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의 ‘적정규모학교 육성 방안’에 대한 한국교총 입장
정부는 1982년부터 소규모학교에 대한 통·폐합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1982년부터 1998년까지 3,743개교가 통·폐합되었고, 1999년 정부의 재정지원(2,577억원)하에 그해만 971개교가 통·폐합되었다. 2000년 이후에는 시·도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데, 지난해 김진춘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1982년부터 2008년까지 본교 및 분교장 폐지와 분교장 개편 학교는 모두 5,299개 학교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이 많은 학교가 통·폐합되고 있는 것은 농산어촌 지역의 학령인구의 감소가 원인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부 정책이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가치를 우선시 했을 뿐 교육적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측면도 크다. 이번에도 교과부는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 학생의 학습권 보장 및 학교의 교육력 강화를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으나, 교육재정 투자의 효율성 등 경제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음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농산어촌 등 해당지역의 실태조사 및 교원과 지역주민의 여론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치는 단계를 수렴하였는 지 의문이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농산어촌 지역 중 읍지역 학생의 41.2%, 면지역 학생의 41.1%가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하고 있다. 그 이유로 교육시설 및 교육여건 미비 등 농촌학교에 대한 불만(54.6%)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교총은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교육여건의 열악성과 교육격차는 정부의 교육투자 부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그러함에도 정부가 지역적인 특성과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 기준에 따라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은 지금도 어려운 농산어촌 교육을 더욱 악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이농현상을 부채질하여 농촌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나 않을 까 우려된다. 그동안 정부가 농산어촌 소규모학교에 대한 통폐합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이를 통해 농산어촌의 교육의 질이 좋아지고 교육여건 및 교육격차가 해소되었다는 분석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소규모학교의 통폐합은 학교가 학생교육은 물론 지역사회의 문화적 공동체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교육·문화적 공동체의 구심점이 사라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학생들은 부모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교육받고 성장할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근 지역에 학교가 없어 학생들이 장거리를 통학하거나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될 경우 정서상·교육상 많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와 교육기본법이 명시하고 있는 ‘지역간 교육여건 격차를 최소화하는 시책 시행’이라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성에도 배치되는 문제점을 안게 된다.
더불어, 교과부가 밝힌, 군 단위 지역발전계획 및 ‘적정규모학교 육성 선도군 지원사업’을 병행, 일률적으로 5개교 이상 통폐합(또는 전체 초·중·고의 1/5 이상)할 경우 185억~231억을 지원하는 방안은 실적주의로 경도되어 무리한 통·폐합이 강행될 소지가 있으며, ‘도시지역 소규모학교 통·폐합’시 지나친 통·폐합으로 인해 학생의 교육권 보장이 더욱 취약해질 우려가 있음으로 지역별 특성(통학거리, 교통편의성)을 고려, 소규모 학교일지라도 필요한 학교는 유지하여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도시지역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따른 추가재정지원을 위한 재원소요계획 및 확보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영세사학의 통폐합 및 해산’시 폐직 교원에 대한 국·공립학교 우선채용 의무화 등 구체적 지원방안도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모든 통합운영학교를 자율학교로 지정하는 방안은 통합하였다 자율학교로 지정하기 보다는 자율학교의 취지 부합여부나 학교교육체제 정비 차원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다.
한국교총은 교과부가 학령인구 감소 및 시대흐름에 맞는 소규모학교의 적정규모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는 보나,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성급히 추진하기 보다는 학생들이 통합학교로 전학할 경우에 발생할 적응상의 문제, 소규모학교가 밀집되어 있는 농산어촌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 증가 등 학교 통폐합이 가져올 수 있는 여러 가지 부정적 효과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하고, 해당지역 교원 및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충분한 논의가 선행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소규모 학교 통폐합 여부에 대한 해당 지역주민의 선택권과 참여권은 반드시 보장돼야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따라서, 정부는 소규모학교 정책방향이 통·폐합이라는 극단적 방안보다는 소규모학교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교육투자를 통해 폐교되지 않고 유지하면서 교육 경쟁력을 키워 나가도록 하는 긍정적 방향으로 선회하기를 기대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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