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당5역회의 주요내용
이회창 총재 발언
1. 세종시에 관한 또 하나의 편견
이른바 원로 93인이 세종시 행정기관 이전 백지화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냈다. 그 핵심요지는 9부 2처 2청 이전의 세종시 원안은 행정비효율과 국가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는 데에 있다.
성명은 정부비효율은 행정부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책 고객인 국민, 기업 등 경제 주체와 격리문제를 야기시킨다면서 기업이 투자결정을 하기 위해 세종시까지 가야 하는 등 한국의 성장 잠재력까지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요컨대 기업이 세종시의 행정부처와 격리되어 있으면 국가 성장 잠재력 내지 국가 경쟁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나는 이러한 20세기형 아날로그식 사고에 그저 놀랄 따름이다. 왜 기업이 투자 결정을 하기 위해서 행정부처가 있는 곳에 몰려가서 붙어 살아야 하는가. 기업이 활동을 하려면 소관 부처 관료들과 수시로 만나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사고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미국의 예를 보자. 미국의 연방행정부처는 모두 워싱턴에 있다. 한편 대기업의 대부분은 뉴욕에 있다. 대기업이 투자결정을 하기 위해서 350km 떨어진 워싱턴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미국의 성장 잠재력이 훼손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21세기 국가경쟁력은 획기적인 분권화, 다극화된 발전 모델을 육성 및 발전시키는 데 달려 있다.
기업들이 행정부처와 격리되지 않고 가까이 몰려 있어야 국가 경쟁력이 생긴다는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은 구시대적 논리에는 그저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원안을 고수하는 것은 좌파적 사고이고 우파 내지 보수는 당연히 그 백지화나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원래 세종시의 발단이 노무현 정권 시대의 수도 이전에서 비롯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세종시는 노무현식 수도이전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기존의 선입관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세종시의 진실을 직시해 주기 바란다. 세종시의 진실은 수도권 과밀 억제와 지방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정부가 법까지 만들어 시작해 놓고 이제 와서 국가백년대계니, 양심이니 하면서 뒤집으려고 하는 데 있다.
기업의 비효율이나 국가경쟁력을 따지기 전에 이러한 국민을 속이는 정부를 어떻게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2. 보수정권은 보수정권답게 행동하라.
요즘 이명박 정권을 보고 있으면 불안한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명박 정권은 지금 보수정권이 지켜야 할 보수의 가치를 잊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보수는 공정해야 한다. 사회정의의 기본적 가치는 공정성에 있다. 이명박 정권은 공정하지 못한 일을 거듭하면서도 그것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과거 좌파정권은 공정하지 못했다. 좌편향되어 자신들의 코드에 맞는 사람만 쓰고, 코드에 맞지 않은 사람은 내쳤다.
그런데 좌파 정권을 교체한 보수정권이 좌파정권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KBS 김제동씨나 MBC 손석희씨 교체는 바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두 사람에 대해 과거 좌파정권 시절 정권에 평향된 생각을 가졌던 방송인으로 유쾌하지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그들이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사유가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몰아 낸다면 자신의 코드에 맞지 않으면 내쳤던 과거 정권과 무엇이 다른가.
또 다른 예는 이재호 전 의원의 국가권익위원장 취임이다. 나는 이재호 위원장과는 개인적으로 가깝고 매우 아끼는 인재이다.
그러나 권익위원장과 같이 행정심판, 고충처리 및 부패 방지 등 엄정한 조사 심판 기능을 가진 막강한 국가기관의 장에는 정권과 직접 연결이 없는 객관적으로 공정성이 있는 인물을 앉혀야 한다.
그런데 이재호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인물 중의 한 사람일 뿐 아니라 앞으로 다시 정치인에 복귀할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이 위원장이 공정한 인물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를 떠나 객관적으로 공정한 인선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는 과거 최시중 방송위원장의 인선 때에도 이와 같은 지적을 한 일이 있다. 적어도 공정한 보수의 가치를 아는 정권이라면 마땅히 신경을 썼어야 할 일을 지금 무시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벌써 이 정권은 오만의 함정에 빠지기 시작한 것 같다. 이 정권은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자정(自淨)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훗날 후회하게 될 것이다.
2009. 10. 21 자유선진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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