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호기심으로 열어본 판도라의 상자는 공교육 붕괴의 재앙이다.

오늘 교과부는 국회의원의 요청이라는 명분으로 시군구단위별 수능성적 자료를 공개한다는 방침을 결정하였다. 이는 작년 9월 국회 답변에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조전혁 의원의 질의에 대해 ‘사회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공개하겠다’는 답변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미 작년 10월의 학업성취도 결과 공개로 전국의 시군구가 1등에서 232등까지 서열화 되었다. 그 결과 학교교육이 문제풀이를 통한 1점 올리기 교육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특성을 기른다는 방과후 학교는 국영수 중심의 강제적인 보충수업으로 전환되었다. 초등학교에서 월말고사가 부활되고 있다.

학업성취도 결과의 공개로 인해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아직 법원의 최종판결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가 수능성적 공개를 성급히 결정한 것은 교과부 스스로가 말한 것에 대한 부정이다. 교과부가 조전혁 의원의 요구를 수용하는 형식을 빌어 평준화 해체와 고교등급제를 시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는 연구를 목적으로 열람하는 형태로 공개한다지만 한번 공개된 자료는 판도라의 상자처럼 공교육 해체의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조전혁 의원에게 공개된 것이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자료가 공개되는 3월 말경부터 몇 명만 자료를 열람해 이를 가공 분석하면 시군별 서열화는 물론이고 학교별 성적자료도 산출해 낼 가능성이 있다.

사회문제는 이미 야기되고 있다. 안병만 장관은 공개를 중단하라.

수능성적 공개는 고교서열화와 고교등급제, 평준화 해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시군별 서열화가 이루어지는 순간 기존 공교육체계가 유지해 온 평준화와 3불제도의 근간은 허물어진다.

또 학교 현장에서는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입시체제가 형성될 것이고 사교육비의 증가는 필연적이다. 지역마다 서열화된 성적에 따라 교육청과 자치단체는 성적 올리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은 서열에 따라 지역을 이동할 것이고, 이동이 불가능한 저소득계층은 그들만의 ‘기타’학교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또 중학교 교육과정까지 고등학교 입시를 위한 체제로 전환될 것이며, 인성과 창의력에 근거한 능력 있는 인재양성이란 한낱 공염불에 그칠 것이 자명하다.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순간 공교육 붕괴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교육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더 이상 없다. 남은 것은 국민의 심판 뿐이다.

2009년 3월 1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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