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시스템 관점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서울--(뉴스와이어)--시스템 관점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北로켓발사 사례를 중심으로

Ⅰ. 복잡한 양상의 국가위기가 빈발

복잡·다양한 위기에 노출

국가위기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그 영향력과 파급 속도도 증대되는 추세. 위기란 특정사건을 계기로 조직이나 시스템이 추구하는 핵심가치가 현저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훼손되는 상태를 의미. 국가차원에서의 핵심가치는 주권, 경제적 번영, 삶의 질, 사회안정등으로 국가위기는 이러한 가치가 위협받는 상황. 2000년 이후 한국은 안보위기, 자연재해, 금융위기, 에너지위기, 사회불안 등 다양한 국가위기에 직면.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위기가 국경을 초월해 전파되므로 일국의 통제범위를 넘어선 위기가 발생. 美서브프라임 부실로 촉발된 現글로벌 금융위기의 피해는 震央地인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신흥개도국 등 전 세계로 확산

국가 위기관리에도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

국가위기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체계적인 위기관리가 핵심. 위기관리란 사전예방조치를 통해 위기발생 확률을 최소화하는 한편 위기가 실제로 발생하면 확산경로를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국가가 추구하는 핵심가치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보존하는 것이 효과적인 국가위기 관리의 목표. 위기를 인지하기 위한 현황파악에서부터 오판 최소화를 위한 객관적 정보수집 및 분석이 중요. 위기발생 요인을 잘못 식별하거나 위기 전개양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위기관리의 효율성이 저하. 표면에 드러난 위기요인에만 대응하는 단견적 처방은 위기요인을 축적시켜 향후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고 전체가 아닌 부분만 보고 위기 확산경로를 예측하면 위기 전개양상을 오판할 우려. 위기관리에도 시스템 사고와 분석을 적용해 위기상황에 관련된 다양한 요인들을 전체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이들 요인의 복잡한 연관관계를 고려해 대응방안을 마련

체계적인 위기관리를 통해 북한發위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국가위기에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불황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정세불안이 경제위기와 맞물려 복합위기로 진행될 위험성이 존재. 전형적인 안보문제이지만 경제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까지 고려한 상황판단이 필요

Ⅱ. 시스템 관점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위기관리 프로세스는 '현황파악 → 위기관리지표 설정 → 위기전개과정분석 → 대응방안 도출'의 4단계 과정으로 구성

단계 ① : 현황파악

현황파악 단계의 핵심은 특정사건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발생했을 때 위기상황으로 볼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 상황인지 단계에서는 관련 정보수집을 통해 특정사건과 주변상황의 관계를 파악. 상황에 대한 충분한 정보수집 과정이 없으면 섣불리 위기로 판단해 불필요한 대응을 하거나 사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할 우려. 상황분석 단계를 거쳐 특정사건이 핵심가치에 끼칠 악영향의 심각도를 파악해 위기여부를 판단. 위기로 판단될 경우 해당 위기의 분석 및 대응의 범위를 설정. 예를 들어 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분석 및 대응 범위를 인명보호로까지 할 것인지 또는 양계농가 피해를 최소로 할 것인지에 따라 위기관리 대응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

단계 ② : 위기관리지표 설정

먼저 국가가 위기상황에서 지켜야 할 다양한 가치들 가운데 '핵심보존가치'를 선정. 핵심보존가치란 국가가 위기관리를 통해 지키고자 하는 가치 중가장 핵심이 되는 것.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그로 인해 훼손될 우려가 있는 가치를 도출하고 그 가치들이 훼손되는 과정을 분석해 핵심보존가치를 선정. 일례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는 경우 인체감염과 인명의 손실, 사회불안, 가축농가 피해, 소비위축, 관련산업 피해 등 다양한 가치의 훼손이 발생. 가치 훼손과정을 분석하여 사회적 안정, 경제적 번영 유지,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 등을 핵심보존가치로 선정

핵심가치가 훼손되는 과정을 분석한 후 위기의 진전을 방지하기 위해 관리해야 할 대상을 지표화함으로써 '위기관리핵심지표'를 설정. 선정된 핵심보존가치를 통해 위기관리 프로세스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을 도출하고 이를 지표화한 것이 위기관리핵심지표. 조류인플루엔자 사례에서 사회적 안정 및 경제적 번영을 지키기 위해서는 피해지역 및 피해 가축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 위기관리핵심지표를 평상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일단 하락했을 때 원상복구하려는 노력을 통해 위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능. 각 부처는 하위 위기관리핵심지표를 설정하여 위기에 대응하되, 국가차원의 위기관리핵심지표를 공유하고 그 성과를 측정

단계 ③: 위기전개과정 분석

위기전개과정 분석을 위해 우선, 위기와 관련된 다양한 사건 및 그 직접 발생요인, 정황 등의 인과관계를 파악. 위기와 연관된 다양한 사건, 요인, 정황 등이 인과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 자체를 하나의 시스템, '복잡계(complex systems)'로 보고 분석. 분석범위는 위기전개과정에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부터 발생가능한사건 및 그에 따른 결과의 예측까지 포괄.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라는 사건, '양계농가 피해규모'라는 변수와 같이 위기와 관련된 사건과 변수를 파악. 파악된 사건과 변수간의 인과관계를 분석. 편향된 현황파악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현상으로 드러난 인과관계뿐만 아니라 이면에 숨어있는 관계까지 분석. 미국發글로벌 금융위기는 초기에 주택담보시장의 부실문제로 파악되었으나, 실제는 감독체제 결여로 인해 리스크가 정확히 평가되지 않은 금융상품이 세계시장에 확산된 것임을 간과

변수들간의 피드백(feedback) 효과까지 반영하여 위기관리핵심지표를 중심으로 전체 인과관계를 재구성 및 이를 분석 (시스템 사고 활용). 재구성한 모든 인과관계들의 영향을 받게 되는 변수가 위기관리핵심지표가 되도록 여러 변수들과 인과관계를 재조정. 변수들 간의 순환적인 영향 관계(예: a→b→c→a, a↔b )를 파악. 위기관리핵심지표를 지속적으로 악화시키는 악순환루프나 호전시키는 선순환루프를 고려

재구성된 위기전개과정 인과관계에서 잠재위기요인, 트리거를 규정한 다음 이를 가지고 위기의 전반에 걸치는 영향을 파악. 잠재위기요인은 트리거를 촉발하고 위기를 심화시키는 내재된 위험요인. 통제가 안될 경우 위기전개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증폭. 트리거는 위험상황을 위기국면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는 사건. 위기의 성격에 따라 위험상황이 즉각적으로 위기국면으로 전환되기도 하고 차후에 있을 위기의 계기로만 작용하기도 함. 잠재위기요인과 트리거로 인한 영향은 잠재위기요인이나 트리거가 발생된 이후의 변수들의 연쇄적인 변화 정도로 파악

단계 ④ : 대응방안 도출

위기관리핵심지표로 재구성된 위기전개 인과관계에서 순환루프를 통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입지점을 선별. 순환루프 선상에 존재하는 여러 변수 중에서 실질적으로 통제가능한 변수를 선정하여 제어. 위기관리핵심지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루프를 차단하고, 선순환루프를 활성화해야 위기관리핵심지표의 상승이 가능

잠재위기요인과 트리거가 관리가능한지 판단하고 억제방안을 모색. 설정한 잠재위기요인 이외에 예상치 못한 잠재위기요인들이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억제가 불가능하므로 발생 초기대응에 주력. 시스템의 안정성 여부, 트리거의 예측가능성 여부에 따라 대응이 차별. 위기가 전개되는 시스템이 비교적 안정되고 트리거의 종류나 발생이 예측 가능할 경우에는 트리거 차단이 위기발생 억제에 효과적. 반면 시스템이 혼돈의 가장자리(edge of chaos)에 있을 경우트리거를 차단해도 사소한 사건들이 트리거의 역할을 할 수 있기에 트리거 차단은 효과적인 위기대응 방법으로 부적절

통제 불가능한 요인에 의해 위기가 발생하거나 사전 억제력이 부족할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사후수습에 주력.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위기처럼 과학적으로 발생과 감염의 메커니즘이 모호하여 잠재위기 요인과 트리거 파악이 불분명한 경우도 존재. 백신제조, 바이러스의 병원성 및 변이 등에 대한 연구 등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통제력을 제고하는 노력도 병행

Ⅲ. 위기관리 프로세스로 본 北로켓발사

단계 ①: 北로켓발사에 따른 위기징후 분석

북한이 로켓발사를 강행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이 본격화. 탑재물(payload)을 지구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으나, 탄도미사일의유효사거리 연장은 입증. 이번에 발사된 로켓의 비행거리는 대포동 1호의 1,600km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한 3,200km. 미국 주도로 유엔 안보리 제재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 안보리에서는 美·英·佛·日의 '제재 불가피론'과 中·露의 '신중대응론'이 팽팽하게 대립 중. 한국과 일본이 별도의 대북제재를 추진할 방침인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대북제재 추진 기류가 형성. 한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며, 일본은 기존 대북제재를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 美공화당 하원 외교위원회 로스 레티넌(Ileana Ros-Lehtinen)의원을 중심으로 대북제재 완화 중단 관련 입법화가 추진 중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및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우려. 현재로서는 안보리 협의결과가 대북 경고조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으나, 제재조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에 미온적이어서 의장성명이나 의장언론성명등의 경고조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편. 그러나 미국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중국 및 러시아가 기권하도록 설득하면 새로운 제재결의안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 「안보리 결의안1718호」를 실효화하는 것은 가능할 전망. 북한은 "제재 시 6자회담 불참"을 공언한 상황이어서 안보리 제재나한국과 미국의 별도 제재조치가 실행되는 경우 상당한 반발이 예상. 6자회담은 2002년 10월 발생한 '2차 핵위기'를 관리해온 틀로, 깨질 경우 '3차 핵위기' 발발이 불가피

북한의 비핵화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짐에 따라 한반도 안보리스크가 증대. 현재 북한은 핵시설 등 핵 프로그램은 비핵화의 대상이지만, 이미 만든 핵무기는 핵 군축(nuclear disarmament)의 대상이라고 주장.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핵 프로그램은 포기할 수 있지만, 핵무기는미국의 대남 핵우산이 폐기되지 않는 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 탄도미사일 사거리 증가로 핵 전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향후 핵군축 협상에 대한 북한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

남북간 군사력 불균형 및 한미동맹 약화가 초래될 우려.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능력 향상으로 核위협이 실체화되면서 남북간 군사력 균형이 북한 우위로 전환될 가능성. 한국은 재래식전력에서 대북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북한이 핵무기라는 '절대무기'(absolute weapon)를 전력화하면 남북간 군사력 균형은 북한 우위로 전환될 우려. 특히 북한이 美본토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군기지가 있는 오키나와 나괌, 하와이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만이라도 확보하는 경우, 유사시미군의 한반도 개입이 제약받을 수 있음. 유사시 북한은 미군의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 오키나와나 괌 등을 核인질로 잡을 가능성

단계 ②: 국가신인도를 위기관리핵심지표로 설정

北로켓발사 이후의 위기관리핵심지표를 한국의 '국가신인도'로 설정. 북한의 로켓발사로 촉발될 수 있는 국가안보 위험 등 모든 정치적리스크가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침. 정치적 리스크에는 국가안보 위험 이외에도 정부의 안정성과 정통성, 대중의 정치참여 정도 등이 포함. 위기의 범위와 기간에 따라 위기관리핵심지표가 달라질 수 있으나 위기범위를 단기간에 걸친 한반도의 긴장고조로 보는 경우 국가신인도가 적절

국가신인도를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북한發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능. 위기관리핵심지표를 국가신인도로 설정하는 경우, 위기에 대한 직접적 대응만이 아니라 정부의 차분한 태도나 튼튼한 국제공조체제의 확립 등 간접적 대응만으로도 일정정도 위기확산 차단이 가능. 그간 북한發위기에도 불구하고 국가신인도가 유지되고 금융시장에미치는 영향도 미미했던 것은 정부의 차분한 대응이 있었기 때문

단계 ③: 잠재위기요인 파악 및 단기 위기전개 경로 예측

잠재위기요인 및 트리거의 특성

북한의 '위기조성을 통한 생존전략'이라는 잠재위기요인이 '로켓발사'라는 트리거를 촉발. 구체적으로 체제안정 및 대미관계개선을 극적인 이벤트나 '벼랑끝전술'을 통해 달성하려는 북한의 전략이 잠재위기요인. 로켓발사는 김정일 3기체제의 출범(4월 9일)에 때맞춰 '우주강국'의 이미지를 선전함으로써 김정일 건강이상설 이후 이완된 체제를 재결속하려는 시도. 또한 美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능력을 과시하여 오바마 행정부를 상대로 북미관계 정상화를 압박하려는 의도. 로켓발사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지 않을 경우, 북한은 새로운 긴장국면을 촉발하는 후속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음. 잠재위기요인은 위기의 발생과 전개과정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

로켓발사 자체는 위험상황이기는 하나 위기로 규정할 수는 없으며, 이후 국제사회의 대응과 북한의 반발 등 연쇄작용을 통해서 위기여부와 수준이 결정. 국가신인도가 허용수준 이하로 하락하는 가시적인 피해가 발생할 경우 위기국면으로 전환

단기 위기전개 경로 예측

국제사회의 대응이 경고조치로 끝나는 경우 이번 위험상황은 일단 해소되나 오히려 재발 가능성은 증가. 강경한 대북 대응에 따른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로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는 한 로켓발사가 '국가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 북한은 안보리에서 제재를 "논의만 해도"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나, 이는 제재를 막기 위한 虛勢일 가능성이 농후. 2002년 12월 핵동결 해제선언이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친 것은 2003년 NPT 재탈퇴까지 문제가 장기화됐기 때문 → 북한發위기가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친 유일한 사례. 그러나 '도발적 행동'이 별다른 대가를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이 학습함에 따라 향후 필요한 경우 또 다시 도발을 감행할 우려

실제 안보리 제재조치가 발동될 경우에는 위기국면으로의 전환이 가능. 북한은 미국이 제재를 중단하고 양자협상에 나설 때까지 도발의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6자회담 불참 선언 → 핵 불능화 중단 및 핵시설 복구 → 추가미사일 시험 → 제2차 핵실험 등이 예상. 미국이 북한의 돌발행동을 예방하기 위해 한반도에 군사력을 증강시킬 경우 북한 역시 군사대응태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 북한은 "제재는 선전포고"라고 주장하고 있어, 제재를 추진할 경우북한의 돌발적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 군사적 억지태세를 강화할 필요. 1994년 6월의 전쟁위기 당시 미국은 주한미군 전력 증강, 동해안항공모함 급파 등을 계획. 일단 위기국면으로 진입하면 먼저 협상을 제안하는 것은 굴복으로 비치기 쉬워 위기상황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딜레마가 작동. 1994년 6월의 전쟁위기 당시에는 카터 전 美대통령의 방북이라는 우발적 변수로 인해 위기가 종식. 이제 막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가 위기상황에서 얼마나 유연성을 발휘하느냐가 관건

안보리 제재와 별개로 한국이나 미국의 개별 제재에 따른 북한의 반발도 위기발생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한국이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전면 참여하는 경우 북한이이를 구실로 서해 NLL(북방한계선) 도발을 감행할 우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및 적성국교역법 대상국으로 재지정할 경우, 북한은 6자회담 불참 및 핵시설 복구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

안보리 제재나 개별제재에 북한이 반발하면서 위기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정치적 리스크 상승 및 경제상황 악화로 국가신인도가 하락할 우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추진하거나 군사력 증강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가안보 위험이 높아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급등.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외채조달이 어려워지는 등 외화 부족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파급됨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추가하락하면서 경기침체가 심화. 정치적 리스크 상승과 경기 침체 등으로 국가신인도가 하락하고, 이는 다시 소비 및 투자 위축을 통해 경기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고리를 형성할 가능성

단계 ④: 신속하고 균형감 있는 사후대응으로 위기발생을 예방

북한發위기는 잠재위기요인 및 트리거 차단이 어렵기 때문에 신속하고도 균형감 있는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 북한은 자신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해법에 관련국들이 호응하지 않을 경우 위기조성을 통해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벼랑끝 전술'을 사용하므로 잠재위기요인 관리 및 트리거 차단이 곤란. 국제사회는 예고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 강압을 사용할 수 있으나, 이번 로켓발사 저지 실패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같은 고도의 위험감수국가에게는 효과가 미미.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사전예방하는 방법도 있으나, 북한처럼 비타협적 행동이 일상화된 국가에게는 유화정책으로 비칠 소지가 많아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도발적 행동을 부추길 소지가 다분. 트리거 발생 이후 신속하고 균형감 있는 초기대응으로 새로운 잠재위기요인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 북한이 이번 발사를 인공위성 시험으로 발표하고 정당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발사' 이전 단계에서의 대응은 쉽지 않았음. 북한에게 충분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되, 북한發위기에 대한 한반도의 민감성을 고려하여 강경일변도의 대응은 자제

트리거가 작동된 現상황에서 국가신인도가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하락하여 위기국면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사전대응에 주력. 現로켓발사를 교두보로 활용해 연쇄적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려는 북한의 위협과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 로켓발사에 대한 대북 대응은 국가신인도의 허용수준을 감안해서 추진. 現정부의 차분한 대응은 국내외 투자자의 불안감을 완화시켜 금융시장의 동요를 막고 국가신인도 하락을 예방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

과거 북한發위기의 경험을 통해서 보면 국제공조가 가장 중요. 2002년 12월 12일 핵 동결 해제 선언으로 위기가 고조되어 주변국과의 공조가 절실했으나, 당시 한국은 새 정부 출범시기로 각국 공조가 원활하지 못했던 상황. 당시 국가신용등급 전망은 하향 조정(긍정적→부정적)되고, 종합주가지수는 2003년 1월말까지 120p 이상 하락(715.38→591.9). 반면 2006년 7월 북한 미사일 시험 당시에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여 「안보리 결의안 1695호」를 도출하는 등 강력한 공조체제를 가동. 주가지수는 사건 발생 당일(-6.07p) 및 다음 날 하락(-15.89p)했으나 5일 만에 회복세를 기록(1279.85→1299.29).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저지하려면 한·미·일 공조만으로는 부족하며 중국 및 러시아의 협조를 유도해 북한의 탈출구를 봉쇄하는 것이 중요

Ⅳ. 시사점

북한發안보위협 등이 상존하므로 항상 긴장감을 유지

위험상황을 조성하는 북한의 도발이 당장은 위기로 비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위기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어서는 안 되는 상황. 한국은 북한發안보위협이 상존하며, 경제적으로도 대외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상시적으로 위기에 노출, 이들 위기의 원인이 외부에 있어 통제력(control power)를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움. 위기발생요인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위기대응능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 과도한 위기의식으로 지나치게 위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자칫 위기불감증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항상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

통제할 수 없는 위기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음을 유의해 위기관리를 일상화. 평소 위기관리의 기본은 위기발생의 가능성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 위기관리 현황파악을 위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위기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 위기발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 위기가 닥쳤을 때 일회성에 그치는 형식적 대응을 해서는 위기의 반복과 심화만을 초래함을 분명히 인식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를 중심으로 위기관리의 실행력 배가

위기에 대한 효과적 사전예방과 신속한 조기대응을 위해서는 구심점역할을 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 컨트롤 타워의 정점인 국정 최고책임자는 위기발생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위기예방과 극복의 큰 틀을 그리는 역할을 수행. 국정 최고책임자의 리더십 하에 복합적이고 다양한 위기상황에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컨트롤 타워를 구축. 북한발 위기의 경우, 외교안보 부처와 경제 부처 간 정보공유를 통해 유기적인 공조를 강화

컨트롤 타워와 현장과의 밀착을 통해 위기관리의 실행력을 배가. 현장에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한편 적극적인 대응조치를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제공.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현장에서 위기인식 후 판단과 조치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 컨트롤 타워와 현장 간의 정보공유와 원활한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해 신속한 위기대응을 촉진

기업도 위기관리를 상시적 경영활동으로 추진

기업은 단 한 번의 위기대응 실패로도 복구 불가능한 손실을 입을 수 있으므로 전사적 차원에서의 위기관리가 지속성장의 관건. 기업도 위기발생 대응을 잘하는 것보다 위기를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 전사적, 종합적, 전문적으로 위기요인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업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


위기관리핵심지표를 기업 위기관리시스템에 도입해 성과를 제고. 전사적 차원의 위기관리핵심지표와 기업의 하위 조직의 기능별로세부 위기관리핵심지표를 부여하고 이를 중점 관리. 기업 내 각 조직이 기업성과에 밀접한 관련을 갖는 위기관리핵심지표를 설정해 관리하면 일상적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자체가 바로위기관리활동으로 연결. 기업구성원이 위기관리핵심지표를 공유하고 이를 유지하고 제고하는데 노력하는 경우 위기예방은 물론 기업성과 제고에도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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