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에서 선보이는 인간과 로봇이 협연하는 꿈의 무대

2009-02-18 11:20
천안--(뉴스와이어)--국립극장(극장장:임연철) 소속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황병기)은 2월 18일 오후 2시, 로봇과 국악이 공연 무대에서 만나는 시연회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었다. 이는 로봇이 공연 무대의 배우로 출연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최초의 시도로 과학과 예술이 손을 맞잡는 현장을 생생히 체험하게 해주는 최첨단 공연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에서 이호길 박사팀이 개발한 로봇가수 에버(EveR)와 김홍석 박사팀의 세로피(SEROPI)가 출연하는 이번 시연회는 국립극장 소속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주관하고 각 분야 전문가의 경험과 기술이 만나서 첨단 공연예술의 미래를 내다보는 실험적 장이 된다. 에버는 소리공부를 하는 학생으로 등장하여 사랑가를 배우고, 세로피는 에버의 친구로 에버의 장기를 소리선생님에게 알려주는 코믹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그동안 수차례의 앵콜 공연을 통해 어린이의 사랑을 받아온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의 명성을 이어 어린이 공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획기적인 아이템을 물색하던 중, 로봇‘에버쓰리’의 개발 완료 시점에 즈음하여 상용화 방안을 모색하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번 시연회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금년 중 본격적으로 선보일 새로운 어린이공연에 앞서 연기자로서의 로봇의 출연 가능성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공연으로 언론·문화계와 과학계 등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현재 개발 현황과 미래 발전 방향을 생각해 보고자 마련한 자리이다. 이는 지능형로봇이 인간의 실질적인 생활현장인 가정과 사회는 물론, 문화예술분야로의 진출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계과 문화예술계 두 분야 간의 창의적 융합으로 로봇에 예술의 옷을 입힘으로써 새로운 공연 형식의 도입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문화 컨텐츠 개발로 이어갈 수 있는 의미 깊은 첫걸음이라 하겠다.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로봇이 공연 무대에 선다

인간의 형체로 제작된 안드로이드 로봇이 공연 무대에 연기자로 출연하는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의 사례가 된다. 이전에 KAIST 지능로봇연구센터가 자체 개발한 로봇이 출연하는 연극을 계획, 준비한 바 있으나 실현되지 못했었다. 일본에서는 2008년 11월 25일에 오사카대학 내 스튜디오에서 상영된 연극‘일하는 나’에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로봇 ‘Wakamaru(와카마루)’가 로봇으로는 세계 최초로 출연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외형은 사람의 형체로 디자인된 로봇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드로이드 로봇이 공연에 출연하는 것으로는 이번 국립극장에서의 시연회가 세계 최초의 공연이 된다.

과학과 예술은, 각각 논리와 분석에 의존하느냐, 직관과 상상력에 의존하느냐에 논의의 무게를 두고 서로 다른 지점을 대표하는 듯 여겨져 왔다. 그러나 과학과 예술은 이 같은 다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한 길을 걸어왔다. 예술가는 예술에 쓸 유용한 수단을 얻고자 하는 충동에 과학을 필요로 하고, 과학자들은 세계를 설명할 적절한 모델을 창조하려는 경향에 예술을 필요로 한다. 디지털시대에 와서 예술과 과학의 만남은 필연적이다. 현재는 과학과 예술,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는 두 상반된 분야가 충돌하는 극점에 있으면서 많은 곳에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이름으로 실험적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 이제는 지금까지의 만남에서 논의되었던 ‘왜 만나야 하고 어떤 것이 이 둘의 접점인가’라는 관점에서 한발 나아가, ‘과학과 예술이 만나서 어떤 대화법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까지를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

그런 의미에서 로봇 개발의 최전방에 있는 연구소와 국가 예술 미래를 선도할 사명을 지닌 국립극장이 만나는 자리는, 과학과 예술이 서로에게 좀 더 익숙해져야 하는 현시점에서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대화를 익혀나가는 최적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병기의 가야금 선율, 이영희의 한복이 로봇과 만날 때...

공연 제작을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박사급 연구진 이외에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가 참여하였다. 경희대학교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김동언 교수가 총감독을, 뉴욕대학교 티쉬스쿨 출신의 연출가 김영순이 대본과 연출을 맡았고, 세계적 명성의 한복디자이너 이영희가 의상을 디자인하여 로봇과 한복이 만나는, 첨단과 전통의 어울림을 보여주게 된다. 아울러 끊임없는 도전과 실험의 예술가로 알려진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이 로봇에게 가야금 선율을 들려주는 우주공간의 무대를 열어 아날로그와 첨단과학의 융합을 보여준다. 로봇에게 소리를 가르치는 소리선생역으로 국립창극단의 간판 배우인 명창 왕기석이 무대에 함께 출연하고, 국립창극단의 주역 박애리는 사전 녹음 작업과 모션 캡쳐를 통해 로봇‘에버’의 목소리와 동작을 만들어내었다.

연기자로 다시 태어나는 로봇 ‘에버’, 안드로이드 로봇의 베일을 벗긴다

연기자로 출연하는 로봇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이호길 박사팀이 2007년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완성 단계에 접어든 안드로이드 로봇‘에버쓰리(EveR-3)’모델과, 동 연구원 김홍석 박사팀이 개발한 심부름용 로봇 세로피(SEROPI)이다. 안드로이드 로봇‘에버쓰리’는 2006년 5월 발표된 ‘에버원(EveR-1),’ 같은 해 10월 가수로 데뷔한 ‘에버투 뮤즈(EveR-2 Muse)’의 후속 로봇으로 감성 표현이 뛰어난 20대 여성로봇이다. 로봇의 이름 ‘EveR’는 최초의 여성 이브(Eve)와 로봇(Robot)의 합성어로 끊임없이 발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신장 157cm, 몸무게 50kg에 62개의 관절과 실리콘 복합소재 피부를 가져 사람의 형체를 본뜬 외모를 지니고 있으며 정교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섬세한 감정표현과 언어 인식 및 구사, 인간의 자연스러운 동작 구현이 가능하다. ‘세로피’는, 다리 대신 바퀴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형태의 서비스로봇이다.

* 2006년 5월 발표된 ‘에버원(EveR-1),’ 같은 해 10월 가수로 데뷔한 ‘에버투 뮤즈(EveR-2 Muse)’의 후속 ‘에버쓰리(EveR-3)’는, 이전 모델에 비해 더욱 섬세한 감정표현과 인간의 자연스러운 동작이 가능

* ‘세로피’는, 지식경제부 성장동력기술개발사업 중『퍼스널로봇기반기술개발』과제에서 개발된, 다리로 걷는 대신 바퀴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형태의 서비스로봇

지식경제부 로봇팀의 원영준과장은 “금년 4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산업전인 독일 하노버메세(Hannover Messe)에 에버를 한국의 대표로봇으로 출품, 이번 공연 내용을 재현하여 한국의 로봇기술과 우리의 전통소리 및 의상을 함께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버와 세로피의 이번 공연으로 향후 지능형로봇이 인간의 실질적인 생활현장인 가정과 사회는 물론, 문화예술분야로의 진출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 세계로 찾아온 로봇과 인간의 교감을 그려본다

이번 공연에서 로봇과 인간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인간의 무한 상상력을 상징하며 로봇에게 신비감을 부여하는 장치로 드넓은 우주를 설정하였다. 우주로 여행을 떠난 지구인 예술가 황병기의 가야금 선율과 그에 깨어나 반응하는 우주 로봇을 통해 경지에 다다른 인간 예술과 첨단기술의 조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후 지구에 찾아온 로봇과 인간의 교감을 통해 향후 밀접하게 인간과 상호 작용하게 될 미래의 로봇에 대해 그려본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개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산업계 중 소규모 및 중견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정부 출연 종합연구기관이다. 흔히 약칭인 '생기원‘으로 불린다. 1989년 10월 설립됐으며 1999년 1월 국무총리실 소속 산업기술연구회로 이관되고, 부설기관인 산업기술정책연구소·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산업기술교육센터와 산하기관인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가 각각 독립했다. 산업기술연구회가 2004년 과학기술부, 2008년 지식경제부로 이관함에 따라 주무부처가 변경되었다.

웹사이트: http://www.kitech.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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