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공장과 진화모델 2종의 대장균 유전체 지도 확보

2009-10-14 13:04
대전--(뉴스와이어)--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장관 안병만)는 대장균(Escherichia coli) BL21(DE3)와 REL606 두 종에 대한 유전체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하여 정보를 분석함으로써 이들의 산업적, 학문적 응용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번 연구는 교과부 21C 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장 오태광)의 지원으로 추진하는 미생물유전체정보기지 연구책임자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원장 박영훈) 바이오시스템연구본부의 김지현 박사팀에서 수행하였다.

BL21(DE3)는 다양한 산업 및 의약용 유용단백질과 효소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세포공장(cell factory) 등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 관련 기술에 널리 쓰이는 균주이고, REL606는 장기간의 진화실험을 통한 환경 적응과 유전자 변이를 비교하는 연구의 모델로 사용되어왔다.

이 연구는 김지현 박사팀 주도로 미국 및 프랑스 연구팀이 참여한 국제 컨소시엄(International E. coli B Genome Consortium)을 통하여 진행되었는데, 미국 브룩헤븐국립연구소의 스튜디어(F. William Studier) 박사와 미시간주립대학교의 렌스키(Richard E. Lenski) 교수가 각각 BL21(DE3)와 REL606 균주를 제공하였고 국내에서는 생명연 김지현/박홍석/허철구 박사 연구팀과 KAIST 김선창 교수팀에서 유전체 서열 해독 및 해석, 유전체 비교, 그리고 최소 유전자 세트(core genome이라고 함)와 팬지놈(pan-genome) 분석 연구를 담당하였다.

한편, 프랑스의 유전체연구소인 Genoscope에 소속된 디젤런(Daegelen) 박사팀은 프랑스의 한 연구팀으로부터 독자적으로 REL606 균주와 DNA를 제공받아서 유전체 해독 과정을 수행했다.

유전체 서열 해독에는 전통적인 생거(Sanger) 방식과 더불어 차세대로 분류되는 님블젠(NimbleGen)과 파이로시퀀싱(pyrosequencing) 방법이 모두 동원되었고, 연구진은 이를 통해 원형의 단일 염색체로 이루어져있고 크기는 각각 4,557,508 염기쌍과 4,629,812 염기쌍인 (유전자 숫자는 각각 4,157개와 4,205개) BL21(DE3)와 REL606의 유전체 서열을 확보하였다.

약 50년 전 공통조상인 B 균주로부터 갈라져 나온 두 균주의 유전체 서열을 정밀 비교 분석한 결과 여러 번의 단일 콜로니 분리와 자외선 및 화학물질에 의한 돌연변이, 박테리오파지와 삽입서열(insertion sequence)에 의한 삽입과 결실의 흔적이 염색체 상에 고스란히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은 확보된 유전체 서열 정보를 바탕으로 대장균 상호 간, 대장균과 이질균 간의 연구를 추가 수행하였다.

대장균 B와 널리 이용되는 또 다른 대장균인 K-12 비교 연구한 결과, 유전체의 크기와 유전자의 배열이 비슷하고 염기서열도 전체의 92%에 이르는 영역에 대해 99% 이상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사람과 침팬지의 차이와 유사하다.

하지만 B와 K-12 사이에는 삽입서열이나 프로파지(prophage)와 같은 이동성 유전인자의 종류나 분포 및 조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B에서는 삽입서열 간의 재조합 때문에 염색체 상에서 4만1천 염기쌍이나 되는 큰 결실이 발생하여 운동성 관련 유전자 등이 없어졌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대장균 B와 K-12는 세포벽을 형성하는 당쇄 부분과 제한효소의 합성을 담당하는 유전자 세트에서 특히 큰 차이가 존재함을 발견하였고 이는 아마도 유전자 수평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32종에 이르는 병원성 또는 비병원성 대장균과 이질균의 유전체를 모두 상호 비교하고 수학적 모델을 사용한 결과, 이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코아지놈은 약 1,730개의 유전자인 반면 균주 특이적인 유전자들까지 모두 포함한 팬지놈 유전자는 1만개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이질균은 비병원성 공생균, 장내 병원균 및 장외 병원균 그룹에 비해 현저히 작은 코아지놈을 갖고 있고 이는 이질균의 특화된 생태가 유전자 결실을 포함한 진화 가속화를 촉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장내 병원성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매우 큰 팬지놈을 갖고 있는데 이는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생활양식을 가능케 하는 수평이동 유전자의 존재 때문일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국제공동연구를 진두지휘한 김지현 박사는 “추진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기쁘며, 이번 연구를 통해 대장균 2종의 유전체 지도를 확보함으로써 향후 비교유전체, 진화 연구뿐만 아니라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형질체 등 다양한 수준에서의 오믹스 연구를 통한 대사 네트워크 예측과 분석 및 단백질 생산 세포공장 균주의 고효율화 등 시스템/합성생물학 융합 분야의 학술적, 산업적 응용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하였고, 유전체 해독 및 해석 과정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한 정해영 박사는 “최신 염기서열 해독 기법을 동원하여 빠른 시간 내에 정밀한 염기서열 해독을 마칠 수 있었으며, 대장균은 학술·산업·보건의료 측면에서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미생물로서 이 논문은 앞으로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참조 정보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한편, 미생물유전체프론티어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오태광 단장은 “미생물 및 유전체 이용 기술은 바이오 경제를 이끌어갈 주역이며 이번 성과는 산업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미생물을 이용한 산업용 세포공장의 청사진을 확보함으로써 바이오에너지(bioenergy)과 바이오리파이너리(biorefinery) 분야뿐만 아니라 의약 및 바이오산업과 에너지,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데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평하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B 계열 대장균 여러 균주의 계보를 추적한 논문과 몇몇 B 계열 대장균에 대한 추가 시퀀싱을 통해 유전체 정보를 심층 비교 분석한 후속 논문과 함께 분자생물학저널(JMB; Journal of Molecular Biology) 온라인판에 9월 28일 게재되었으며 오는 11월 커버스토리(표지논문)로 정식 게재될 예정이다.

웹사이트: http://www.kribb.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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