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 교원잡무 관련 교원인식 설문조사 결과
한편 토론에 앞서 지난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한국교총이 전국 초·중등교원 5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교원잡무 실태조사(95% 신뢰구간에서 ±3.1%point)에 의하면, 응답교원 2명 중 1명(56.7%)은 일주일에 평균 6건 이상의 공문을 처리하고, 10명 중 4명(39.3%)은 공문 처리를 위해 주당 7시간 이상을 소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응답교원의 68.2%가 한 달에 한번 이상 수업시간을 자율학습 등으로 대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한 달에 4회 이상 자율학습 시간으로 대체하였다는 응답도 15.9%에 달했다.
과도한 공문 처리에 대해서, 응답교원의 41.5%가 교사 본연의 업무가 무엇인가에 대한 회의가 든다고 답했고, 36.2%는 수업에 피해를 주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응답교원의 38.9%는 처리한 공문의 절반 이상이 교육활동과 무관한 불필요한 잡무성 공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응답교원의 절반 가까이(48.8%)가 국회 및 시·도의회, 상급행정기관의 과도한 자료 요구가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교원잡무란 교과 지도, 생활지도, 특별 활동 지도를 포함한 교육과정 운영과 학년·학급 경영 참여, 연찬 활동, 그리고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교육활동을 크게 벗어난 업무를 말한다(신상명 외, 교원의 잡무 경감 방안 연구, 2007).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경북대 신상명 교수는 이와 같은 공문서 처리가 교원의 잡무를 증대시키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교의 연간 공문 취급량은 4,675건으로, 교사 1인당 평균 91.7건의 공문을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6학급 규모의 교직원 10명의 소규모 학교를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교사 1인당 연간 공문서 처리량은 467.5건에 달하는 것이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연간 4,302건의 공문에 교사 1인당 평균 110.3건의 공문을,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연간 4,955건의 공문에 교사 1인당 평균 78.7건의 공문을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공문서 실태의 문제점으로, 학교에서 처리해야 할 절대적인 공문서의 양이 많을 뿐만 아니라, 반복·중복성 공문과 협조·홍보성 공문, 형식적 서류 구비를 위한 현황 및 실적 보고 공문 등이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는 상급기관의 지시·통제 위주의 편의주의 행정과 학교현장을 고려치 않는 정부 시책 추진, 각종 외부단체들의 불필요한 협조·홍보 요청 등에 주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 교수는 영국의 ‘Pathfinder 프로젝트’ 및 미국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QSP, CSIS, PEIMS) 등 외국의 교원업무 경감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들 국가에서는, 교원의 직무가 표준화되어 있고, 잡무로 판단되는 업무처리를 위한 지원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으며, 또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은 각종 교육행정 통계보고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상급 교육기관들은 물론 횡적 교육유관기관들이 학교와 네트워크화 되어 학교행정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이와 같은 사례 및 시사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원의 잡무를 경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원 업무의 ▲표준화, ▲전문화, ▲정보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실에 맞는 교원 업무의 기준을 설정하고(업무의 표준화), 교원 업무 중 행정업무는 소수의 전문요원이 전담케 하고(업무의 전문화), 현재 복잡하게 얽혀있는 학교행정관련 시스템은 모두 통합하여 단일 시스템으로 운영하며(업무의 정보화),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학교지원센터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교원은 수업 등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각종 잡무에서 벗어나 교수활동에 전력을 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또한 교원잡무 경감방안이 구속력있고 실효성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학교행정업무 지원과 관련한 법률의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교행정지원인력의 업무를 규정·관리·감독하며, 학교행정업무의 전문화·표준화·정보화를 위한 업무계획을 수립·시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행정지원업무개선촉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법률에 근거하여 ‘학교행정지원업무개선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학교의 행정업무 개선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교원잡무 경감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주제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정문성 경인교대 교수는, 교원잡무 경감을 통해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과부와 각 교육청 등 교육당국의 잡무 경감에 대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 일환으로, 불필요한 공문서를 줄이기 위해 교육청 평가와 학교 평가를 활용하여 공문서 처리 경감에 대한 점수 비중을 높이고, 학교행정을 지원하는 학교행정지원요원의 배치를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덕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교원의 잡무 경감을 통해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자는 발제자의 의견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특히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를 활용하여 교원 잡무를 경감하는 방안은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학교지원센터를 지역교육청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지역교육청을 학교지원센터로 개편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며, 행정업무 지원 관련 법률을 별도 제정하는 것보다는 교육기본법 개정과 시행령 제정을 통해 입법화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전재호 인천한길초 교사는, 잡무는 교사의 교육활동을 가장 괴롭히는 요인이라고 지적하면서, 교육당국의 잡무 경감을 위한 노력과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교원의 수업시수 경감을 제도화하기 위한 표준시수제도 도입, 수석교사 입법화, 각종 보조원제도 도입 등의 방안 추진과 적절한 예산 투입, 그리고 소규모 학교 등 소외지역 교원의 업무경감부터 우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윤 서울자양중 교장은, 발제자의 의견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면서, 보다 근원적으로 교원 잡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 지원 인력 보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정업무 중 교사가 아닌 다른 인력이 해도 될 일은 보조교사제를 도입하며, 교사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생활지도에 대해서는 관련 전문가를 학교에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단위학교의 자율권을 대폭 확대하고, 상급 교육청의 기능을 정책·지원 기능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순용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공동대표는, 교원의 잡무를 교육관련 활동의 일환으로 보는 학부모들의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교원 스스로 전문성 향상과 자정 노력의 진지한 자세를 보여줄 때, 교원잡무 경감에 대한 학부모들의 동의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교원 잡무경감을 위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보완, 행정업무 간소화 관련 교육기본법 등 개정, 학교행정지원요원의 성격과 역할 정립 등을 발제자 의견의 보완사항으로 제시했다.
이양주 교과부 교직발전기획과 사무관은, 학교자율화 방안으로 지역교육청의 학교현장 지원기능이 강화됨에 따라 단위학교의 업무는 크게 경감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교사수요 증대는 학습보조 인턴교사, 방과후학교 코디네이터 등을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금년 하반기에는 교원업무경감 대책을 수립·추진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교원 잡무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사회적 여론을 고려한 입법 추진이 잡무경감 방안 수립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교총은 이번 공청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영희 의원 등과 연계하여 교원잡무 경감방안의 입법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이와 병행하여 수업 등 교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심각히 저해하는 상급기관의 관례적·편의적 자료 요구 및 과다한 자료 요구 등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방안도 다각적으로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1947년 설립 이래 교육발전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힘써온 전문직 교원단체로, 현재 교사, 교감, 교장, 교수, 교육전문직 등 20만명의 교육자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내 최대의 정통 통합 교원단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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