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한국노총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비정규관련 정부입법안은 지난 14일의 국가인권위 의견표명 기준치에는 물론이고 ‘취지를 반영했다’는 정부측의 주장과는 달리 각 항목에서 노사정위원회 비정규특위의 공익위원안 조차 반영하지 않은 편향적 법안이라고 비판하고 전면수정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이는 비정규문제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노무현정부가 경제가 어렵다는 논리에 밀려 사실상 정책방향을 완전히 후퇴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19일 한국노총이 주최한 ‘비정규법안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긴급 비정규정책토론회’에서 김종각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발제문을 통해 “정부안이 노사정 비정규특위 공익위원안의 취지를 반영했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핵심적 내용에 있어서 사용자측의 주장(파견업종 제한폐지, 비정규직 고용기간 3년 확대 등)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본부장은 “이는 당초 노무현정부가 비정규직의 남용억제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의 법제화 등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경제가 어렵다는 논리에 밀려 정책방향을 완전히 후퇴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안은 노사정위 비정규특위 공익위원안의 핵심적 내용인 “△ 기간 없는 근로 원칙 △ 파견대상 확대는 노사가 참여하는 별도기구에 결정 △ 파견법 취지에 맞지 않는 등록형·모집형 파견형태의 시정, 파견노동자의 노조활동 및 노사협의회 활동 보장 등”이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인권위가 권고한 내용을 포함하도록 정부가 제출한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안을 대폭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파견법에 대해서는 현행법을 유지하되, △ 인권위가 권고한 파견기간의 현행 유지 및 휴지기간의 확장, △ 불법파견에 대한 고용의제 적용, △ 파견근로자의 격차 완화방안, 파견근로자의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한 노동기본권의 보장방안 등을 반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훈 중앙대교수(사회학)는 “비정규노동 관련 입법(예 : 기간제·단시간 근로와 파견제)에서는 현행 노동시장에서 과도한 남용과 차별의 문제를 규제-시정할 수 있는 방향의 ‘제도설계’가 이루어지는 것이 마땅하며, 이에 대한 경영계와 정부의 수용태도가 요망된다”고 지적했다.

이교수는 “비정규노동 관련 입법을 둘러싼 국회와 노사정대표자회의의 결과는 단지 해당 법제화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노사관계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외환위기 이후 우리사회에 전면도입된 신자유주의적인 시장개혁의 폐해가 엄청난 문제현실을 보정하기 위하여 노사정 공히 ‘사회통합적 노사관계’틀을 복원하여 시장실패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실질적 사회적 교섭이 전개되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 토론문 요약

○ 김성희(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 노동부장관이 “시장에는 인권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했는데 그럼 노동부는 왜 존재하는가?
- 노동부는 아직도 정부안이 유연화 대세의 인정과 과도한 남용에 대한 보호를 절묘하게 조화한 것이라고 믿는 모양인데 비정규 확산에만 기여하고 차별해소 효과는 없다는 노동계의 문제제기에 실체적인 대답이 없음.
- 정부는 기간제, 파견제가 얼마나 늘어날지 줄어들지 어떤 예측치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낳은 법안을 만들어놓고 그 결과에 대해선 막연하게 보호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일관하는 정부는 무책임 혹은 무능력하다.
- ‘정규고용을 정상 고용형태로 확립하기 위한 단계별 계획’ 또는 ‘비자발적 비정규직의 해소’와 ‘자발적 비정규직의 제도화를 위한 5개년 계획’ 또는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실현을 위한 5개년 계획’ 등 창조적 대안을 마련해야

○ 이해삼(민주노동당 비정규직철폐운동본부장)
- 14일 인권위는 ‘기간제 사용 사유제한 및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시 필요’ 등을 골자로 하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음. 한국노총 요구안은 대체로 인권위안과 일치하며 조금더 구체화된 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음.
- 정부여당은 지금이라고 인권위 의견을 기초로 해서 새롭게 논의해야 할 것임. 뿐만 아니라 인권위 의견과 정면 배치되는 반면 민주노동당 입법안과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 비추어봤을 때 지금부터라도 ‘정부안 폐기 및 민주노동당 입법안 심의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임.

○ 박원석(참여연대 사회인권국장)
- 정부의 반복된 ‘강행처리’의사표시와 노동계자극이 소모적인 갈등구도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점을 감안할 때, 대화를 통한 해결국면에 접어든 만큼 일방적 처리의사 철회를 공식화할 필요있음.
- 노동계 또한 입법이 연기되거나 무산될 경우 다가올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현재 진행중인 노사정대화를 통해 입법 논의를 마무리 짓겠다는 자세로 접근할 필요.
- 이런 점에서 현재 진행중인 노사정대화 틀에서 노동계가 원칙을 상실하지 않되, 전략적 타협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함.
- 현재 정부안은 입법조항이 당장 비정규직의 기하급수적인 확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비정규직 사용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며, 그런점에서 이는 비정규직의 사용억제라는 취지, 목표에 부합되지 못하는 입법방향.
- 현 비정규 보호입법 논의에 있어 핵심은 비정규직 남용의 방지장치로서 ‘사유제한’과 차별해소장치로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법제화라는 판단.

○ 나지현(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 비정규직 특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실제로 보호하고 사회의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복지정책 및 일자리 창출 관련 등의 조치와 더불어 이미 있는 법도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거나 사문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

○ 노항래(열린우리당 전문위원)
- 비정규 보호입법을 추진함에 있어서, 대화를 무시하거나 중단시키고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일은 없을 것임. 현재 국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노사정간 대화를 존중하고, 그 결과를 감안해서 입법할 것임.
- 노사간 불신, 비정규직 차별이 엄존한 상황에서 지나친 파견노동자 확대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해서, 파견법 정부개정안 중 ‘허용업종개방 방침’(소위 네거티브 리스트)을 수정해서 현행 ‘허용업종 제한방침(소위 포지티브 리스트)’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당의 입장을 밝힌 바 있음.
- 이에 더하여 <기간제....법>에 규정한 차별청구와 관련, 그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있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보완규정도 필요함.

2005년 4월 19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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