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가 발표한 진단평가의 목적을 보면 ‘학년 초에 학생들의 학력수준(출발점 행동)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맞는 학습지도를 위한 평가’로 명시하고 있다. 교육학 개론서에 나와 있는 정확한 표현이다. 또 일제고사식의 진단평가 실시 이유가 교사업무경감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3월 31일이 학년초인가? 그럼 그 시기까지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평가하지도 않은 채 수업을 진행하라는 것인가? 중등의 경우 4월에 들어서면 학생들은 벌써 중간고사 준비에 들어간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평가인가? 교과부는 교사들의 업무경감 차원에서 각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활용하여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 논리에 따르면 교사들은 3월 말까지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확인하지도 말고 교과부가 실시하는 평가 후에 제대로 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평가 결과가 나와 교사와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시점은 4월 중순이나 가능하다. 세상에 이런 진단평가가 어디 있는가? 교사들은 3월말의 진단평가 일제고사와 상관없이 학년 초에 교사 개별의 진단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일제고사를 보고 성적을 집적하는 것이 교사들의 업무를 증가시키는 진짜 원인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진단평가의 실질적 시행자는 교과부이다. 법에도 없는 일제고사 강행을 중단하라.
교과부 자료에 의하면 이번 진단평가의 주관자는 각 시도교육청으로 되어 있다. 법에는 교과부 장관이 진단평가를 실시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법대로 한다면 3월 1자 보도자료는 시도교육감 협의회 이름으로 나왔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과부의 3월 1일자 발표내용을 보면 3월 10일 예정의 진단평가 일정을 시도교육감에게 공문을 보내 변경하도록 통지한 것은 교과부이다. 그 이유 또한 교과부가 주도하는 성취도 평가의 재채점과 조사를 이유로 들었다. 또 확인된 바로는 교과부 장관이 각시도 교육감에게 전화를 걸어 실시연기를 사전 조율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결국 이번 3월의 일제고사 역시 교과부가 법을 어기고 주도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조삼모사-일정만 변경시킨 일제고사
교과부 발표에 의하면 시도교육청별로 ‘3월 31일 이후’ 진단평가를 실시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모든 시도교육청이 31일 전수평가를 통한 일제고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결국 일정의 조정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일제고사에 대한 사회적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또 하나의 술수에 불과하다. 교과부는 학교현장의 업무 부담 가중을 실시 연기의 이유로 들고 있는데 진정 업무무담을 염려한다면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무효화하고 재채점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교차채점 등에 따른 학교현장의 혼란과 교육력 손실
전교조는 교과부의 학업성취도 재평가 지침으로 2월말과 3월초의 학교현장이 아수라장이 될 것임을 지적하였다(2월 23일자 보도자료 참고)
학생들을 만나 소통하며 일년 교육농사의 씨를 뿌려야 하는 시기에 재채점과 보고, 조사와 감사로 이어지는 학교현장은 학생교육과 소통에 당연히 소홀해 질수 밖에 없다. 지금 현장에서는 수업시간을 단축하여 인근 학교에 가서 며칠 동안 교차채점을 실시, 관리자에 의한 오류 덮기 등의 파행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전교조는 교과부의 학업성취도 결과 발표가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 이후 평가오류에 대한 추가 발표를 자제해 왔으나 이러한 파행이 계속된다면 이를 재검토 할 수 있음을 밝힌다. 교과부는 지금이라도 지난 10월의 일제고사 결과의 무효화를 발표하고, 재채점을 중단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와 교사들은 3월 초 자체적인 진단평가를 실시해 왔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교과부는 그동안 교사들이 교육전문가로서 교사별, 학교별로 실시되어 왔던 진단평가를 업무경감이라는 미명하에 국가실시로 변경하였다. 그리고 성적을 집적하려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밝혀 왔다. 전교조는 교사의 전문성을 침해하는 이런 업무경감은 원하지 않는다. 교사들의 자체적인 진단평가 이후 아무런 쓸모없는 3월 말 진단평가, 그리고 그 결과도 한참 이후에 나오는 평가가 중복업무이고 잡무인 것이다.
전교조 조합원들은 학생들의 학습수준을 파악하여 학생지도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3월 초 진단평가를 자율적으로 실시할 것이다. 또 그것은 교사의 의무이기도 하다. 전교조는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개발된 진단평가 도구를 학교에 제공하고 활용여부를 단위학교 자율에 맡겨라.
2. 성취도평가 재채점을 중단하고, 교사들이 학기초에 자율적으로 진단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라.
3. 학교간 학생간 성적비교로 진단평가 목적을 위배하는 일부 시도교육청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라.
4. 교육여건이 취약한 지역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라.
2009년 3월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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