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만년 2等기업, 펩시의 大변신’

서울--(뉴스와이어)--만년 2等기업, 펩시의 大변신

1.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펩시

세계 2위의 종합식음료기업, 펩시

1902년 콜라회사로 출발한 펩시는 2008년 매출액 433億달러로 네슬레(瑞)에 이은 세계 2위의 종합식음료기업(2006년 크래프트푸드(美)를제치고 2위로 성장).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었음에도 10%의 굳건한 매출성장을 기록

스포츠음료, 주스 등 非탄산음료와 스낵시장에서 시장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한 것이 결정적. 펩시는 年10億달러 이상 판매되는 메가브랜드를 18개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2위 기업(1위는 23개를 보유한 P&G). 탄산음료의 매출비중은 20%대에 불과하며, 영업이익의 47%가 '레이','도리토스', '오트밀' 등 스낵類에서 발생

약진의 기폭제 : '100년 콜라전쟁'에서의 패배

1996년 코카콜라는 펩시와 격차를 최대로 벌리며 '100년 콜라전쟁'에서 승리를 선언. 코카콜라와 펩시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42% vs. 31%로 그 격차가 과거 20년간 최대치로 증대. 그동안 앞서 있던 러시아, 중남미 등의 신흥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이 역전되는 등 글로벌시장에서의 입지가 날로 약화. 당시 코카콜라의 CEO였던 로베르토 고이주에타는 "펩시에 대해 더 이상 신경써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자신감을 피력. Fortune , Economist 등 언론매체에서도 "100년 콜라전쟁에서 코카콜라가 이겼다" 는 기사를 발신

2. 펩시의 大변신

'100년 콜라전쟁'에서 패배한 펩시는 당시 CEO였던 로저 엔리코의 주도로 절치부심하는 각오로 'Re-Inventing Pepsi' 라는 모토하에 사업구조, 마케팅, 조직문화 등에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大변신에 착수. "일시적인 매출확대나 단기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연마하는 데 집중하였다" (로저 엔리코, 1996년 당시 펩시 CEO)

① 사업구조 : 非탄산음료 및 스낵에 집중(외식사업 철수)

業의 개념과 핵심역량이 상이한 레스토랑 부문을 분리 매각함으로써 운영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非탄산음료에 투자할 자원을 확보. 매출의 36%, 영업이익의 19%를 점하던 '피자헛', 'KFC', '타코벨' 등 외식사업 부문을 1997년 트리콘 글로벌 레스토랑으로 분리

※ 트리콘 글로벌 레스토랑은 이후 세계 최대 외식전문기업 Yum!Brands로 성장

맥도날드, 버거킹 등 他외식업체가 펩시를 경쟁사로 여겨 음료구매를 꺼리던 反感을 누그러뜨려 판로를 확대. 반면 '피자헛', 'KFC', '타코벨'과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함으로써 음료 판매의 손실을 최소화

주력사업인 음료부문은 웰빙 트렌드에 따라 탄산음료의 비중을 줄이고, 주스, 스포츠음료 등으로 제품群을 조정. '탄산음료가 비만의 주범'이란 인식 때문에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측하에 선제적으로 주스 및 스포츠음료 업체에 대한 M&A를 시작. 실제로 2004년 美탄산음료 소비량은 年5,570만톤까지 확대되었고, 전체 음료시장 중 탄산음료의 비중도 28.7%까지 늘어났으나, 2005년이후 마이너스 성장에 돌입

1998년 주스업체 트로피카나, 2001년에는 '게토레이' 브랜드를 소유한 퀘이커오츠를 인수하여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 트로피카나와 퀘이커오츠 인수는 펩시가 '건강에 좋지 않은 음료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완화시키는 데에도 기여. "건강에 대한 관심을 새로운 기회로 파악하여 종합음료, 스낵업체로 거듭날 것" (스티븐 레인문트, 前펩시 CEO)

독특하고 이국적인 크로스오버 스낵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며 신시장 및 젊은 층을 공략.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어 '카페인 스낵', '딸기맛 치토스' 등 年200種이상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히스패닉 시장을 겨냥해 출시했던 스낵 '도리토스 과콰몰리'는 백인소비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전체시장으로 확대. '현지에서 팔리는 스낵은 현지에서 조달한 원료로 만든다'는 원칙을 지킴으로써 우호적인 소비층을 늘리고 있으며, 이를 신흥시장 확대의 지렛대로 활용. '레이' 칩의 원료인 감자의 재배방법을 전수해주고, 쌀, 보리 등 감자 이외의 농산물 판매를 대행해주는 등 현지농가의 소득증대를 돕는 방식이 대표적

② 제품 포지셔닝 : 웰빙(Well-being)

콜라회사가 태생적으로 갖게 되는 부정적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웰빙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 펩시는 메이저 스낵회사로서는 최초로 2003년부터 전 스낵제품에서 트랜스지방을 제거하였으며, 2007년에는 해바라기油를 사용함으로써 포화지방 함량을 50% 이하로 낮추는 등 웰빙 스낵임을 강조

'트로피카나', '오트밀' 등 FDA 기준에 적합한 제품 100여개를 뽑아 스마트 초이스 라벨을 붙이는「스마트 스폿」프로그램을 2004년부터 시작. 스마트 초이스 라벨과 함께 지방, 당분, 콜레스테롤 등의 함유량을 제품 포장에 직접 표기하여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부여. 스마트 초이스 제품비율 : 2004년 36% → 2008년 48%. '다이어트 펩시', '다이어트 마운틴 듀' 등의 제품에도 스마트 초이스라벨을 부착(탄산음료에 미칠 수 있는 디마케팅 효과를 최소화). 2008년에는 천연재료만 사용한 프리미엄 콜라 '펩시 내추럴'을 출시

③ 마케팅 전략 : 젊은 층을 핵심고객으로

젊은 층을 핵심고객으로 삼아 웹사이트, UCC 등을 활용하는 뉴미디어마케팅을 선제적으로 전개. 1996년 음료 뚜껑에 새겨진 코드를 자사 웹사이트에 등록하면 '펩시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이를 펩시 로고가 그려진 모자, 점퍼, 자전거등 다양한 경품과 교환해주는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인「PepsiStuff」를 시작

오바마 美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추어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UCC 동영상으로 올리는 'Dear Mr. President' 사이트를 오픈. 오픈 후 23일간 6백만명이 방문하고, 400개 동영상이 등록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으며 젊음과 패기로 대표되는 오바마의 이미지를 펩시의 이미지에 오버랩시키는 효과를 발휘

④ 기업문화 :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구축

다양한 성별과 민족의 인력 확보라는 차원을 넘어서 각 문화의 전통을 존중하며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기업문화의 다양성을 추구. 異文化圈고객의 니즈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인력의 다양화를 핵심 전략과제로 설정

사내이사, 종업원 중 여성, 소수민족의 비율이 30% 이상이며, 이를 지표로써 관리하고 연차보고서에 공개7. 2006년 8월 인도 출신 인드라 누이(女)를 CEO로 발탁하는 혁신적인 의사결정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 인드라 누이는 직원강연회에 인도 전통복장 사리를 입고 등장하고, 회사행사에서 전자기타를 치는 등 다양한 문화 수용에 솔선수범. 2007년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펩시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포기하고, 빨간색 '펩시' 캔을 과감하게 도입한 것도 異文化를 존중하는 회사기풍에 기인

음료, 스낵의 핵심고객이 젊은 층임을 감안하여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추구. "애틀랜타의 코카콜라 본사는 비밀스럽고 관료적인 문화로 크렘린을 연상시키나, 뉴욕 외곽의 펩시 본사는 개방적이고 편안한 대학 캠퍼스같은 분위기. 코카콜라는 펩시보다 앞서 퀘이커오츠 인수를 검토했지만 보수적인 이 사진의 반발을 누그러뜨리지 못해 인수에 실패. "퀘이커오츠의 인수는 펩시 역사상 가장 훌륭한 결정이었다"(로저 엔리코, 퀘이커오츠 인수 당시 펩시 CEO)

2008년에는 50년 동안 '펩시'를 상징했던 로고마저 과감하게 바꿈으로써 고객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브랜드 리뉴얼에 돌입. '펩시'뿐 아니라 '게토레이', '마운틴 듀' 등 주력음료가 리뉴얼 대상이며 2010년까지총 12億달러를 투자할 계획

펩시가 이렇듯 도전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었던 것은 코카콜라와의 오랜 경쟁이 결정적. 만년 2위의 입장에서 항상 도전하는 의식을 임직원이 공유해 지속성장을 이끌어내도록 노력. "2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보다 혁신적일 수 있었으며 열심히 일하였다. 만일 우리가 1위 자리에 올라선다면 다시 2위가 되도록 시장을 재정립하겠다"(펩시 임직원 인터뷰)

3. 시사점

선도기업과 동일시장을 놓고서 소모적인 경쟁에 몰두하기보다는 새로운'경쟁의 場'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 "콜라전쟁에서의 패배는 펩시에게 최고의 기회였다. 이는 펩시의경영진이 콜라에 얽매여 있던 시각을 넓힐 수 있게 해주었다"


닌텐도는 성능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체감형 게임이라는 새로운 場을 창출하며 지배적 기업이었던 소니를 압도하는 성과를 창출. 이를 위해서는 자사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약점을 겸허하게 인정하는 자세가 전제조건

변신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략수립과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CEO의 신념이 필수 요소. 단기성과에 집착하여 기업의 근본체질을 바꾸지 못하는 愚를 범하지 않도록 유념. 2000년대 이후 탄산음료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측하고 1996년부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사업구조를 선제적으로 전환한 펩시 CEO의 혜안이 성공 비결. "게토레이는 펩시를 변화시키고 미래의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확신한 로저 엔리코는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5년의 치밀한 준비기간을 거쳐 2001년 퀘이커오츠를 인수

반면, 1등 기업은 성과에 안주해 샴페인을 터뜨리는 순간이 가장 치명적인 위기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명심. 급변하는 시장환경을 먼저 예측하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개척정신과 유연성은 기업 지속성장의 필수 DNA.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GM이나, 세계 최대 보험업체 AIG는 비대해진 몸집으로 금융위기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에 몰락 위기에 직면. 특히, 1등 기업은 고객, 이해관계자, 경쟁자 등의 반발이 집중되기 때문에 몰락의 위험성에 더욱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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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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