이 좌우 : 高성과群의 유연역량이 우월

高성과群과 低성과群의 뚜렷한 차이는 불황 직전에 확보해둔 유연역량의 차이인 것으로 나타났음. 高성과群중 재무유연성과 소프트경쟁력이 모두 양호했던 기업의 비중은 30.2%이지만, 低성과群의 경우 7.2%에 불과

高성과群과 低성과群간의 유연역량 차이는 HH기업과 LL기업의 차이에서주로 비롯되고, LH기업과 HL기업간 유연역량은 유사. LH기업의 경우 강력한 구조조정과 공격경영을 병행한 반면, HL기업은불황을 맞아 수비경영에 치중하는 등 LH기업과 HL기업간 성과차이는 유연역량보다는 전략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임. LH기업은 자산매각 등의 활발한 구조조정 와중에도 판매관리비를 늘리고 광고선전비도 상대적으로 덜 줄였음

Ⅲ. 불황극복을 위한 맞춤형 전략

불황기에는 구조조정이라는 기본전략과 함께 맞춤형 전략이 필수적. 구조조정을 통한 현금확보와 효율성 제고는 생존을 위한 기본전략이나, 불황 이후의 再도약을 위해서는 기본전략 이외에 유연역량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구사할 필요

1. 기본전략

불황기에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수익창출과 성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구조조정을 통한 현금확보와 비용절감 등에 주력. 'Profit Zone'을 저술한 슬라이워츠키는 불황기 기업들에게 'Cut 2,Invest 1'의 지침을 제시. 비용절감(Cut 2)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래 성공을 위해 필요한 부문에 선별적으로 투자(Invest 1)할 것을 권고

2. 맞춤형 전략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불황기에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기위한 '전략적 상황계획(Strategic Contingency Plan)'이 필요. 대럴 릭비(美컨설팅사 베인의 임원)는 불황기에는 'One Size FitsAll' 전략을 폐기하고 다양한 상황별 전략을 수립할 것을 강조

기업이 보유한 유연역량 유형과 전략과의 적합성이 매우 중요. 유연역량 유형이 비슷한 기업간에도 대응전략의 적합성에 따라 불황이후의 경영성과가 크게 차이 나는 경우를 종종 발견

그룹 Ⅰ 시장지배력 강화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M&A

불황기에는 일시적인 자금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우량기업마저 매물로나오는 경우가 많아, M&A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의 기회가 발생. 동종업계의 기업인수(Horizontal M&A)는 선도기업들이 시장지배력과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안으로 자주 사용하는 전략. 유럽 최대 통신회사 도이치 텔레콤은 자국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고글로벌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08년초 美선콤社를 인수. SK텔레콤은 이동전화 시장점유율 확대를 목적으로 1999년 12월신세기통신 인수를 추진(당시 시장점유율 57.2%를 기대). 前·後方관련기업 인수(Vertical M&A)를 통해 해당산업 내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내적 효율성을 극대화

호황기에 대비한 선행투자 확대

강력한 재무유연성을 바탕으로 기술, 브랜드 등 소프트경쟁력에 있어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선행투자를 감행. 불황기 이후 高성과를 거두었던 선두기업들은 불황 속에서도 R&D와광고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 신일본제철은 장기불황에 시달리던 1996년∼2005년 중에도 10년간의순이익의 70%에 달하는 4천억엔을 R&D에 투자해 생산성과 기술력을업그레이드. 국제특허가 1,038件으로 경쟁사인 아르셀로 미탈(32件)을 압도

그룹 Ⅱ 체질강화

소프트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확대

재무유연성은 강하나 무형자산(소프트경쟁력)이 취약한 기업들에 있어불황은 호황 때보다 적은 투자로 소프트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好機. 불황기에는 경쟁사들이 긴축경영에 치중하므로 低비용으로도 브랜드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이 가능. 2008년말 GM이 타이거 우즈의 스폰서를 포기하고, MS가 NBA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와의 마케팅 파트너 계약을 종료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는 추세.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하거나, 원천기술 및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효율성이 높음. 전기밥솥 OEM 업체에 불과했던 성광전자는 외환위기 이후 주문이 끊기자 1998년 독자 브랜드 '쿠쿠'를 출시한 후, 3년간 50억원의광고비를 투입해 1년 3개월 만에 국내 압력밥솥 시장 1위로 등극

M&A를 통해 브랜드와 기술 등을 확보하는 것도 적극 고려할 필요. 롯데제과는 2008년 6월 고디바(벨), 페레로 로쉐(伊) 등과 더불어 명품 초콜릿으로 유명한 길리안(벨)을 1,700억원에 M&A. 국내시장 위축과 해외시장에서 취약한 브랜드 이미지로 고전했으나, M&A를 통해 프리미엄 초콜릿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에서의인지도 제고. 동원산업은 2008년 6월 美참치 캔 제조업체 스타키스트(北美시장점유율 37%)를 3억 6천만달러에 인수(글로벌 브랜드 및 안정적인수요처의 확보)

그룹 Ⅲ 생존 최우선

생존을 위한 재원확보가 최우선

재무유연성, 소프트경쟁력 등 어느 것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의 최우선과제는 불황을 견디고, 훗날을 도모할 수 있는 재정능력의 확보. 불황이 본격화되기 전에 가능한 빨리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 허치슨 왐포아(홍콩)는 IMF 외환위기 발발 직전인 1997년 7월에 2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해둔 자금으로 무선통신, 호텔과 항만 등 주요사업에 효과적으로 투자. 불요불급한 자산 및 보유지분 매각,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서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확보. 1998년 하이트맥주는 미국 투자회사 캐피털그룹에 無의결권 우선주전환사채 3,000만달러를 팔아 재무건전성을 보완하고, 1999년에는덴마크 칼스버그그룹에서 외자 1억달러를 유치

제휴 파트너 물색

개별기업의 능력만으로는 생존과 미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 다양한 분야에서의 제휴나 합병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도 방법. 2008년 하반기 부도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미국 자동차 빅3 중 GM과크라이슬러는 지속적으로 합병을 논의. 2008년 10월부터 논의가 시작되었고 11월 들어 잠정 중단되었다가,12월초부터 다시 거론되는 상황

그룹 Ⅳ 수익확보

무형자산을 활용한 수익성 제고

핵심기술, 브랜드 등 소프트경쟁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서비스의 고부가가치화 등 수익성을 극대화

기존 유통망과 노하우 등을 이용해 新제품을 도입하거나, 기존 브랜드제품을 새로운 유통망을 이용해 판매하는 등 무형자산을 활용. 태평양은 1999년 화장품업계 최초로 할인점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여새로운 유통시장을 적극 공략. 1989년에 대표 브랜드로 선보였던 '미로(MEERO)'를 할인점용 상표로 다시 출시

보유한 고유기술이나 브랜드를 활용한 라이선스 수입의 추구. 한미약품은 2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폴리펩타이드성 경구제제' 제조기술을 1997년 4월 노바티스(스)에 수출(10년간 6,300만달러 규모)

강력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소프트경쟁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미래성장잠재력을 확보

Ⅳ. 한국 대표기업의 불황극복전략

1. 글로벌기업과의 유연역량 비교

한국 대표기업의 유연역량은 글로벌 경쟁사와 대등한 수준

한국 주력업종(전자, 철강, 자동차 등) 대표기업들의 유연역량을 글로벌경쟁사와 비교 분석한 결과 모두 Ⅰ사분면에 위치. 유연역량의 절대수준이 크게 신장되었을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도 거의 대등한 수준. 삼성전자의 경우 이자보상배수가 인텔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높으며,PBR도 1.6으로 중간 수준(전자업종은 글로벌기업의 유연역량이 매우 강한 超경쟁시장). 포스코는 재무유연성과 소프트경쟁력 모두 글로벌 경쟁기업에 비해대등하거나 우위.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사 중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재무유연성이 상대적으로 우위

재무구조와 실적도 우수한 편

재무구조, 경영실적 등을 보더라도 한국 대표기업은 글로벌 경쟁사에 뒤지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앞서가는 양상. 특히 부채비율은 최저수준으로 매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

2. 한국 대표기업의 불황극복전략

한국 대표기업은 'SERI S-R' 모델에 비추어볼 때 대체로 자사의 상대적 역량에 적합한 불황극복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긴축 및 구조조정 등 기본전략과 함께 M&A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 미래를 위한 투자, 해외시장 개척 등의 전략을 표방

① 삼성전자 : 전략적 유연성과 성장잠재력 강화

삼성전자는 긴축경영을 통한 효율성 제고라는 기본전략과 더불어 전략적유연성 확보에 주력. 채산성이 떨어지는 노후 반도체 2개 라인을 2009년 중 정리할 계획. 2009년에는 '시장연동경영(로드맵 경영)'이라는 이름하에,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않고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시나리오경영'을 활용할 방침. 특히 미래 성장잠재력 확보를 위한 창조적인 연구개발과 시장중시형마케팅체제를 강조. "지속성장이 가능하도록 글로벌 인프라를 강화하고 성장잠재력을 키워나가겠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유연역량이 Ⅰ사분면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재무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미래지향적 공격경영을 구사할 여지가 많은 편.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으므로 사업별로 역량을 판단하고그 상대적 위치에 따라 전략의 주안점을 결정

② 포스코 : 우월한 유연역량을 바탕으로 한 공격경영

최근 재무 및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경영기조를 천명. 2009년에 계획하고 있는 국내투자 6조원은 창사 이래 최대규모. "불황기인 내년에도 예정된 투자를 계획대로 집행할 것이다. 제품의 高부가가치화를 위한 설비투자와 R&D 투자는 지속해야 한다. 위기는곧 기회를 의미한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 환율효과와 원가절감 노력에 기반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해외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 2008년 11월 7일 사장 및 해외법인 임원 등이 참석한 '하반기 마케팅전략 토론회'에서 수출확대를 2009년 불황에 대비한 중점 대응전략으로 결정. 불황의 장기화로 경쟁력이 취약한 업체들이 매물로 나올 경우에는 수평적 해외 M&A도 적극 추진할 방침

경쟁사 대비 우월한 유연역량을 바탕으로 한 시장지배력 강화와 호황기에 대비한 소프트경쟁력 보강이 불황극복전략의 특징. 해외 M&A 확대, 설비 및 R&D 투자 지속(Ⅰ사분면 기업전략의 전형) 등 포스코의 불황극복전략은 투자계획 재조정과 감산 위주인 경쟁기업들의 전략과는 대조적. 단, 장치산업의 경기 사이클을 고려해 내핍경영과 같은 수비전략을 필요에 따라 병행하는 것도 가능

③ 현대자동차 : 시장공략 강화와 소프트경쟁력 보강

생산, 해외시장, 마케팅 역량과 제품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불황대응전략을 발표. 해외공장의 일시 가동중단, 일부 국내공장에서의 주말특근, 잔업 중단등 긴축전략도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구사. BRICs 국가 및 제3 세계 등 상대적으로 성장속도가 빠른 신흥시장공략을 확대할 예정. 경쟁사들이 투자계획을 미루는 상황에서 체코 노소비체 공장을 당초계획보다 빠른 2008년 11월부터 공식 가동하기 시작. 환율효과로 인한 수익금을 판촉, 광고선전과 딜러 지원 등 해외에서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마케팅 분야에 집중 투입할 계획. "침체의 늪에 빠진 미국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며, 불황이 끝난 후에는 일관된 전략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 (조엘 에와닉 현대자동차 美마케팅 담당 부사장)

수요자의 소형차 선호와 함께 엔화 급등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소형차를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에 대한 마케팅을 집중할 계획. 불황을 맞아 소비자의 기호변화를 반영한 소형차 및 하이브리드차개발을 위한 R&D 확대

불황의 충격에 민감한 업계 특성상 긴축경영 등 효율화에 힘쓰는 한편,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브랜드 및 제품경쟁력 강화를 시도

Ⅴ. 한국기업에 대한 제언

한국기업의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할 시점

한국기업은 이번 불황의 파고를 자신의 역량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 외환위기 상흔으로 인해 한국기업들이 막연한 공포감이나 비관론에만 사로잡혀 있을 경우 수비경영에 급급하거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우려. 한국기업이 처한 상황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결코 불리하지 않고, 과거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역량도 크게 개선되어 얼마든지 불황극복이 가능

한국기업이 글로벌 재계판도 변화의 주역으로 부상하는 것도 가능. 글로벌 경쟁기업들이 과거 한국기업이 처했던 구조조정과 생존경영의 운명에 처해 있기 때문에 한국기업은 오히려 다양한 전략 옵션을 가지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

'맞춤형 불황극복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핵심

한국기업이 직면한 불황을 극복하고 再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경쟁환경과 기업의 보유 유연역량을 고려한 '맞춤형 불황극복전략'을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 글로벌기업들이 불황의 파고를 넘어 글로벌 强者의 지위를 지킨 것은 불황을 통해 자사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약점을 지속적으로보완한 결과. 과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상위기업의 2/3가 교체된 주요 원인도 불황의 충격보다는 기업의 유연역량과 전략의 차이였다는 사실을 유념

불황대응능력을 갖춘 기업은 이번 국면을 주도하는 적극적인 전략을구사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위기극복에 총력. 한국 대표기업들을 보더라도 자사의 내부역량 패턴에 맞춰서 불황대응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확인

CEO는 통찰력을 갖고 헌신과 협력의 조직문화를 조성

불황기라는 현재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미래를 조망하는 통찰력은 CEO리더십의 핵심. CEO는 불황일수록 여러 전문가를 만나 세상의 흐름을 읽고, 위기 극복의 큰 그림을 그리는 'Grand Designer'. "CEO가 지녀야 할 리더십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라는큰 그림(Big Picture)를 살피는 것" (램 차란 경영컨설턴트). "어떤 주제의 대화이건 새로운 한 가지씩을 배우는 게 내 경영 원칙"(이반 자이덴버그 버라이존 회장)

헌신과 협력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불황극복의 출발점. 이번 위기의 원인이 외부에 있어 외환위기 당시와 달리 자발적인 위기의식의 공유가 부족한 상황. 외환위기 때는 절대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금 모으기'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 위기 시에는 조직 목표에 헌신하고 조직과 同苦同樂하겠다는 임직원의 의지가 강할수록 위기를 극복하기가 용이.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에서 병사들의 헌신과 협력을 유도해 나라를 구한 이순신 리더십을 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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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 02-3780-8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