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 자료 분석 결과 공개에 대한 한국교총 입장
그간 한국교총은 수능성적 자료 공개에 있어 연구 및 정책개선이라는 목적에 한정하여, 법적 근거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고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성적 자료 분석 결과 공개는 지난 해 국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여 신중해야 함을 밝힌 점, 지난 3월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의원 대상 열람 형태로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전격적으로 뒤집고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한국교총이 주장한 절차와 한계를 명백히 넘어선 것이다. 특히, 수능성적 공개에 따른 소모전적인 논란과 학생, 학부모, 학교의 혼란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대책도 없이 발표한 것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수능성적 자료 분석 결과 공개 근거를 ‘교육관련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특례법(이하 ’학교정보공시법‘)’ 제정으로 교육관련 정보 공개 분위기 확산과 정보공개 제한 조항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대고 있으나,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7조(행정정보의 공표 등) 제1항에 는 국민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관한 정보의 공개에 있어 공개의 구체적 범위, 공개의 주기·시기 및 방법 등을 미리 정하여 공표하는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수능성적 자료 분석 결과 공개의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수능성적 공개 관련 판결에 있어서 법원이 ‘수능 원데이터는 비공개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시한 이유는 정보 청구자들이 우리나라의 교육 실태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보를 청구하고 있고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성적 공개는 고등법원 판결에서 정보청구자들이 요구한 연구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학교정보공시법 시행령’에서는 교과부 장관이나 시도교육감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자료를 공개할 때,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학교 서열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여 시·도 수준에서 공개하도록 되어 있으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성적 자료를 시군구 수준에서 공개하고 있다. 비록, 시군구 수준의 전체 성적자료를 공개한 것은 아니나, 수능성적을 3단계로 나누고, 성적이 높은 시군구와 낮은 시군구를 공개하는 것은 교육격차만을 부각시키기 때문에 교육적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국가 교육정책의 설계 및 입안과 수능성적 향상 방안 마련은 교육과학기술부의 고유 업무라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신중한 접근 방식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수능출제를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나서서 수능성적 자료를 공개한 것은 이에 따른 교육적 효과 및 사회적 파장 고려, 구체적 정책개선 방안 마련 없이 단지 사회적 논란만 발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수능성적 자료 공개 여부에 관한 대법원의 판결도 있기 전에 조급증에 사로잡혀 충분한 여론수렴과정이나 법적·절차적 정당성도 없이 발표하여 수능성적이 좋은 지역으로 학생, 학부모의 ‘교육엑소더스’를 부추기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또한, 수능성적이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과 고등학교 교육의 성과를 판단하고,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측면은 있으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형태의 수능성적 분석 자료는 이러한 정보를 충분히 담고 있지 못하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교와 지역의 교육활동을 개선하고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으나, 수능성적과 관련된 제반 변인에 대한 분석 없이 시도별, 시군구별 수능성적의 차이만 드러내는 자료로는 교육활동의 개선보다는 수능성적별로 지역을 서열화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특히, 학교교육의 실태를 정확하게 진단하여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능성적을 공개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개인별, 학교별 표시를 삭제한 수능 원데이터를 연구자에게 제한적으로 제공하여 학업성취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정책을 수립해나가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 할 것이다. 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1947년 설립 이래 교육발전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힘써온 전문직 교원단체로, 현재 교사, 교감, 교장, 교수, 교육전문직 등 20만명의 교육자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내 최대의 정통 통합 교원단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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