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6일, 서울행정법원이 학원 수강료의 상한선을 정해놓고 이를 어긴 곳에 제재를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과 관련, 교육당국이 사교육대책 및 학원정책 전반에 대한 법률적 검토와 근거법 개정에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

현행법상 모든 학원들은 수강료를 관할 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교육청은 수강료가 가이드라인을 초과할 경우 수강료조정위원회를 통해 조정명령을 내리는 방법으로 수강료 인상을 억제해 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조정명령 조항의 사실상 효력 상실로 학원비 상한제가 무력화되면서 학원들이 수강료를 과다 책정해 신고할 수 있게 되어, 학원들이 앞 다퉈 학원비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사교육대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의 시급한 후속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1990년대 중반 도입된 학원비 상한제는 학원의 종류나 시설, 교육 수준, 임대료 등을 반영한 적정한 수강료 산출 방식을 마련하지 못한 채, 사실상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상승률’만을 참고해 수강료 인상을 억제해 와, 그동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다 보니 학원 개설비용이 많이 드는 대도시 등 특정지역 대형 학원들의 편법·부당한 방법에 의한 수강료 과다 징수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4월 15일, 교과부가 발표한 ‘학원비 실태 및 학부모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학원 중 67%는 신고한 수강료보다 높게 받고 있으며, 조사대상 학부모 85%가 학원비로 가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대상 학원의 20.9%는 신고액의 1.2~1.5배를 받았고, 신고액보다 5배 이상 많은 학원비를 받는 곳도 8.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이 학원비 인상, 고액과외의 합리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판결의 취지는 합리적인 수강료 산출이 어려운 만큼 수요와 공급 원칙이 적용되는 시장 기능에 맡길 것을 주문한 것이지, 학원비가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없는 폭리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한국교총은 재판부가 학원 종류나 시설, 교육 수준, 임대료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강료 산출 방식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규제보다 수요와 공급 원칙이 적용되는 시장 기능에 맡길 것을 주문한 것에 대해 일부 공감하나, 고액 학원이나 고액과외가 양산될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이 현실에 맞는 적정한 학원비 기준을 법적토대위에서 제대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해 9월 서울시교육청이 고액수강료를 징수하거나 과도하게 인상하는 학원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수강료를 인하 조치할 수 있는 학원 적정수강료 산출시스템을 개발·보급하겠다고 했으나 아직도 도입되지 못한 채 시험운영만 계속 중이다.

한국교총은 헌법 정신과 시장경제에 기초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러나 지난 해 우리나라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액이 연간 20조 원을 넘어서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3만 3천원에 이르는 현실에서 적정 수준의 학원비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필요하며, 학원 수강 등 사교육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학원비는 시장원리에 입각한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국교총은 학원 수강료 상한제 위법 판결로 인해 사교육정책의 혼란과 학부모의 과도한 사교육 부담을 우려하며, 교육당국이 적정수강료 산출 기준을 정할 수 있는 장치 마련과 학원정책과 관련한 전반적인 법률 검토와 근거법 개정에 시급히 나서기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더불어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학원 수요를 학교 교육이 흡수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학교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와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 더욱 전념하게 하는 교원잡무 감축 등 공교육의 본질적 체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기대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1947년 설립 이래 교육발전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힘써온 전문직 교원단체로, 현재 교사, 교감, 교장, 교수, 교육전문직 등 20만명의 교육자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내 최대의 정통 통합 교원단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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