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선천성 대사질환자 위한 ‘햇반 저단백밥’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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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2 08:51
서울--(뉴스와이어)--CJ제일제당이 단 200여명만을 위한 특수 햇반을 내놓는다.

CJ제일제당(대표이사 김진수)은 단백질 제한이 필요한 선천성대사질환자를 위한 ‘햇반 저단백밥’을 26일부터 출시한다. 햇반 저단백밥은 일반 햇반(쌀밥)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1/10에 불과한 햇반이다. 체내에 단백질의 대사과정에 필요한 효소들의 일부가 결핍되어,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없는 희귀질환자를 위한 기능성 햇반이다.

CJ제일제당이 개발한 햇반 저단백밥은 ‘페닐케톤뇨증(PKU)’을 포함한 단백질 제한이 필요한 선천성 대사질환자 200여명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 제품이다. 선천성 대사질환이란 음식물의 섭취를 통해 필요한 영양분을 소화, 흡수하는 물질대사 과정에 필요한 효소들 중 일부가 결핍된 상태로 태어나서, 영양분의 대사과정이 불완전하여 영양분 등의 소화 흡수 후 생긴 최종 대사물질이 뇌나 신체 등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 질환을 말한다.

이중 페닐케톤뇨증이란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이다. 이 질환자들은 단백질 속에 약 2~6%가 포함되어 있는 페닐알라닌을 대사시키는 효소가 선천적으로 결핍되어 있어, 치료 없이 방치되면 페닐알라닌의 대사산물이 뇌에 축적되어 지능발달 장애가 일어난다. 이들의 식이요법은 식품에서 페닐알라닌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저단백식을 기본으로 하고, 부족한 영양은 특수식품으로 보충하게 된다.

“밥을 굶는 아이가 없게 해주세요.” 해당 질환 앓는 자녀 둔 사내 직원이 건의해

CJ제일제당이 시장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이 제품을 출시한 계기는 이 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사내 직원의 건의 때문이었다. CJ제일제당 하나로마트 서울영업팀 팀장인 윤창민부장(40)이 주인공이다. 윤부장의 첫째 딸 하영(5)이는 페닐케톤뇨증 환아다. 선천성 대사질환 의무검사를 통해 생후 3일만에 병을 확진 받았다. 어릴 때는 PKU 환아를 위해 특별 제조된 분유를 먹었으나, 밥을 먹을 나이가 되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국내에는 PKU 환자를 위해 특별 제조된 저단백 즉석밥이 없어 일본 제품을 사다 먹었지만, 한 개에 4000원 정도로 값이 매우 비싼데다 무엇보다 밥이 떡처럼 뭉개지고 딱딱해 아이가 외면했다.

윤부장은 올 2월 CJ제일제당 김진수 대표와의 면담 자리에서 PKU 질병에 대해 소개하고, 즉석밥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 CJ가 이들 환아를 위한 저단백밥을 만들어 줄 수 없느냐고 요청했다. “국내에는 이 아이들이 먹을 밥이 없습니다. 밥을 굶는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되지 않겠습니까.” 김진수 대표는 윤부장의 말을 듣고 즉석에서 제품 개발을 결정했고, 다음날은 제품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는 식품연구소에 저단백 즉석밥 개발을 지시했다. “식품연구소가 제품을 개발만 한다면, 제품의 수익성에 상관없이 제품을 출시하겠습니다. 우리의 R&D역량을 믿고 기다려봅시다.” 김진수 대표가 윤창민 부장과의 만남 후 다음날 윤부장에게 직접 쓴 메일 내용이다.

대표이사의 전격적인 결정 덕분에 햇반 저단백밥은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들어갔고 7개월만인 이달 말부터 완제품이 생산을 시작했다. 제품 개발을 담당한 식품연구소 정효영 연구원은 “단백질은 쌀알의 구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단백질을 제거한 쌀은 쉽게 뭉개지고 끈적여 단백질을 제거하면서도 밥 맛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단백질 제거를 위해 주로 사용되는 화학용액(알칼리액) 처리 대신 단백질 분해효소를 이용하고, 단백질 제거에 효과적인 독자적 제조장치를 개발하여 밥 맛도 살리고 단백질도 기존 흰 밥에 비해 1/10로 줄인 저단백 햇반이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쌀에는 단백질이 7% 정도 포함되어 있고 보통의 밥 한그릇의 단백질 함량은 6.3g 정도라 밥을 먹는 것만으로 페닐케톤뇨증 환자들은 상당한 부담이 되지만, 햇반 저단백밥에는 페닐알라닌 성분이 약 90% 제거가 되어 있어 부담 없이 밥을 먹을 수 있다.

수익성은 없지만 사회공헌 차원에서 출시, 기업들의 ‘프로보노’에 큰 자극제 될 듯

지난 7월 있었던 PKU 환우회 캠프에서는 시제품 시식이 있었다. 환아와 부모들은 밥 맛을 본 후 “밥이 찰지고 밥알이 살아있다”, “일본 즉석밥은 딱딱하고 떡 같아서 가위로 조그맣게 잘라주거나 국에 말아야 먹일 수 있었는데 이 제품은 일반밥과 거의 밥맛이 비슷하다” 고 입을 모았다. 대다수 부모들은 “아이들이 밥을 더 달라고 해도 안심하고 줄 수 있는 밥이 생겼다”며 “너무 고맙다”고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CJ제일제당이 제품 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약 8억원. 그러나 이 제품의 연간 매출액은 5천만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페닐케톤뇨증 환자 140여명을 포함해, 저단백 식품을 먹어야 하는 아미노산 대사질환자들이 20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윤과 수익성만을 생각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26일부터 CJ제일제당 브랜드 사이트 ‘CJ온마트(www.cjonmart.co.kr)’에서 온라인 판매되며 개당 가격은 제조원가 수준인 1800원이다.

이번 햇반 저단백밥은 선천성 대사질환자를 위한 국내 두 번째 제품이다. 매일유업은 99년부터 페닐케톤뇨증을 포함한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환아들을 위한 8종의 특수분유를 생산, 보급하고 있다. 매일유업과 CJ제일제당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이들 환자들이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을 만드는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반면 외국의 경우 저단백 과자, 저단백 스파게티, 저단백 빵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있어 몸이 아픈 아이들도 안심하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사회가 배려하고 있다.

즉석밥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 CJ제일제당이 자사의 기술력을 이용해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이번 제품을 내놓으면서, 최근 재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프로보노’ (라틴어 ‘pro bono publico’에서 비롯된 말로, ‘공익을 위하여’ 라는 뜻. 전문적인 기술이나 재능을 활용한 사회공헌을 뜻하며 ‘재능기부’와도 같은 의미)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사내에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을 활용해 소외계층에 IT보급과 교육 활동을 벌이는 ‘IT 서포터스’를 통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고, SK는 아예 그룹차원에서 사내의 변호사, 회계사, 해외경영학석사(MBA)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사회적 기업이나 단체를 지원해주는 ‘SK 프로보노’ 자원봉사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7월 예술과 정보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서울역 버스정류소를 만들어 기부, 톡톡 튀는 형태의 재능기부로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CJ제일제당 햇반 브랜드 매니저 최동재 팀장은 “햇반 저단백밥은 특수한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높여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볼 때 가장 숭고한 형태의 재능기부라 본다”며 “햇반의 기술력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어 모두 기쁜 마음으로 제품 개발에 임했다. 앞으로 CJ제일제당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에서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위한 먹거리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개요
CJ제일제당(CJ CheilJedang)은 1953년에 설립된 대한민국 식음료 제조업체이다.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의 부재료 및 식품, 의약품, 사료 제조와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c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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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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