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추진과 시사점’

서울--(뉴스와이어)--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추진과 시사점

1. 스트레스 테스트 추진 배경

유럽 은행의 부실 확대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 결과 발표(5월 7일) 이후 글로벌금융시장의 안정성이 향상.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미국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은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평가. FRB와 미 재무부는 19개 대형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10개 대형 은행에 총 746억 달러의 자본확충을 명령. 부실자산 매입, 자본확충 등 후속대책의 시행으로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위험이 줄어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제고.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정도를 나타내는 TED 스프레드(TED Spread, 3월물 기준)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 이하로 하락

시장에서는 유럽 은행들의 취약한 재무건전성을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인식. 유럽 은행들의 단기 부실여신비율2)은 미국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유럽 은행들의 부실이 증가. 유럽 은행들의 부실여신비율3)(bps): 2004년 42 → 2008년 78 → 2009년 1/4분기 102

유럽 은행들은 미국 은행들에 비해 레버리지 비율(Leverage Ratio)4)이 높아 유동성 위험에 노출(재무구조 취약성).

유럽계 은행 : Barclays 62배, Deutsche Bank 71배, BNP Paribas 39배
미국계 은행 : Goldman Sachs 15배, BOA 13배(2008년 기준)

또한 유럽 은행들은 동유럽 대출이 많아 동유럽 금융위기로 인해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 서유럽 주요 은행들의 동유럽 대출 규모는 총 1조 7천억 달러(2008년기준)로, 동유럽 전체 대출액 중 약 91% 차지

유럽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요구 압력이 증가

시장에서는 유럽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는 압력이 증가.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한 것처럼 유럽도 은행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것을 요구. 유럽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부할 경우 유럽 은행들의 재무구조에 대한시장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 금융기관의 신뢰성 하락은 해외자본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


미국 등 G8 국가는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유럽이 투명하고 엄격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요건을 강화할 것을 역설하면서 IMF와 함께 유럽을 압박. 6월 12~13일 이탈리아 레체(Lecce)에서 열린 G8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보다 엄격히 하고,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 역시 유럽에 대한 엄격한 테스트 실시와 결과 공개를 촉구

2. 추진 방식과 전망

회원국별로 은행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 평가

EU 27개 회원국은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산업 전반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9월까지 실시하기로 결정(유럽은행감독위원회, 5월 12일 발표). 지난 3월 말 유럽은행감독위원회가 유럽 은행산업의 건전성을 예비 평가한바 있어, 9월까지 완료될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2차 평가인 셈. 9월 말 완료를 목표로 하되, 회원국별로 일정은 상이하게 진행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방식은 대상, 주체, 목적에서 미국과 상이. 개별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과 달리 유럽은 은행권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 일부 은행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은행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할 방침.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한이 각 회원국에 있어 유럽은행감독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회원국들이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시행. CEBS가 마련한 공통의 시나리오와 지침에 따라 개별 회원국의 금융감독 당국이 자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 은행의 자본확충 필요성을 결정하는 것도 개별 회원국의 권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 미국과 달리 유럽은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 EU의 비공개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들은 추진 방법과 결과를 부분적으로 공개(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은 은행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전반적인 건전성을 평가하는 것이 테스트의 주된 목적. 반면, 미국은 개별 은행들의 자본확충 필요액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

유럽은 비관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 현재 EU는 스트레스 테스트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 은행 수익에 밀접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경제성장률, 금리, 부실대출 예상 규모, 상품거래에 대한 자산가치 하락 위험, 은행의 고유한 경영 구조적 특징 등을 변수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짐. 하지만 영국 금융감독청(FSA: Financial Services Authority)은 자국 은행에 적용될 스트레스 테스트 방식을 공개. 영국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2011년까지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는 비관적시나리오를 설정. 은행의 기본자본비율(Tier 1 ratio)을 4%로 조정하여 동 기준으로 건전성을 측정(BIS 기준은 8%). RBS, 로이드은행그룹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도 대상에 포함. 공통의 시나리오를 적용한다는 CEBS 발표를 토대로 유추해봤을 때 다른 회원국들도 영국과 유사한 비관적 시나리오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

유럽 은행산업의 부실 규모가 크고 재무구조도 취약

유럽 은행의 부실 규모는 미국보다 클 것으로 추정. 2009년 4월 기준 유럽 은행의 부실 규모는 1조 4,260억 달러로 추정, 2010년까지 예상되는 전 세계 은행 손실규모(2조 8천억 달러) 중 유럽은행의 손실 규모가 절반을 차지(미국 은행은 1조 달러)

재무건전성이 취약해 대규모 자본확충이 요구되는 상황.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Tier 1/RWA)은 유럽 은행이 미국 은행에 비해 낮음. 미국계가 10.4%, 유로존 은행이 7.3%, 영국 은행이 9.2%, 기타 유럽이7.3% 보유. 유럽 은행의 자본확충에 필요한 자금은 총 6,000억 달러로 미국(2,750억달러)을 크게 상회. 레버리지 비율을 25배로 낮출 경우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는 유로존 3,750억 달러, 영국 1,250억 달러, 기타 유럽 1,000억 달러로 예상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유럽 은행들의 부실 확대로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음. 유럽 경제는 간접금융이 발달되어 있어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의 연계성이 미국보다 강함. 기업의 은행대출 의존도는 유럽이 80%인 반면, 미국은 20%에 불과. Deutsche Bank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대출 부문 위험 노출(exposure)이 43%인 유럽 은행과 달리, 미국 은행은 26%에 불과. 유럽 경제는 2010년 중반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 경기침체가 끝나간다는 긍정적 신호가 감지됨에도 불구하고 빠른 V자형 경기회복 대신 바닥이 긴 U자형 회복을 예상. 실업 증가에 따른 가계 상환능력 약화 및 기업 파산 증가 등으로 은행의 민간대출 부실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음. 서유럽의 실업률은 2010년 중반에 12%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

동유럽 금융불안과 이로 인한 경기침체도 유럽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 발틱 3국 등 동유럽의 위기로 유럽 은행들의 대규모 투자 손실이 우려. 동유럽 대출 규모(GDP 대비) : 스웨덴 22%, 오스트리아 70%. 위기심화 시 손실 발생 규모(GDP 대비) : 스웨덴 6%, 오스트리아 11%,벨기에 3.6%, 네덜란드 2.3% 등

유럽의 일부 대형 은행들은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할 듯

유럽의 일부 대형 은행들은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없을 것으로 예상. 일부 국가에서 공개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대형 은행의 재무 상태는 상당히 건전한 것으로 보임. 프랑스 중앙은행의 크리스티앙 누아예 총재는 프랑스계 은행들은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상태라고 발표(4월 25일 기자회견). 지난 5월 8일 미국 투자은행인 KBW(Keefe, Bruyette & Woods)가 자체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서도 프랑스의 주요 은행들은 큰 문제가없는 것으로 평가. 10개 유럽계 은행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에서 BNP Paribas 등 프랑스4개 은행은 자본확충이 필요없는 반면, Commerz Bank 등 6개 은행은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 현지 언론도 독일, 아일랜드, 북유럽 은행들은 재무 건전성이 다소 취약하다는 견해

재무 상태가 취약한 대형 은행들도 자본확충 규모는 작을 것으로 예상. 은행별 자본확충 필요액은 3억~58억 달러로 미국 은행(18억~339억 달러)들 보다 크게 하회. 은행별 자본확충 필요 추정액 : Commerz Bank(독일) 58억 달러, SwedBank(스웨덴)와 Allied Irish(아일랜드) 각각 16억 달러, Bank ofIreland(아일랜드) 8억 달러, Danske Bank(덴마크) 약 4억 달러,Banco Popolare(이탈리아) 3억 달러 등

3. 시사점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에도 시장 불안은 지속될 전망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방식은 시장 불신을 해소하기에 역부족. 유럽 정책당국은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가 유럽 은행산업의 건전성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 하지만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방식은 유럽의 전형적인 관료주의와 비밀주의의 산물이라는 비판. 시장은 개별 은행이 아닌 은행산업 전체를 평가하고, 평가 기준과 테스트결과도 공개하지 않는 유럽 방식에 실망. 개별 은행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개별 은행의 재무건전성에 더 큰 관심

9월 말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 시점을 전후로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될 가능성도 잠재. 테스트 방식을 둘러싼 신뢰성 논란과 투명성 미흡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증폭될 가능성. 회원국 차원에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함으로써 일관성과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대책이 미흡할 경우 시장 불안이 고조

유럽의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국내 은행의 신뢰성 유지에 주력

9월 말 완료될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일부 유럽 은행은 해외 대출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비할 필요. 대다수의 대형 은행들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나, 상당수의 중소형 은행들은 재무구조의 취약성이 확인될 것임. 이에 따라 스트레스 테스트를 계기로 유럽 은행산업의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

발틱 3국의 금융위기에 맞물린 북유럽 은행, 자국 경제의 붕괴를 겪고 있는 아일랜드와 스페인 은행, 독일과 영국의 비상장 저축은행들이 주요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 서유럽 대형 금융그룹에 편입되어 있지 않은 동유럽의 중소형 은행들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전망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럽 은행들은 자본금 확충을 위해 디레버리징(Deleveraging,부채축소)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 유럽계 은행들이 해외 대출자금 회수에 나설 것을 대비해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은 자금조달 경로를 다양화할 필요. 2008년 3월 이래 유럽계 은행의 한국 내 자금 이탈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2008년 3월 2,446억 달러였던 對韓대출금이 6월2,274억 달러, 9월 2,093억 달러, 12월 1,692억 달러로 감소)

주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여 한국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함으로써 대외 신인도를 제고. 현재까지 실시된 한국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결과 국내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 5월 13일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입각해 국내 14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은행별 대손충당금은 1조~2조 8천억 원으로 추정. Fitch社의 국내은행 평가 결과도 국내 은행권의 재무건전성과 손실 흡수능력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판단. 하지만 주기적이고 투명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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