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소비부진의 3대 요인과 정책 시사점’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 ‘소비부진의 3대 요인과 정책 시사점’

1. 최근 경제 현황

급속한 경기 하강

2008년 4/4분기 이후 실물경기의 하강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 11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4.1% 감소하여 통계작성을 시작한1980년 이후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 11월 중 전기 대비 증가율도 -10.7%로 하락폭이 급격히 확대. 서비스업 생산도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하여 2005년 2월 이후 4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

재고가 급증하고 가동률이 급락하는 등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 11월 재고율은 129.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11월 중 전기 대비 증가율은 -10.7%로 하락폭이 급격히 확대.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68.0%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0% 이하로 하락한 것은 1999년 1월 이후 처음

수출 감소와 더불어 내수침체가 경기급락의 주요 원인. 수출용 출하는 10월 전년 동월 대비 0.7% 증가에 그친 데 이어 11월에는 12.3% 감소. 내수용 출하도 10월과 11월 중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3%, 14.3% 감소하는 등 감소폭이 수출용 출하보다 소폭 큰 것으로 나타남

예상을 넘어서는 소비침체

2008년 4/4분기 이후 세계경제의 침체가 본격화되었다는 점에서 수출 감소 현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 미국경제는 2008년 3/4분기 이후 경제성장률(전기 대비 연율)이 감소. 유럽과 일본경제도 2008년 2/4분기, 3/4분기 중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은 11월 이후 주요 선진국을 비롯하여 중국, 아세안으로의 수출이 마이너스 증가세를 기록. 11월과 12월 중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은 각각 -19.0%, -17.4%로 급감. 주요 수출품목 중 선박, 일반기계 등을 제외한 품목도 감소세로 전환

소비는 2003년 이후 느린 상승세를 보여 경제 충격에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에 버금가는 감소세를 시현. 수출은 2003년 이후 7년 남짓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여, 세계경제가 침체될 경우 수출증가세도 급락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 그러나 소비는 2003~2004년 중 가계버블 붕괴에 따른 조정을 경험했으며, 이후에도 과잉소비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 가계버블 붕괴에 따른 소비조정(2003~2004년) 이후인 2005년부터 최근까지 평균 민간소비증가율은 3.7%로 동 기간의 평균 경제성장률(4.8%)을 하회

2. 최근 소비부진의 3대 요인

일자리 창출 부진, 금융자산 감소, 물가불안

최근의 물가 급등, 일자리 창출력 저하, 금융자산 가치하락 현상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 1990년대 이후 소비는 소득, 금리, 물가 등 전통적인 경제변수뿐만 아니라, 고용불안, 금융자산 등에도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 지난해 이후 글로벌 금융불안, 유가 급등락 등 대외여건 악화로 국내 금융시장 불안, 고용시장 부진, 물가 급등 현상 발생

(1) 금융자산의 가치하락에 따른 逆자산 효과

2008년 3/4분기 들어 개인의 금융자산이 감소. 2008년 3/4분기 중 개인의 금융자산은 1,724조 원으로 전기 대비 1.3%감소. 반면, 금융부채는 2008년 3/4분기 중 2.2% 증가한 851.6조 원. 금융자산 축소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지 않는 등 금융부채는 확대

2008년 중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가 금융자산 감소의 주요 원인. KOSPI 지수는 2008년 말 1,124.47포인트를 기록하여 연초 대비 39.3%하락(KOSDAQ 지수는 동 기간 중 53.0% 하락: 707.1→ 332.3). 또한 미국발 금융악재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내증시의 변동성도 확대

개인소유 주식의 시가총액은 2007년 265.6조 원에서 2008년 157.3조원으로 108.3조 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 2008년 말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합계는 2007년 말1,051.8조 원에서 2008년 말 623.0조 원으로 40.8% 감소. 2008년 중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각각 39.4%, 53.8% 감소

또한 해외에 투자한 펀드의 손실을 감안할 경우 소비자의 금융자산 감소폭은 더욱 확대. 2008년 말 전체 펀드의 순자산총액은 289.3조 원으로 2007년 말의 318.4조 원에 비해 29조 원 감소. 반면 2008년 말 전체 펀드의 설정잔액은 적립식 펀드로의 꾸준한 자금유입으로 인해 361.3조 원으로 2007년 말(297.7조 원)에 비해 소폭 증가. 이중 외국운용사 역외펀드의 순자산가치가 2008년 11월 말 2.2조 원으로 전년 말(8.9조 원)에 비해 74.9% 감소. 해외투자펀드의 설정잔액이 2008년 6월 이후 축소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해외펀드의 순자산가치도 감소한 것으로 예상. 해외투자 설정잔액(조 원): 73.0('07.12)→ 84.9('08.6)→ 77.0('08.12)

2008년 중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개인의 자산가치 감소가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逆자산효과 발생). 2008년 중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시가총액 축소로 실질민간소비는 1.6%하락한 것으로 추정. 시가총액이 10% 하락할 경우 실질민간소비는 0.4%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2008년 중 시가총액은 전년 대비 40.8% 감소)

(2) 일자리 창출력 저하

2008년 3/4분기 이후 일자리 창출력이 급속히 악화. 취업자 수(전년 동월 대비)는 2008년 1월 23.5만 명에서 점차 하락. 2009년 10월 이후 10만 명 이하로 하락하여 12월에는 전년 동월에 비해 1.2만 명 감소(200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 2008년 중 취업자 수는 14.4만 명으로 2007년(28.2만 명)의 절반수준으로 하락

업종별로는 내수부진으로 도소매·음식숙박업, 제조업, 건설업 등의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남. 건설경기 부진으로 건설업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3.1만 명 감소하여 예년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남. 내수부진으로 도소매·음식 및 숙박업 취업자 수가 2007년에 비해 4.9만명 감소하여 업종별로는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 그러나 가계버블 붕괴로 내수가 침체되었던 2003년(-14.6만 명)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남

고용시장 부진으로 2008년 중 취업자 수 증가가 소비를 확대시키는 영향은 미미. 2008년 중 취업자 수는 2,357만 명으로 2007년(2,343만 명)에 비해0.6% 증가에 그침. 일자리 창출 수는 14.4만 명으로 2007년에 비해 48.9% 감소. 이에 따라 2008년 중 취업자 수 증가로 인한 소비증가는 1.3%에 그침

(3) 물가불안

2008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4.7%를 기록.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2008년 3/4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5.5%로 상승. 하반기에 유가는 급락했으나,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4%대 중반을 유지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실질소득 증가세가 크게 둔화- 2008년 들어 3/4분기까지 경제성장률(실질GDP 증가율)은 3~5%의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국민총소득증가율은 미미한 수준. 유가 상승으로 인해 2008년 1/4~3/4분기 중 무역손실액이 87.3조 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전 산업 실질임금상승률이 3/4분기에 2.2% 감소

또한 물가 급등은 2008년 소비심리를 악화시킨 주요 원인으로 작용. 향후 생활형편이 악화되는 가장 큰 이유로 물가 상승을 지목. 2008년 2/4분기와 3/4분기 중 1년 후 생활형편이 악화되는 근거가 물가 상승이라고 응답한 가구 비중은 각각 51.3%, 58.8%- 4/4분기에는 위와 같이 응답한 가구 비중이 35.7%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향후 생활형편 악화의 가장 큰 원인

3. 시사점

적극적인 내수부양 정책이 필요

향후 소비부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 2009년 들어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물가 상승은 내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 유가 하락으로 2009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2%의 한국은행 물가관리목표대(2.5~3.5%)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 그러나 경기침체로 인해 일자리 창출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소비침체가 심화될 가능성. 정부의 2009년 일자리 창출 목표는 10만 명 이상에 불과. 또한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가계가 금융자산 축소에 대응하여 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징이 시작될 경우 소비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 가계의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산가치 하락에 상응하는 부채 감축이 불가피. 금융자산/금융부채 비율은 2007년 3/4분기 이후 하락하기 시작하여2008년 4/4분기 중 2.02를 기록. 11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512.7조 원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등 아직 가계의 부채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

2009년 마이너스 수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수출을 통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경기의 추가 급락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내수부양을 할 필요. 2008년 11월 이후의 마이너스 수출증가세는 2009년 3/4분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정부는 금리 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조합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활성화하여 내수회복에 주력할 필요. 경기 급락을 막기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할 필요. 2009년 상반기 중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 금리정책은 경제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처할 필요. 현재 기준금리는 2.5% 수준으로 추가 인하 여력이 상존. 재정확대에 따른 구축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필요 시 금리를 추가 인하

글로벌 금융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파급되는 영향을 축소하여 주식시장 등 금융자산의 추가 하락을 억제할 필요.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자금시장에 적절한 유동성을 공급해 금융불안 확산 방지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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