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산업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국의 업계재편과 시사점’

서울--(뉴스와이어)--산업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국의 업계재편과 시사점

1. 업체 대형화에 나서는 중국

산업 진흥정책을 통해 업체통합 유도

중국은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내수 확대, 기술개발 및 구조조정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10대 산업 진흥정책"을 발표(2009.1~3). 중국의 주요 10대 산업을 대상으로 3년(2009~2011년)간 실시할 계획. 기본 추진방향은 ⑴ 내수 확대 및 해외시장 점유율 유지, ⑵ 재정·금융지원, ⑶ 기술 혁신·개조 지원, ⑷ 기업의 M&A 추진, ⑸ 총량규제 및낙후시설 도태를 통한 산업구조조정

경기부양을 위한 중국의 "가전 下鄕(농촌 보급)" 정책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농민들이 제품을 살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제품, 지역에 따라 1~4년간 단계적 시행). 대상은 가전(TV, 냉장고, 휴대폰, 컴퓨터 등), 오토바이, 자동차(경화물차, 배기량 1,300㏄ 이하 소형 승용차). 가전 보조금은 구입가의 13%(TV의 경우 3,500위안(약 70만 원) 이하 제품 대상). 자동차는 구입가의 10%를 보조, 보조금 상한은 5,000위안(약 100만 원)

중국 정부는 특히 자동차, 철강산업을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하고, LCD는 자국 내 생산능력을 확충해 세계시장에서 중국업체의 주도권 확보를 지원. 2~3개 대형업체 중심의 M&A와 부품업체의 M&A를 통한 규모 확대, 생산구조 조정 등을 통해 업체 대형화를 추진. LCD TV용 패널의 50% 이상을 자국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에 따라 자국LCD 업체들이 6세대 이상의 생산라인을 건설하도록 지원

해외 유력기업 M&A로 몸집 불리기 박차

중국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영위기에 빠져 있는 해외기업의 M&A를 적극 추진하여, 세계 2위의 M&A 대국으로 성장. 2009년 들어 3월 중순까지 중국의 해외 M&A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40% 증가한 218억 달러로,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외 M&A가 35%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 2008년에도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는 전년보다 2배 증가(521억 달러). 중국은 2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내세워 경제위기로 자금난에 몰린 해외 우량기업을 사들이고 있는 것

중국은 최근 자동차·철강 분야에서 해외 유력기업의 M&A를 추진. 상하이, 지리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및 호주의 고급 브랜드 업체와 부품업체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 민메탈, 후난화링 등 중국 철강업체들도 원자재 확보를 위해 호주 업체인수를 추진 중

2. 주요 산업의 업계재편 현황

자동차 : 대형업체 중심 재편 유도, 글로벌 M&A 추진

2008년 중국은 자동차 생산 세계 2위 국가로 부상. 2008년 중국의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935만 대로 미국을 제치고 2위로 상승. 자동차 내수에서도 중국은 938만 대로 미국(1,349만 대)에 이어 2위. 2007년 업체 생산순위 50위 내에 중국업체 15개사가 포함. 디이자동차 20위, 창안자동차 23위, 베이징자동차 25위 등

2009년 초 중국 정부는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직면한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자동차산업 조정 및 진흥계획"을 수립.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내수 부양, 독자 브랜드 개발, 신에너지 차량 운영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8개 발전목표를 제시

중국 자동차산업 발전 목표
· 2009년 생산량 1,000만 대 초과, 향후 3년간 평균성장률 10% 달성
· 합계 점유율 90%를 넘어서는 기업 수를 현재 14개에서 10개로 축소
· 연산 200만 대 이상 2~3개, 연산 100만 대 이상 4~5개 그룹 육성
· 자체 브랜드 국내 시장점유율 40% 초과, 수출은 생산판매의 10% 달성
· 전동자동차 생산능력 50만 대, 승용차 판매 중 신에너지차 비율 5% 달성
· 엔진, 변속기 등 주요 부품의 기술 자립화 실현 등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은 대형업체 중심의 M&A를 통해 추진한다는 방침. 중국 국무원은 디이자동차, 둥펑자동차, 상하이자동차, 창안자동차 등4개 업체를 전국 단위의 합병 선도그룹으로 선정. 지역단위의 M&A를 주도할 업체로 광저우자동차, 베이징자동차, 치루이자동차, 중궈중치 등 4개 업체를 선정. 대형업체 중심의 업계재편을 통해 전 세계 50여 개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을 40% 이상으로 높일 계획

중국 자동차업체는 미흡한 경쟁력 제고와 미래 산업주도권 확보를 위해 해외업체의 M&A에 적극 나서고 있음. 중국의 해외업체 인수로는 상하이자동차-쌍용자동차(2004년), 난징자동차-영국 MG로버(2005년)가 대표적. 현재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상하이, 둥펑, 창안, 지리, 체리 등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경영난에 직면한 해외 유력업체의 인수 후보로 거론. 인수 대상은 GM의 사브·폰티악·새턴 브랜드, 포드의 볼보 브랜드, 크라이슬러, 미국 부품업체 델파이, 호주 트랜스미션 전문업체 DSI 등

철강 : 고강도 구조조정과 해외자원 확보 추진

중국의 철강업체는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급성장. 1997년 조강생산 기준 세계 10대 철강업체 중 3개사 일본업체인 반면, 중국은 1,000만 톤 이상 생산하는 대형 철강업체가 없었음. 10년 후인 2007년에는 세계 10대 업체 중 중국업체 4개사가 포함되어 일본(2개)을 압도. 국별 생산비중에서도 중국은 2008년 37.8%로 EU(27개국) 14.9%, 일본 8.9%, 미국 7.2%, 한국 4.0%를 압도

경제위기 영향으로 중국 철강업계가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업계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고조. 2008년 중국 조강생산은 전년 대비 1.1% 증가해 1982년 이후 최저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 내수 및 수출 물량 감소, 가격 하락으로 중국 철강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 2008년 중국 중대형 철강업체 71개사의 이윤은 846억 위안(약 17조원)으로 전년 대비 43.3%나 급감. 중국은 현재 기술수준이 낙후된 1,200여개 철강업체가 난립해 있고, 10대 업체의 생산능력이 전체의 30%에 불과하여 산업 집중도도 낮음. 한국은 포스코가 전체 생산량의 60%를 차지

2009년 초, 중국은 철강산업의 인위적 재편을 통해 글로벌 경쟁체제에 대응하려는 "철강산업 조정 및 진흥 계획"을 수립. 중국 정부는 수급안정을 위해 2009년 조강 생산을 4.6억 톤으로 전년대비 8% 축소하고, 2011년에는 5억 톤으로 증가폭을 최대한 억제할 계획. 규모가 작고 분산된 중소형 업체의 통폐합을 통해 상위 5대 업체의 철강생산비중을 현재 28.5%에서 3년 내에 45%로 높일 방침

중국 정부는 대형 선도업체가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을 주도하도록 할 계획. 주도업체로 바오산강철, 안번강철, 우한강철 등 3개사를 선정. 선정한 업체의 연간 조강 생산량을 현재 각 2~3천만 톤 수준에서 2011년까지 5천만 톤 이상으로 확대시킬 계획. 바오산강철은 2009년 들어 중소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 조강 생산능력을 3,544만 톤으로 확대(세계 2위 규모)

중국은 해외 철강업체 인수 및 자원 확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 국영 철강업체 민메탈은 호주의 아연 생산업체 OZ미네랄의 인수를 추진. OZ미네랄은 호주의 아연 광산과 라오스의 구리, 금 광산을 소유. 철강업체 후난화링도 호주의 철광석 업체 포르스쿠메달그룹(FMG)에 지분투자를 추진 중

LCD : 차세대 생산라인 건설 지원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 독자기술 개발, 차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등을 목표로 한 "전자정보산업 육성책"을 발표. 디지털TV 및 LCD의 독자기술 개발, 3G 이동통신망의 전국 구축 등을 위해 3년간 약 6천억 위안(약 120조 원)을 투입할 계획. 전자업체 간 M&A를 적극 추진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업체를 육성할 계획

중국 정부는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6세대 이상 LCD 생산라인을 건설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 현재 5세대 전후 생산라인에 머물러 있는 중국 LCD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6~8세대의 최신 생산라인 구축에 나설 전망. 현재 BOE, SVA, IVO 등 중국 LCD 업체들은 2010년 이후 가동을 목표로 6~8세대 라인 건설을 시작했거나 추진 중. 중국이 6~8세대 LCD 라인을 구축하게 되면, 현재 모니터 및 노트북 PC용 LCD 생산 위주에서 TV용 대형 패널도 생산할 수 있게 될 전망. 10인치 이상 LCD 패널 시장 중 TV용이 50% 이상 차지(금액 기준)

중국은 6~8세대 LCD 투자를 위해 선진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할 전망. 한국, 일본, 대만의 LCD 패널 업체들을 대상으로 합작투자, 기술이전 또는 인수를 추진할 전망. 중국과 대만 패널업체가 결합할 경우도 예상되지만, 최근 디스플레이 경기의 상승세 반전 및 기술유출 문제 등으로 인해 가능성은 높지 않음. 중국은 LCD 패널의 안정적 납품을 위해 해외 유력 LCD TV 업체와의 협력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됨

3. 시사점

중국 산업의 통폐합은 한국 산업의 위협 요인

최근 중국의 업체 통폐합은 경기회복 후 산업주도권 확보를 겨냥한 것. 산업주도권 이동은 시장의 급격한 변동, 기술 변혁, 경쟁우위요소의 변화 등 관련 여건이 조성되는 시기에 국가·기업의 대응이 결합되어 발생. 중국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변동기를 맞아 주요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대응으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 중국 정부는 업계재편을 유도하고 전 세계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국의 산업주도권 확보는 한국 산업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중국이 주도권 확보를 노리는 산업은 자동차, 철강, 조선, 이동통신, 디스플레이 등으로 한국의 주력 분야.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공급과잉 심화, 시장 장악력 증대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감소, 중저가 시장 잠식 등이 예상

한국 산업의 경쟁우위를 강화하고 새로운 주도산업을 육성

중국에 비해 한국 산업이 우위에 있는 제품력, 기술력, 브랜드력을 한층 강화한다면 중국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음. 중국 산업이 경기부양 및 진흥책에 의해 회복되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가전 등 한국의 주력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 전반적으로 중국 산업의 강점은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저렴한 노동력에 의한 원가경쟁력과 중국 정부의 보호 및 지원. 선행 기술개발, 지속적인 R&D 및 설비 투자, 브랜드, 디자인 등과 같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면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확대 가능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새로운 주도산업을 다수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 글로벌 산업의 어젠다는 저탄소 녹색성장, 자원개발, 물, 식량, 디지털 컨버전스, 솔루션 등으로 한국은 이를 신성장 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함

중국의 보호주의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최근 중국은 자국 산업 및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덤핑규제, 반독점법 등 보호주의를 강화. 2009년 2월 중국은 한국 및 태국산 인테레프탈산(TPA, 폴리에스테르산업의 주원료)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 2009년 3월 중국은 중국 최대 과즙음료업체인 후이위안에 대한 코카콜라의 인수합병 건을 반독점법에 의거해 부결시킴. 중국은 자동차, 철강 등 해외업체 M&A에는 적극적인 반면, 자국업체가 해외업체에 인수되는 것은 방어

反보호주의 국제공조 참여, 선제적인 무역규제 정보 수집, 수출시장 다변화 등 구체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 WTO 체제, 양자 간 대화채널 등을 적극 활용하고, 무역구제조치 등을 통한 적극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미리 수립. 정부부처, 유관기관, 기업이 긴밀하게 협조하여 무역규제 정보를 상시 수집. 석유화학, 철강, 섬유, 자동차 등 보호주의 조치가 예상되는 품목에 대해 사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 무역제한조치가 발동한 경우 주변 예상 피해국과 공동 대응하고,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통해 시장을 확대. 중국의 TPA 반덤핑 규제에 대해서는 태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강구. 현재까지 한국 석유화학제품은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되었으나, 이번 보호주의 강화를 수출시장 다변화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음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장성원 수석연구원 02-3780-8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