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美배아줄기세포 정책의 변화와 시사점’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 ‘美배아줄기세포 정책의 변화와 시사점’

Ⅰ. 美배아줄기세포 정책의 변화

美연방정부가 본격적으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원

2009년 3월 9일 오바마 美대통령은 부시 행정부가 규제해온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지원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 향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연방정부의 본격적인 재정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 연방정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지원금은 연간 4,000만 달러에 불과.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부터 연방정부 차원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엄격하게 통제. 부시 행정부는 생명체인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비윤리적 행위로 규정해야 한다는 보수층의 의견을 수렴

오바마 행정부는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 연구 주도권을 확보하고, 미래의료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줄기세포 정책을 전환. 미국이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규제하는 동안 경쟁국인 영국과 일본은 최근 5년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큰 진척을 이룸. 일본은 일반 세포를 이용해 윤리문제가 없는 배아줄기세포를 개발. 영국은 배아줄기세포 은행을 설립하고 상업적 공급을 진행. 줄기세포는 병의 근원을 치료하고, 개인별 맞춤치료를 가능케 하므로 미래 의료산업 변화의 원동력이 될 전망. 줄기세포는 '의료산업의 금광'이라고도 불림

줄기세포 시장은 2012년에 324억 달러로 성장

세계 줄기세포 관련 시장은 2012년에 32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 현재 다수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성체 줄기세포 분야가 180억 달러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전망. 배아줄기세포 관련 분야도 임상시험 및 치료적 임상 시장을 중심으로 약5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 기술 분야별로는 줄기세포의 이식 관련 시장 및 기초연구용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할 전망

II. 줄기세포 연구의 개요

줄기세포의 이해

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로 구분. 줄기세포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의 근원이 되는 세포로 조직과 세포들을 다시 재생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나, 인체엔 극소량만 존재. 줄기세포는 출생 이후 여러 조직에 분포해 있는 성체줄기세포와 태아상태에서 존재하는 배아줄기세포가 있음. 배아줄기세포는 1998년 미국의 톰슨 교수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분리.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란이 완전한 인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체의 모든 조직과 세포로 분화되는 만능세포임.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특정 조직이나 세포로만 자랄 수 있도록 능력이 제한된 줄기세포임. 예를 들어 골수줄기세포는 혈구세포로 변하며, 피부줄기세포는 피부조직으로 변환

줄기세포를 얻는 방식은 크게 4가지로 분류- 성체 및 배아 줄기세포는 체내에 존재하는 세포를 채취하여 배양하는 방식으로 얻음. 체내에 극미량 존재하여 분리하기가 쉽지 않으며, 윤리적 문제도 제기. 인공적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와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이 개발 중. 체세포 복제방식은 핵을 제거한 난자와 체세포의 핵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과거 황우석 박사가 시도. 역분화방식은 피부세포 같은 일반세포에 유전자조작을 가해 줄기세포로 바꾸는 방식으로, 일본 및 미국의 연구자들이 성공

줄기세포 연구 현황

현재는 개별 줄기세포를 확보하는 수준으로, 향후 상업화까지는 많은 기술적 난관을 돌파할 필요. 줄기세포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줄기세포의 확립 → 대량 배양 → 조직세포로 분화조절 → 인체실험 등의 기술을 안전하게 확보해야 함. 현재는 다양한 방식으로 줄기세포를 얻는 기술이 연구되는 단계. 줄기세포를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과정에서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도 높음. 배아줄기세포와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의 경우, 세포를 얻는 과정에서 폐기된 인공수정란 또는 난자를 이용하므로 윤리적 논란이 많음

줄기세포 연구의 의미와 영향

줄기세포 연구는 생명의 신비와 질병을 이해하는 돌파구.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세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죽는지, 특정 질병은 왜 나타나고 어떻게 치료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음. 암, 치매, 각종 뇌질환, 당뇨, 심장병 같은 난치병에 대한 이해 및 치료가 가능해질 열쇠에 해당. 배아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로 변환될 수 있어, 성체줄기세포에 비해 치료의 범위와 효과가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

줄기세포 치료제는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을 대대적으로 전환시킬 전망. 기존 의학은 병의 증상을 치료하는 對症치료로서, 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될 수 있어 사회와 개인이 지속적으로 치료비를 부담해야 함. 전 세계적으로 만성질환과 난치병의 의료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 줄기세포 치료제는 손상된 장기를 대체하거나 복원하므로, 질병의 근원을 제거하는 의료개념의 일대 전환에 해당. 개개인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개인별로 치료제와 장기를 만들 수있어 환자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 대부분의 기존 의약품은 인종별, 개인별 특성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나는 단점이 있음

III. 각국의 줄기세포 정책 및 연구·상업화 현황

1. 각국의 줄기세포 정책 비교

배아줄기세포의 연구 및 상업화 관련 규제 정책은 미국, 영국, 한국 등이 모두 비슷한 내용. 대부분의 나라가 연구 및 치료 목적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허용하나, 인간 이식 등은 금지- 미국, 영국은 줄기세포 연구 변화에 따라 규제내용을 지속적으로 수정. 영국은 2007년에 연구 목적의 난자 기증 및 이종 간 체세포 복제를 허용. 미국은 국립아카데미에서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규제 수정안을 발표. 한국은 2005년 황우석 박사 사건 이후 배아줄기세포의 연구촉진에서 연구규제로 정책방향이 전환. 미국의 배아줄기세포 정책이 전환되는 현 시점에서 엄격한 규제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

국가별로 줄기세포 분야에 상당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음. 그동안 미국 연방정부에서는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지원을 금지하고 있었으나, 주정부에서는 지원하고 있었음. 영국과 일본은 줄기세포 분야를 중점 육성산업으로 지정하고, 재정지원을 위한 관련 법안이나 장기프로젝트를 진행 중. 한국 역시 '줄기세포연구 종합추진계획'을 바탕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지원금의 규모가 영국, 일본 등에 비해서 30~40% 수준

2. 연구 및 상업화 현황

2008년 7월까지 줄기세포 관련 누적 논문 및 특허는 미국이 각각 24,489건과 3,521건으로 압도적으로 선두. 일본은 798건의 특허를 출원하여 유럽의 경쟁국 대비 상업화 측면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 한국은 논문 수 14위, 특허 건수 6위 수준

기술역량과 규제정책의 차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은 성체줄기세포, 영국은 배아줄기세포, 일본은 역분화줄기세포의 연구에 주력. 부시 행정부는 정책적으로 배아줄기세포 연구지원을 금지하고, 성체줄기세포 상업화에 주력. 금지 정책에 반발한 대학연구소와 민간기업은 배아줄기세포 연구 및 상업화를 추진. 영국은 체외수정과 동물복제기술을 바탕으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집중. 일본은 윤리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역분화줄기세포라는 새로운 줄기세포를 개발. 교토 대학은 일본 국내 제약회사 12개와 협력하여 역분화줄기세포로 신약의 약효와 독성을 평가하는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시작. 한국은 황우석 박사 사건 이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규제하고, 성체줄기세포를 중점 개발

미국 -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 상업화
▷ 박스터(다국적제약회사)는 만성심장병 환자에게 자신의 성체줄기세포를주사해 심장병을 고치는 임상 2단계를 진행 중
▷ 제론(바이오벤처)은 양쪽 하반신마비 증상이 있는 환자들에게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투여하는 임상 1단계를 2009년 3월부터 진행

영국 -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장기 재생 연구
▷ 리뉴런(벤처)은 뇌졸중 환자에게 신경 재생이 가능한 배아줄기세포를 뇌에 직접 투여하는 임상 1단계를 2009년 6월부터 시행
▷ 헤어필드 병원은 배아줄기세포로 심장 일부를 배양하는 데 성공(2007. 4), 현재 동물실험을 거친 후 임상시험을 계획 중

한국 - 질환별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 세원 셀론텍(벤처)은 골수 성체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들어 임상 3단계를 진행 중이며, 골수 성체줄기세포를 대량으로 제조하는 방법도 개발
▷ 알앤엘 바이오(벤처)는 지방 성체줄기세포로 버거씨병 치료제를 만들고, 임상 1, 2단계를 진행 중

IV. 시사점

국가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

미국의 정책전환은 국가 간의 치열한 연구경쟁을 유발시켜 줄기세포의 상업화가 앞당겨질 전망. 영국을 포함한 유럽, 일본 등은 이미 연구비를 증액하거나 줄기세포 상용화를 위한 중장기계획을 발표. 일본은 '08~'09년에 역분화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3,600만 달러를 투자. 유럽연합은 '07~'13년까지 줄기세포 연구에 650억 달러 투자계획 발표. 각국 정부는 줄기세포의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해 각종 연구규제를 완화하고, 임상시험 승인을 촉진하게 될 것으로 전망

장기적으로 제약산업의 경쟁구조가 변화

현 제약산업은 중앙집중화된 생산 및 글로벌 마케팅·유통 체계를 구축하여 경쟁 중. 생산설비를 갖추는 데 대규모 자본투자가 필요하며, 대개 소수의 생산거점에서 전 세계의 소요량을 일괄 생산. 메이저 제약사는 글로벌 마케팅망을 구축하고, 자체 생산설비 또는 위탁생산업체(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를 통해 시장을 장악

세포치료제가 일반화되면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 위탁생산업체, 글로벌 유통업체 구조의 현 제약산업 경쟁구도의 변화가 불가피. 줄기세포치료제는 대량생산 설비의 필요성이 낮음. 소량의 줄기세포를 시술 직전에 대량으로 배양하여 사용하거나, 환자의세포를 채취해서 증식 후 환자에게 재투여하는 방식. 중앙집중화된 대량생산 및 유통 체계에서 사용처 중심의 분산된 소규모생산 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계기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글로벌 유통망 등이 없는 국내 제약사 및 세포치료제 개발기업에게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 대규모 생산설비와 유통망보다는 줄기세포의 분화 및 조절 등 기술력이경쟁의 핵심 요소로 부각

국내에서도 줄기세포 연구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인 공감대 조성이 필요

황우석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줄기세포 연구를 확대하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 2005년 황우석 박사 사건 이후 답보상태에 있는 줄기세포 연구 및 지원정책을 재검토할 시점. 2006년 이후 연구 지원금은 350억 원 수준이며, 연구비의 75%가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투입- 국내외 줄기세포 연구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 배아 및 성체 줄기세포, 역분화줄기세포 등 다양한 기술 분야의 종합적인 육성 및 교류가 필요. 해외에 있는 한국 과학자들과 연계하여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방안 등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정책 담당자, 시민단체, 종교계 등 각계각층의 합의를 도출하고 이에 근거한 정책 운영. 美연방정부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지원을 금지하던 시절에 캘리포니아주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찬성하는 주민의 의견을 바탕으로 줄기세포지원법을 제정하고 3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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