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2008년 한국경제 회고’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 ‘2008년 한국경제 회고’

Ⅰ. 외부충격에 휘둘린 2008년 한국경제

4/4분기 이후 침체의 길목에 진입

미국發 금융불안과 高유가 충격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는 2008년 1/4∼3/4분기 중 잠재성장률 수준인 4% 후반대의 성장률을 유지. 同기간 중 유가급등으로 경상수지가 139억달러 적자를 시현하고, 소비자물가는 4% 후반대로 상승하면서 민간소비도 2.3%로 크게 위축. 그러나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한국경제의 버팀목역할을 담당

그러나 4/4분기 들어 금융불안이 위기상황으로 돌변하고,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경제의 성장세도 급락. 내수부진 속에서 수출마저 감소하면서 4/4분기 경제성장률은 1.0%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추락. 11월 중 일자리창출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7만 8천명으로 하락하고,10월 재고율은 118.7%로 1999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반면, 국제유가가 3/4분기부터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경상수지는 흑자로 전환하고 급등세를 보이던 물가오름세도 둔화

·두바이유가(달러/배럴) : 91.3(1/4) → 116.8(2/4) → 113.8(3/4)→ 40.44(12월 22일 현재)

'공포의 10월(Black October)'을 경험한 금융시장

9월 14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10월 중 국내 금융시장은 외화자금 확보難, 외국인투자자의 주식투매및 자금 유출 등으로 패닉상태에 빠짐. 대외여건 악화와 더불어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제2외환위기說이 제기될 정도로 시장 전반에 위기감이 팽배. 경상수지 적자 누적, 외환보유액 감소, 純채무국 전환 가능성 등 펀더멘털 문제가 부각

원/달러 환율은 10월초 1,187.0원에서 10월 28일 1,467.8원까지 상승한 후 11월 24일에는 1,513원(1998년 3월 19일 이후 최고치)까지 폭등. 美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와 씨티그룹의 파산 가능성 부각 등 각종 악재가 불거지면서 환율불안이 지속. 환율이 폭등하자, 정부는 10월 30일 韓美통화스왑(300억달러)을 체결하고, 12월에는 韓日(130억달러 → 300억달러), 韓中(40억달러→ 300억달러) 통화스왑도 확대. 12월 18일 현재 달러貨대비 원貨가치는 2007년말 대비 27.5%나 하락해 주요국보다 큰 폭락세를 기록했으나, 12월 들어 다소 진정되는 모습

10월 국내 주식시장은 한 달 동안 외국인 주식매도로 33.5%나 폭락해 恐慌상태에 빠짐(러시아(△46.1%) 다음). 외국인투자자들은 10월 한 달에만 4.9조원을 純매도(전년동월의 3.8배). 10월 중 사이트카가 총 19번(거래소 10번, 코스닥 9번) 발동될 정도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극심. 2008년 연간으로는 총 45회 발동(거래소 26번, 코스닥 19번). 12월 18일 현재 KOSPI 지수는 전년말 대비 38.0% 하락해 연간으로는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 同기간 중 선진국지수와 신흥시장지수는 각각 작년말 대비 42.13%,52.61% 폭락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외화 및 원貨유동성이 급속히 경색. 외화유동성 부족으로 통화스왑(CRS)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외화차입 여건이 크게 악화. 2008년 10월 들어 통화스왑(CRS) 금리가 0% 수준으로 하락한 후, 11월 20일∼12월초에는 달러 조달難으로 마이너스를 기록. 글로벌 신용경색이 국내로 퍼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기피 현상이 확산되는 등 은행의 국내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 원화유동성 경색). 안전자산을 보다 선호하면서 회사채(3년 만기, AA-)와 국고채(3년만기)간 금리差인 신용스프레드가 9월 20일 이후 2%p 이상으로 확대(12월 9일에는 4.65%p로 사상 최고치).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규모(월평균 증감액, 말잔기준) : 5.0조원(1/4)→ 6.4조원(2/4) → 3.1조원(3/4) → 2.6조원(10∼11월)

'극도의 금융불안(패닉현상)'이 발생한 原因을 객관적으로 검토할 필요

한때 한국경제는 미국경제와의 脫동조화(De-coupling)를 거론할 정도로 自生力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2008년에는 외부충격에 취약하여다른 경제보다 더욱 극심한 금융불안을 경험

앞으로 한국경제가 대외충격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적 성장을 하기 위해선이번 금융불안의 원인에 대한 심층분석이 요구됨

Ⅱ. 2008년 금융불안의 원인

한국경제가 2008년 하반기에 경험했던 '금융불안'의 주된 원인을 기초체력, 개방에 따른 불안정성, 불안심리와 금융감독시스템 등의 관점에서 분석

1. 기초체력

① 거시경제 : 전반적으로 양호

성장성 및 재정건전성 등 거시적 관점에서 본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 비록 4/4분기 들어 급락했으나, 연간 기준 3%대 후반의 경제성장률을기록해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양호하며, 경상GDP 대비재정수지 흑자규모도 1.6%로 국가재정의 건전성도 높은 편. 다만 지난 10년간 흑자를 유지해왔던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면서 외환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했으나, 2008년 경상수지 적자규모는경상GDP의 1.3%(IMF 전망치)로 미미한 수준

외채 상환능력도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수준. 외환보유액이 최근 감소하고 있지만, 11월말 현재 2,005억달러로세계 6위 수준을 유지. 2007년 기준 경상GDP 대비 대외채무도 39.4%로 세계은행 분류기준에따르면 輕채무국(48∼80% 미만) 수준을 하회

② 금융기관 : 일반은행은 양호, 일부 저축은행은 부실

은행권의 건전성과 수익성은 양호하지만 자금운용에 문제

건전성의 경우 국내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2008년 9월말 10.63%로美대형 상업은행12.17%)과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는 상태. 無수익여신비율은 최근 3년간 1% 미만으로, 美대형 상업은행이나세계 30大은행(2% 내외)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

수익성 측면에서도 국내 일반은행의 ROA(2008년 9월말 기준)는 0.76%로 美대형 상업은행과 세계 30大은행을 압도할 정도

그러나 원貨대출금 증가율이 원貨예수금 증가율을 크게 상회한 결과, CD 및 은행債비중이 높아졌으나, 위험자산인 은행債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어 자금시장이 경색(은행의 원貨유동성 악화). 은행 자금조달에서 차지하는 CD, 은행債비중은 2006년말 25.6%에서 2008년 9월말 31.5%로 상승

저축은행은 수익성 및 건전성이 취약

2008년 부동산경기가 위축되면서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여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일부는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高금리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탓에 부동산 관련 대출 등 高수익·高위험 영업에 치중. 미분양주택이 늘고 신규 주택건설이 위축되면서 부동산 PF 대출의연체율이 상승.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 10.4%(2006년말) → 11.6%(2007년말) →14.3%(2008년 6월말). 상당수 소형 저축은행(자산 3천억원 미만)은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이높아 부동산경기 침체가 길어질 경우 BIS 비율이 급격히 하락할 우려

③ 기업 : 재무건전성이 매우 양호

2008년 1/4∼3/4분기 중 국내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높은 매출증가세와 영업이익증가율을 기록. 거래소 및 코스닥 상장기업(12월 결산법인)10)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29.5%, 20.8% 증가. 영업이익률도 7.7%를 기록해 善防(2007년 1/4∼3/4분기 8.2%). 순이익(36조원)은 전년동기 대비 21.7% 감소했으나, 이는 기업 자체의 경쟁력보다는 환율 급변동과 국내외 경기악화 등 외부환경에 주로기인

특히 외환위기 이후 국내기업들이 외형성장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을 해온 덕분에 재무건전성이 눈에 띄게 향상. 2007년말 국내 상장기업의 부채비율은 80.7%로 안정적(20개국 평균:138.8%)이며, 차입금의존율도 평균치(27.4%)보다 낮은 19.0% 수준. 이자보상비율은 616%로 비록 평균치(735%)보다는 낮으나, 이자를 부담하기에 충분한 수익을 창출

2. 개방에 따른 불안정성

① 외국인자금의 대거 이탈 : 금융시장 혼란의 핵심요인

2007년말 현재 한국의 자본시장 개방도(외국인투자/경상GDP)는 OECD30개국 중 27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나, 외국인투자가 회수 용이한 주식투자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 전체 외국인투자 중 주식투자 비중은 39.0%로 OECD 30개국 중 3위, 채권투자를 포함한 증권투자 비중은 55.7%로 6위

외국인은 2008년 들어 12월 22일까지 거래소시장에서 43.2조원을 純매도(보유잔고 176.2조원)해 2008년 국내 주식시장 급락을 주도한 세력으로 지목. 자신들의 부실화를 모면하기 위해 본국으로 송금해야 했던 헤지펀드 등 외국인투자자는 현금화가 쉬운 국내주식을 우선적으로 매도. 외국인투자자들의 주식 純매도는 한국이 340억달러로 아시아 7개국(한국, 일본, 인도,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 최대. 아시아 7개국의 總주식순매도 규모는 1,021억달러(2008년 1.2∼12.12 기준).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해 현금화

② 외환시장의 취약한 구조 : 달러貨에 편중

외환거래가 지나치게 달러貨에 편중되어 미국發금융위기에 더욱 취약. 한국 외환시장의 경우 원貨-달러貨간 거래가 98%를 차지할 정도로기타 외환거래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貨유동성이 축소되고 현물환시장도 위축되자 달러貨의 미미한 수급변동에도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 수출입업체와 개인 등이 거래하는 현물환시장 규모는 8월 80억달러→ 9월 77억달러 → 10월 44억달러로 축소(日平均기준). 현물환시장이 위축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일일변동폭(月平均기준)은8월 6.9원에서 9월과 10월 각각 24.7원, 65.8원으로 확대

달러貨위주의 외환거래로 인해 외환시장의 급변동시 주요 교역국과의 수출입에도 영향을 미침. 가령, 중국産수입제품의 원貨가격은 중국의 생산비용이나 한국의 수입수요뿐 아니라 위안/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받음. 미국 위주의 교역에서 비롯된 외환거래 행태는 중국 등 다른 국가로 교역(수출+수입) 상대국이 확대되어도 크게 바뀌지 않은 실정

·對美교역비중 : 38.2%(1965년) → 30.1%(1988년) → 9.8%(2008년)
·2008년 1∼10월 중 對中, 對EU, 對日교역비중은 각각 19.9%,11.5%, 10.4%

③ 자본시장 개방 : 은행권의 단기채무 확대

2008년 9월말 현재 總대외채무는 4,251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은행권의 단기채무가 653.3억달러(29.3%)로 2007년말 대비 19.7% 급증

국내은행의 단기 해외차입을 유발한 선물환거래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증폭. 국내은행이 조선·중공업체 및 해외증권투자의 換위험 헤지를 위한 선물환 매도를 받아주면서 발생한 포지션 조정 과정에서 현물환매도용 외화자금을 차입. 조선업체는 2007년 수주액 1,015억달러의 60%가 넘는 623억달러의 선물환을 매도. 2008년 상반기 전체 기업(584억달러) 및 해외증권투자(37억달러)에 따른 선물환 純매도는 621억달러인데, 이 중 403억달러를 조선업체가매도

특히 최근 금융위기로 해외증시가 폭락하자, 해외펀드의 가치하락에 따른 선물환 매입마저 발생(→ 원/달러 환율 급등). 투신권 해외펀드의 가치하락은 이미 설정된 선물환 매도규모를 오버헤징시키는 결과를 초래(차액만큼의 선물환 매입 필요). 투신권에게 선물환을 매도한 국내은행은 다시 현물환매입 포지션을 취하게 됨으로써 현물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

3. 불안심리

① 각종 루머가 빈발 : 주요 금융지표들이 급등락

2008년 9월 이후 글로벌 신용위기가 증폭되자,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說이빈번하게 제기. 채권시장 등에서 '9월 위기說', 10월의 '제2 외환위기說' 등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금융지표들이 급등락. 글로벌 신용위기가 커지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국인투자자금이대거 한국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는 우려감이 금융시장에 팽배. 일일변동률의 표준편차로 측정한 주가와 환율 변동성은 8월 1.1과0.5에서 10월에는 각각 5.2와 4.6으로 대폭 확대

금융시장 전반에 확인되지 않은 루머(풍문)가 확산되면서 주가가 크게급락하는 등 관련 기업들의 피해가 속출. 2008년 1∼9월 중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공시數는 132件(2007년 연간99件)에 달했으나, 이 중 43.2%가 사실무근으로 판명. D산업의 경우 유동성 위기설로 4일 만에 주가가 약 50% 급락했으며,3/4분기 실적예측을 공시한 후에야 하락세가 진정

② 外信들의 부정적 보도 : 불안심리를 극대화

주요 外信들의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보도와 각종 악성루머의 인용보도도 불안심리를 증폭

- 9월 1일 The Times의 보도를 시작으로 10월 들어 Wall Street Journal,Financial Times 등이 잇달아 "한국 시중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압박이매우 심각하다" 고 보도

2006년 이후 조선사 및 해외펀드의 換위험 헤지 수요에 대응하는과정에서 단기 외화차입을 늘렸던(936억달러) 국내은행이 글로벌신용경색으로 달러 확보에 나선 것이 유동성 부족說로 와전. 10월 8일에는 다우존스가 "Fitch社가 한국 시중은행들에 지급불능(Insolvency)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고 誤報했을 정도. 특히 10월 24일 Wall Street Journal에서 "IMF가 한국을 신흥시장의구제금융 대상국가로 고려하고 있다" 는 보도까지 나오자, KOSPI지수가 3년 4개월 만에 1,000선이 붕괴되는 사태 발생. 10월 24일 KOSPI는 938.75로 전일 대비 무려 110.96p나 폭락

③ IMF 위환위기 당시의 심리적 공포감이 작용

각종 루머나 誤報에도 경제주체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 데에는과거 외환위기 당시의 심리적 공포감이 작용. 환율 급등, 주가 급락 외에 10년 만의 경상수지 적자, 외환보유액 감소등이 외환위기 당시를 연상케 하는 상흔(Trauma)으로 작용.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3월 2,642억달러를 최고점으로 8개월 연속 감소(1∼11월간 617.1억달러 감소)한 것에과민 반응. 경제펀더멘털이 換亂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었음에도" 외환위기가 재발되는 것 아니냐?" 는 막연한 공포감이 경제주체들의 잠재의식 속에 남아 있기 때문

4. 금융감독시스템

금융불안 차단을 위해 선제적으로 노력

IMF 외환위기, 신용카드 버블 붕괴 등을 경험한 한국은 금융기관에 대한감독을 지속적으로 강화. 2005년 이후 수차에 걸친 주택담보대출 규제 및 저축은행의 건전성강화 조치 등을 선제적으로 구사. 금융불안의 진앙지인 미국의 경우 금융감독체제에 '死角地帶'가 많아복잡다기한 금융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 衆評.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거래를 통해 CDS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던헤지펀드 등을 규율하는 감독기관이 없었고, 정보공개 의무 같은정부규제 및 과도한 위험수용에 대한 견제장치도 미흡

다만, 감독기능이 기관별로 분산되어 있어, 금융위기 발생 시 순발력있게 대응하는 데는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도 있음. 다원화된 금융정책 및 감독체계로 인해 감독업무의 중복과 정책 혼선,책임소재 불분명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 국내 금융감독체제는 금융정책(금융위원회), 금융감독(금융감독원),국제금융과 환율정책(기획재정부), 통화정책(한국은행)으로 분산. 미국發신용경색이 국내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간 조율에 어려웠던 경우가 발생. "정부가 금융감독과 환율, 통화정책을 분리 대응하면 정책조율 문제를발생시킨다" (신현송 美프린스턴大교수)

Ⅲ. 종합평가

금융불안의 주된 요인은 글로벌 단기자본에 대한 높은 의존도

기초체력과 금융감독시스템의 변수만으로는 다른 국가에 비해 과도했던2008년 한국경제의 '금융불안'을 설명하기가 곤란.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견조한 경제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외채 상환능력도 양호한 수준·경상수지가 11년 만에 적자로 반전되었다고 하나, 이는 펀더멘털한문제라기보다는 高유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고, 그 규모도 금융불안을 야기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衆論. 일부 저축은행의 부실화가 우려되나, 시중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은글로벌 수준과 비교할 때 뒤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고, 실물경제의중추인 기업의 재무건전성도 IMF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괄목상대. 금융감독시스템도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 감독을 강화해왔기 때문에금번 금융불안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무리

결국 이번 금융불안의 주된 요인은 자본시장 개방에 따른 높은 외국인주식투자 비중, 금융기관의 단기 편중 채무구조 등이란 결론에 도달.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달러유동성 경색으로 금융기관 단기외채의만기연장이 어려워지면서 달러貨의 초과수요 현상이 지속. 미국發금융위기에 의한 달러 유동성 부족에 대해 원/달러 환율은태생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투자를 회수하면서 '주식매도 → 주가하락 →환율상승'의 惡循環이 발생- 주가가 하락하면 환율이 상승하고, 주가가 상승하면 환율이 떨어지는상황이 최근 빈번하게 발생. 2008년 들어 주가-환율간 상관계수가 △0.89로 2000년 이후 가장높은 逆상관관계를 기록

IMF 외환위기의 상흔이 촉매제 역할

한국경제에 남아 있는 IMF 외환위기에 대한 상흔(Trauma)이 금융불안을 증폭시키는 촉매제로서 작용. 경상수지 적자 전환, 단기외채 증가 등은 시장참여자에게 외환위기의재발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유발. 특히 9월 이후 주요 외신들의 부정적 보도와 각종 루머 등으로 극도로 불안해진 시장심리가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맞이하며 패닉상황을 연출

Ⅳ. 정책적 시사점

이번 금융불안을 통해 얻은 교훈은 앞으로 한국경제가 글로벌 경제체제하에서 경제안정성을 확보하려면, '국제적 공조 강화', '글로벌 관리 역량강화'와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perception)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것

① 국제적 공조를 통한 경제안정화 도모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의 여건에 좌우되지 않고 경제안정화를 도모하기위해서는 2가지 선택의 문제에 직면. 첫째, 대규모 외환보유액 확보 등 독자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나, 경제 안정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단점(대만의 경우). 2007년 대만의 외환보유액은 2,703억달러로 경상GDP의 70.5%를 차지하여 한국(경상GDP의 27.0%)의 2.6배. 둘째, 국제적 공조를 통해 외부 충격에 공동 대처하는 것

한국의 경우 국제적 공조를 통해서 경제 안정화 비용을 최소화할 필요. 단기적으로는 韓美, 韓中, 韓日등 현재 체결된 통화스왑 규모를확대하는 등 주요 파트너들과의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강화. 특히 교역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통화강세가 예상되는 중국, 일본과는 자국통화로의 통화스왑을 확대.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통화기금(AMF: Asian Monetary Fund) 창설 등을 통해 협력체제를 강화. AMF 창설 시 출자지분과 의결권을 늘려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확대와 지위 강화의 계기로 활용

② 정부 및 기업의 글로벌 관리 역량 강화

한국은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은이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 2008년 현재 한국의 IMF 내 출자지분 비중은 1.413%로 의결권(VotingPower)이 18위에 불과(국가별 의결권 비중은 출자지분 비중에 좌우)

글로벌 Rule Making과 여론 형성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및기업의 글로벌 관리 역량을 강화. 각종 국제기구의 출자지분 비중 확대와 OECD 이사회 의장국(2009년)과 G20 의장국(2010년)의 권한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Rule Maker로서의입지를 강화. 기업도 CEO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고 CEO 후보자들의해외 경영자 양성 프로그램 파견 등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배양

③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 개선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경제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유사한 형태의 불안이 재연될 우려. 특히 경직적 노사관계, 정부규제와 反외국인 정서 등은 간접적으로 한국을 평가하는 데 악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노사관계의 경우 한국은 OECD 29個國중 가장 취약

이번 금융불안을 한국경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초래하는 제반 요인들을개선하는 기회로 활용(→ 한국을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조성). 국가이미지는 1∼2년의 단기간 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이 아니므로 중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체계적·총체적으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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