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교육당국도 ‘학교자율화’라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말로는 학교자율화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학교를 학원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예상된다. 이는 현 정부의 경쟁만능교육정책이 가져오는 필연적인 결과이다.
전교조는 지난 5월 1일 교과부의 시안 발표 후 여러 경로를 통해 시안이 가지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또 교과부 스스로도 권역별 토론회와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정 발표된 내용은 시안과 다를 바가 없다. 의견수렴의 과정이 지극히 형식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여론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의 주요 내용은 교육과정, 교원인사 등에 관한 핵심적인 자율권을 학교에 직접 부여하는 것이다. 즉 교육수요자 중심으로 학교교육의 다양화를 유도하고 학교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학교교육의 역량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의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편향된 질문으로 세금을 낭비하는 것을 보면 분노를 넘어 절망을 느낀다. 오히려 이런 의도적 질문에도 교사와 학부모의 반대가 30% 이상씩 나온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전교조는 지난 5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교과부의 학교자율화 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였다. 교과부의 시안이 변한 게 없으니 전교조의 입장 역시 변할 것이 없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이다.
교과부 스스로 교육과정의 자율화가 가져올 부작용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막기 위한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다는 립서비스로 국영수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을 막겠다면 오산이다.
또한 교육과정의 자율화라고 하면서 ‘다양한 교육과정 모형을 개발. 제시’하겠다니 학교의 입장에서 보면 교과부가 새로운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학교장의 인사권을 강화하면서 ‘단위학교의 인사권 강화’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장과 학교가 동일어가 아닌데도 이런 식으로 표현하여 ‘학교장을 위한 학교자율화’라는 비판을 피해볼 요량이라면 너무 속이 보인다.
교과부 발표대로 ‘학교장이 학교경영 방침을 공유하는 교원들과 함께 책임 있는 학교운영을 할 수 있도록’한다면 학교장의 방침에 이견이 있는 교사는 딴나라 교사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정말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교장임용제도를 통해 훌륭한 교장을 배출하고 있다고 보는지 묻고 싶다. 이제 교사들은 학교에서 ‘교장어천가’를 불러야 할 것이다.
이제 법을 바꾸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20조 3항의 ‘교사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를 ‘교장의 명령에 따라 교육한다‘로 말이다.
전교조는 이번 교과부의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이 ‘교장에 의한 입시교육을 위한 학교학원화 조치’라고 규정한다. 전교조는 지난 6월 9일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에 따라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09년 6월 1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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