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再도래하는 원화 강세와 한국경제’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가 11월 24일자로 발표하는 Issue Paper ‘再도래하는 원화 강세와 한국경제’ 보고서 주요내용

Ⅰ. 원화 환율 동향 및 전망

1. 원화 환율 동향

2009년 초반 급등하던 원화 환율이 3월 이후 하락세로 반전되었고, 최근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시현. 원/달러 환율은 3월 2일 1,570원까지 급등한 후 하락세로 반전되어, 11월17일에는 1,154원까지 크게 하락. 1,259원(’08.12월 말)→ 1,570원(’09.3/2)→ 1,280원(4/30)→ 1,154원(11/17)- 원/엔, 원/유로 환율도 원/달러 환율과 유사한 양상을 보임

·원/100엔 환율: 1,388원(’08.12월 말) → 1,617원(’09.3/2) → 1,291원(11/17)
·원/유로 환율: 1,759원(’08.12월 말) → 1,972원(’09.3/2) → 1,715원(11/17)

2009년 들어 원/달러 환율이 400원 이상 하락하며 리먼브러더스 사태(2008.9.15) 이전 수준에 근접. 2009년 원/달러 환율의 고점 대비 저점(일별 종가 기준)은 달러당 415원(1,570원 - 1,155원)을 기록.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2008년 9월 15일의 원/달러 환율은 1,109원. 연간 기준으로 달러당 400원 이상의 하락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처음. 1998년에는 2009년보다 더 큰 폭인 달러당 608원(1,801원(’98.1.9.) - 1,193원(’98.12.21.))을 기록

2. 원화 강세의 배경

대외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진행

세계경제 회복 기대 증가, 국제금융시장 불안 완화 등으로 안전통화 선호현상이 약화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 실물경기가 가파른 하강세를 벗어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 2009년 7월 OECD 경기선행지수는 97.8로, 지난 2월을 저점으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고조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신용경색 완화로 위험기피현상이 크게 진정되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크게 하락. VIX(Volatility Index) 지수는 지난 3월 초 이후 꾸준히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 달러화 가치도 하락세를 지속. 2008년 이후 VIX와 미 달러화 지수1) 간의 상관계수는 0.81로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를 시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급등하였던 달러화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리먼 사태 이전 수준으로 하락. 미국발 금융위기임에도 불구하고 强달러가 나타난 것은 글로벌 금융회사의 연쇄 파산과 신용경색으로 달러화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기축통화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형성되었기 때문

달러화 표시 금리 급락에 따른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출현도 달러화 약세에 일조. 2009년 8월 24일 이후 달러 리보(LIBOR)가 엔 리보를 지속적으로 하회. 2009년 10월 26일 현재 달러 리보는 0.28%, 엔 리보는 0.33%를 기록. 과거 달러 리보가 엔 리보를 하회한 시기는 1990년 8월~1993년 5월. 달러 캐리 트레이드 출현 → 엔 캐리 트레이드의 이점 상실 → 기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 달러화 약세 + 엔화 강세 현상이 발생.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를 차입해 고금리 또는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행태를 의미, 캐리 트레이드로 인해 대상 통화는 약세를 보임

기축통화 대체 논의, 지역통화 창설 추진 등으로 달러화의 신인도가 하락한점도 달러화 약세에 영향. 금융위기를 계기로 기축통화를 SDR(Special Drawing Rights: IMF의 특별인출권) 등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 최근 기축통화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킨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어느 특정국가의 통화가 아닌 SDR을 초국가적 준비통화(super-sovereign reserve currency)로 채택하자”고 제안(2009. 3. 23.)

유로화(EU)와 위안화(中)의 국제화 추진뿐만 아니라 지역공동통화 창설도 확산될 조짐. 걸프 지역 6개국으로 구성된 GCC(Gulf Cooperation Council)는 2010년을 목표로 중동지역의 단일통화 도입을 추진 중. 중남미 국가도 무역거래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 손실 축소와 환율안정 도모를 위해 역내 교역에서 달러화 대신 자국통화 활용을 확대

대내적으로 대외신인도 제고, 달러화 유입 확대 등에 기인

2009년 초 위기설이 제기될 정도로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급락하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크게 개선. 2009년 3월 단기외채 상환 요구와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로 한국이 외환위기에 봉착한다는 3월 위기설이 제기. 3월에 日 회계연도 결산기, 외국인 배당송금 시기, 은행 외채와 외국인보유 국내채권의 대규모 만기도래 시기 등이 겹쳐 달러화 수요가 집중. 하반기 들어 세계 금융불안 진정, 한국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 시각, 국내 외화유동성 개선 등으로 국가 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는 하락세를 기록. 2009년 9월 2일 Fitch社는 국내 외화 유동성 개선 및 차입여건 호조 등으로 한국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 한국 CDS 프리미엄(5년물)은 10월 6일 99.5bp를 기록하면서 2008년 8월18일 이후 처음으로 100bp 이하로 하락. 한반도 리스크가 줄어든 점도 한국의 대외신인도 제고에 일조.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던 한반도 리스크가 클린턴 前 미국 대통령의 방북(’09. 8. 4.) 이후 북-미, 남-북 간 대화와 교류가 확대되면서 크게 완화

달러화 수급 측면에서 경상수지 흑자 지속,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확대등으로 공급 우위 기조가 지속. 대규모 상품수지 흑자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가 2009년 들어 9월까지 322.2억 달러를 기록. 이는 1998년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액(연간)인 403.7억 달러에 근접.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 순매수 확대, 국내 민관의 중장기 외화자금조달지속 등으로 자본거래에서도 달러화가 대규모로 유입. 2009년 1~9월 외국인 주식 및 채권 투자 순유입액은 각각 214.4억 달러와 194.7억 달러이고, 이 중 70% 정도가 6월 이후에 순유입. 한국 증시의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세 면제 등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에 일조

3. 향후 환율 전망

① 달러화의 향방: 달러화 가치는 점진적으로 하락

1970년 이후 달러화 약세기는 크게 세 차례가 발생. 1차 달러화 약세기는 닉슨 쇼크 직전(1971년 4월)으로부터 2차 오일쇼크직전인 1978년 10월까지 7년 7개월간. 닉슨 쇼크(1971년 8월)는 미국 닉슨 대통령이 달러화의 금태환 정지를 선언함으로써 브레튼우즈체제 붕괴를 촉발시킨 사건. 2차 달러화 약세기는 플라자 합의 직전(1985년 4월)으로부터 역플라자합의(1995년 4월)까지 9년 7개월간. 플라자 합의(1985년 9월)는 G5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이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 모여 달러화 약세 유도를 결정한 회의. 3차 달러화 약세기는 2002년 유로화의 공식 출범, 테러와의 전쟁과 미국주요 기업의 분식회계 사태 이후 2008년 3월까지 6년 2개월간. 2001년 12월 엔론 이후 글로벌 크로싱, 아델피아, 월드컴 등이 분식회계문제로 파산보호를 신청

최근 상황은 과거 달러 약세기에 비해 달러화 약세 요인이 더욱 우세. 최근과 과거 달러화 약세기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 문제,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 달러화 신인도 하락 등에서 유사. GDP 대비 美 재정수지는 2009년 -12.5%로 달러화 약세가 시작되기 이전인 2001년(-0.4%)보다 크게 악화. 2010년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인 반면, 일본(-0.78%), 유로지역(0.81%)에 비해 높을 것으로 전망

최근에는 과거 약세기와 달리 미국의 초저금리, 기축통화 대체논의 등의 달러화 약세 요인도 가세. ECB보다 낮은 미 연준의 초저금리 유지, 신흥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따른 대내외 금리차 확대도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 달러화 주도의 세계경제 시스템의 불안정성, 미국의 막대한 재정수지 적자 등으로 달러화 신인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2010년에도 신흥국·국제사회를 중심으로 기축통화 대체 논의가 확산될 전망

다만, 글로벌 금융불안이 국지적으로 재개되거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경우, 달러화가 일시 강세로 반전할 가능성 상존. 미 상업용 모기지 부실화 우려 등으로 과거에 비해 강도는 약하나 일시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은 상존·예상보다 빠른 미국경제의 회복세로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이 기대될 경우에도 달러화 가치는 일시 강세로 반전될 수 있음

달러화 약세가 유로, 엔, 위안 등 주요국 통화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 달러화 약세 효과는 제2의 국제통화인 유로화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며 유로화 강세로 연결될 전망. 3차 달러화 약세기(2002.2.∼2008.3.)에 달러화 지수는 26.1% 하락했으나 유로화 대비로는 43.9% 하락하였고, 동 기간 달러화 지수와 달러/유로 환율 간의 상관계수는 -0.97을 기록. 엔화는 일본 내 자본의 해외투자 확대와 신정부의 엔화강세 용인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 엔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발생했던 2005년 1월 이후 2009년 7월까지 달러화 지수와 엔/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는 0.04로 서로 무관하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남. 달러화에 거의 고정되어 있는 위안화 가치는 국제사회의 환율 조정 요구와 수출회복 등으로 점진적인 절상이 예상. 달러화의 3차 약세기인 2005년 7월 21일에 중국은 고정환율제에서 통화바스켓제도로 바꾸면서 위안화 절상을 단행(8.277→ 8.11위안)했고, 이후점진적인 절상을 용인

당분간 글로벌 금융자본이 달러화 자산에서 대규모로 이탈하거나 기축통화가 非달러화로 대체되는 ‘달러 위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평가. 유로, 위안, SDR 등이 당분간 기축통화로서 달러화를 대체할 만한 조건을 구비하기는 어려울 전망. 달러화의 가장 유력한 대안인 유로화의 경우에도 유로존 경제규모와 금융산업 수준이 미국에 미치지 못하고, 경상수지 적자를 통해 지속적인세계 유동성 공급 역할을 감내하기도 어려운 상황. 위안화도 경제규모뿐만 아니라 위안화의 태환성 문제, 금융산업의 낙후성 등으로 기축통화로 부상하기 쉽지 않을 전망. 달러화 가치 급락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 등 대미 투자국의 이해와도 상충되므로 점진적인 하락을 유도하는 공조가 진행될 가능성. 중국 등 달러화 자산을 막대하게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달러화 가치가급락할 경우 큰 손실이 발생. 달러표시 자산의 급격한 매각은 ‘자산가격 하락→ 달러 약세→ 자산가격하락’의 악순환을 가져와 외환보유액의 가치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달러표시 자산 이탈도 어려운 상황

② 원화 환율 전망

수급 측면: 국내적으로 달러화 공급 우위

2010년에도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달러화의 공급우위 기조가 유지되면서 원화가치의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 달러화 유입액은 2009년에 비해 줄어들 전망. 경상수지 흑자: 397억 달러(2009년) → 187억 달러(2010년)17)·조선업체의 신규 수주가 늘어나는 점은 달러화 공급에 일조. 외환당국의 외화유동성 회수가 거의 완료되었다는 점도 시중 외화유동성의 확대 요인.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공급된 외화유동성 522.1억 달러(2009년1월 말 기준) 중 93%가 이미 회수

균형환율 측면: 원화의 저평가로 원화 강세 예상

균형환율 기준으로 원화가 현재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점도 향후 원화강세 가능성을 지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폭 저평가된 원화 가치가 향후 균형 수준으로 수렴될 것으로 전망. 2009년 10월 현재 실질실효환율지수로 본 균형환율은 달러당 1,017~1,079원. 외환위기 직후에도 원화는 대폭 저평가를 보였고, 그 이후 원화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강세를 기록하면서 균형 수준으로 수렴. 한편, 향후 원화가치는 달러화뿐만 아니라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균형 수준으로의 수렴은 원화가 달러뿐만 아니라 엔, 위안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두드러진 강세를 보일 것임을 의미

환율 흐름 패턴 측면: 쏠림현상이 재연될 가능성

외환위기 이후 원화 환율은 오를 때 가파르게 상승하고, 떨어질 때도 가파르게 하락하는 쏠림현상을 반복. 원화 환율 상승 시에는 달러뿐만 아니라 엔, 유로 등도 상승. 1997년 외환위기와 2007년 하반기~2009년 1/4분기 국제금융 불안시기에 발생. 원화 환율 하락 시에는 상승 시와 반대로 주요 통화에 대해서 동반 하락. 2004~2007년 상반기, 2009년 3월 이후~최근 시기에 발생

향후에도 국내 외환시장의 근본적 개선이 없이는 원화 환율이 달러뿐만아니라 주요 통화에 비해서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 향후에 나타날 원화 환율의 흐름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원화환율의 하락 양상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음. 1997년 외환위기,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모두 위기 상황으로 인해 원화환율이 가파르게 올랐고, 위기가 진정되면서 원화 환율이 크게 하락한 점이 유사

판단: 원화의 두드러진 강세가 재현될 전망

결론적으로 향후 원화 환율은 달러뿐만 아니라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하락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 외환위기 이후 대폭적인 약세를 보였던 원화가 중장기적으로 균형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 이는 원화가 달러화 외에 엔화, 위안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일 것임을 의미. 다만, 2010년 원화 환율의 하락세는 최근의 급락세보다는 완만한 하락세가 예상. 2010년 국내 달러화 공급은 경상수지 흑자 축소와 외국인 자금 유입 둔화 등으로 2009년에 비해 축소될 전망. 글로벌 달러화 약세 진행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다소 위축되는 등 완만한 속도로 진행. 외환 당국의 외환건전성 규제와 외화 수급관리 강화 등의 시행으로 과거와 같이 민간의 무분별한 외화차입을 통한 달러화 유입은 제한될 전망

Ⅱ. 再도래하는 원화 강세, 과거와 다른 점

최근 상황과 과거 원화 강세기 비교

1997년 이후 원화 강세기는 크게 3차례 발생. 첫 번째 원화 강세기는 1998~2000년의 3년으로 외환위기로 인해 과도하게 급등하였던 원화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한 시기. 세계적으로 달러화 강세기임에도 불구하고 원화 환율이 하락해 원화의 나홀로 강세가 발생. 두 번째 시기는 2005~2007년의 3년으로 수출 호조와 외국인 자금 유입확대 등으로 원화 환율이 크게 하락한 시기. 글로벌 달러화 약세하에서 원화 강세가 진행되었다는 점이 첫 번째 시기와 다른 점. 강도 높게 진행되던 외환 당국의 외환시장 안정 노력이 2004년 하반기들어 약화되면서 가파른 환율 하락세가 진행. 세 번째 시기는 2009년 3월 이후 최근까지로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급등하였던 원화 환율이 하락한 시기

공통점: 원화의 두드러진 강세와 유가 상승은 유사

3차례 시기 모두 원화의 두드러진 강세가 진행. 향후에도 과거 2차례 시기와 유사하게 원화는 달러뿐만 아니라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 다만, 향후 원화의 두드러진 강세는 2005~2007년에 비해 원화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하락한다는 점에서 차이. 2005~2007년 중 달러당 900원대의 강세인 반면, 2009년 하반기 이후에는 1,100원대 강세·1998~2000년 중에는 최근 상황과 유사하게 1,100원대 강세를 시현

3차례 시기 모두 유가 상승기를 경험하였으나, 금리는 시기별로 상이. 유가는 원화 강세기에 전반적으로 상승하였으나, 유가 수준은 최근 시기에 가장 높음. 1998~2000년 중에는 배럴당 12.2달러에서 26.3달러로 상승하였고, 2005~2007년 중에는 49.4달러에서 68.4달러로 상승(두바이 기준)·최근 70달러대에서 움직이는 유가는 2010년에 83.9달러(평균)로 예상. 시장 금리의 경우 최근 시기에 점진적 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2005~2007년과 유사하나, 금리는 2005~2007년보다 높은 수준. 1998~2000년 중에는 최근 수준보다 높은 15.1%~9.4%를 기록하였으나, 금리 추세는 하락기

차이점: 최근에 국내외 경제여건은 취약하고 대외의존도는 심화

당분간 세계경제 여건은 전반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과거에는 세계경제의 호황기를 구가했다는 점에서 크게 차이. 향후 세계경제 회복세는 완만하고, 그 모습도 신흥시장 경제가 선진국보다 나은 신흥시장과 선진국 간 디커플링을 보일 것으로 예상. 신흥시장 국가 중에서는 내수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고성장세가 예상. 선진국은 금융회사 부실 문제, 소비 부진, 고실업 등을 겪고 있는 상황. 반면, 과거 2차례 원화 강세기는 모두 호황기를 기록. 1998~2000년: IT 경기 호황으로 선진국의 고성장세가 지속된 반면, 신흥시장은 아시아 외환위기 등으로 상대적으로 저성장세를 기록. 2005~2007년: 세계적인 저금리와 자산가격 급등에 힘입어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동반 고도성장으로 호황기를 구가

최근 국내 경제 여건이 과거 원화 강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도 과거 시기와 다른 점. 향후에도 내수 기반이 高가계부채, 高부동산 가격, 추가 경기부양의 한계등으로 크게 나아지기는 어려울 전망. 도리어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취했던 비상조치(대규모 재정지출, 대규 유동성 공급 및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정상화하는 출구전략이논의되고 있는 상황. 반면, 과거 2차례 원화 강세기는 수출 호조, 자산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최근 시기보다 양호. 1998~2000년: 1998년에는 외환위기로 경기침체를 경험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IT 투자 붐과 주가 급등에 힘입어 경기가 호조세로 반전→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선진국 경제의 호황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고, 이것이 내수경기 회복으로 연결. 2005~2007년: 부동산 및 주가 급등에 힘입은 소비 호조와 함께 세계경제의 활황기로 인한 수출 호조도 내수경기의 고성장에 기여

실물경제의 대외의존도는 과거에 비해 심화되었다는 점도 차이점. 2008년 국내총생산 대비 대외부문(수출+수입) 비율은 90.5%로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이는 1998~2000년의 60% 내외, 2005~2007년의 60%대 중후반에 비해 20~30%p 이상 상승. 반면, 중국 및 신흥 아시아 국가들의 대외의존도는 2006년 이후 하락. 국내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2.9%(2008년)로 2005년보다 13.6%p나 상승. 반면,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 내수 부문의 비중은 2005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

Ⅲ. 원화 강세와 한국경제

1. 거시경제

최근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과거 원화 강세기에 비해 불리해 원화 강세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증폭될 우려. 향후 세계경제는 과거에 비해 저성장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경제의 대외의존도는 과거에 비해 심화. 여기에다 과거 원화 강세기에 비해 더 높은 유가 수준과 점진적인 금리상승이 예상. 국내적으로 추가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수단은 제한적인데다, 오히려 출구전략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 한국은 현재에도 高가계부채와 高자산가격, 재정수지 적자 문제, 초저금리 상황에 있어 추가적인 경기부양을 펴기 어려운 상황. 이러한 상황에서 원화 강세까지 가세할 경우 성장 둔화가 우려. 이는 향후 원/달러 환율 수준이 지난 2005~2007년과 같이 900원대까지 하락하지 않더라도 한국경제에 주는 충격이 클 수 있음을 시사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원화가치의 상승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

- 시나리오1(S1): 원/달러 환율 10% 하락+원/엔 환율 無 변동. 원화와 엔화가 달러화 대비 동일하게 움직이는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
- 시나리오2(S2): 원/달러 환율 10% 하락+원/엔 환율 5% 하락. 달러화 대비 원화가 엔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원화의 두드러진 강세
- 시나리오3(S3): 원/달러 환율 10% 하락+원/엔 환율 5% 상승. 달러화 대비 엔화가 원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엔화의 두드러진 강세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국내 경제성장률의 저하, 물가상승률의 하락, 국제수지 악화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 시나리오에 따라 국내 경제성장률이 0.63~1.66%p 하락.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감소 효과가 물가하락에 따른 실질소득 증대 효과를 상회하면서 국내 소비 및 GDP 증가율 하락으로 연결. 원화 강세가 수출감소를 유발하는 데 반해, 수입에 대한 효과는 크지 않아(미미한 증가 또는 감소). 무역수지를 비롯한 경상수지를 악화시킴. 원화 강세는 원화표시 수입물가를 하락시킴으로써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4~0.76%p 하락시키는 효과(시나리오1과 2 기준)

달러화 약세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도 상존하므로, 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는 경우도 추가적으로 분석. 이는 국제원자재 가격 수준이 한국경제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초과하는 경우로 국내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대외거래 부진이 소비를 비롯한 내수 부진으로 연결되면서 국내 경제성장률이 1.22~1.97%p 하락.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나 여전히 원화 강세로 인한 물가하락 효과가 우세하여 국내 물가상승률은 0.13~0.49%p 하락

2. 국내 산업

1) 주력산업의 수출

전체 수출에서 상위 품목의 집중도가 심화

전체 수출에서 수출 상위 20대 품목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7년부터는 60%를 상회. 수출 상위 20대 품목 비중은 1990년대에 50%대 초반에 머물렀으나,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 52.10%(1990년)→ 54.62%(2000년)→ 59.06%(2005년)→ 60.01%(2008년). 더구나 상위 10대 품목만하더라도 전체 수출에서 약 50%를 차지해, 소수품목의 수출 집중도가 심화

주력 수출 품목은 1990년대 초 반도체, 의류, 신발에서 최근 승용차, 선박,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IT 제품으로 바뀌었음. 최근 2년 동안 선박이 수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반도체도 꾸준히 주력수출 품목의 자리를 지키고 있음. 특히, 2005년 11위였던 평판디스플레이는 2008년 5위, 2009년(1∼9월 누계 기준)에는 3위로 급상승

2) 원화 환율이 국내산업의 수출에 미치는 효과

환율이 국내산업의 수출에 유의적으로 영향

실증분석 결과,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은 모두 국내산업의 수출에 유의적으로 영향. 수출에 미치는 환율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통제변수로 세계경기와 수출단가지수를 포함. 수출의 주요 결정요인은 환율, 세계 경기, 국내 수출산업의 경쟁력 등으로 알려짐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수출을 감소시키고, 엔/달러 환율의 하락은 수출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대부분의 국내 주력 수출 품목이 세계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엔/달러 환율은 국내 수출에 직접적으로 영향. 환율 중 엔/달러 환율이 원/달러 환율보다 수출에 더욱 민감하게 영향

산업별로는 가전, 정보통신, 자동차가 환율에 더욱 민감

개별 산업에 대한 분석 결과,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산업별로 상이. 엔/달러 환율 기준으로는 자동차, 정보통신, 가전 순으로 민감하게 영향. 반면, 의류, 화학제품, 철강제품은 상대적으로 덜 민감.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는 가전, 정보통신, 자동차 순으로 민감하게 영향. 직물, 화학제품, 정밀기기 산업의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유의적이지 않음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이 주요 산업에 대해 비슷한 강도로 영향을 주지만, 가전의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남. 환율변동의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산업 중에서 철강, 정보통신, 자동차산업은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민감도가 유사. 하지만 가전산업은 여타 산업과는 달리 엔/달러 환율보다는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남. 1.58(원/달러 환율의 민감도) vs. -0.95(엔/달러 환율의 민감도). 직물, 정밀기기 등에서는 환율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통계적인 유의성도 없음

수출산업 중에서 자동차, 정보통신, 가전 산업의 환율 민감도가 큰 이유는 수출 비중이 높은데다가 일본과의 경합도까지 높기 때문. 자동차, 정보통신, 가전, 조선 산업은 수출 비중과 외화가득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환율 위험에 크게 노출. 수출 비중은 선박(91.9%), 정보통신 및 가전(68.7%), 자동차(54.3%) 순으로 타 업종에 비해 높음. 이들 업종의 외화가득률은 선박 71.3%, 자동차 71.3%, 정보통신 및 가전 40.0%를 기록. 자동차, 정보통신, 가전 산업이 엔/달러 환율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이유는 세계 시장에서 이들 산업과 일본의 경합도가 높아졌기 때문. 자동차 0.634(2000년) → 0.676(2006년), 정보통신 0.483(2000년) → 0.541(2006년)로 일본과의 경합도가 상승

세계경기와 수출단가지수도 수출에 유의적으로 영향

세계경기가 환율보다 수출에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 국내 수출에 미치는 요인 중 소득효과(세계경기)가 가격효과(환율)보다 더욱 크다는 것을 의미. 추정 시 월별 세계경기를 반영하기 위해 사용된 변수는 OECD 산업생산지수이고, 산업생산지수는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임. 산업별로는 정밀기기, 자동차, 가전 산업이 타 산업에 비해 세계경기변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음. OECD 산업생산지수의 증가율이 1%p 하락하면, 자동차의 수출증가율이4.19%p, 가전의 수출증가율은 4.05%p 하락

수출단가 상승은 수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 이는 국내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었음을 시사.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산업은 수출가격이 상승하여도 수출물량이나 수출 금액이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남. 분석 시 달러표시 수출액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수출가격 상승 시 수출물량 감소가 크지 않을 경우 수출 증가로 연결. 산업별로는 철강, 가전, 반도체, 화학, 정보통신 순으로 민감하게 영향. 최근 산업별 수출동향에서도 반도체, 정보통신 등에서는 수출단가와 수출물량이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임. 의류는 수출단가가 오를 경우 수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남. 직물, 정밀기기, 자동차의 경우 통계적인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

글로벌 금융위기는 한국의 수출에 영향

최근 세계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쳤으며, 산업별로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 한국 수출은 다른 시기에 비해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남.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를 보이면서 주요국의 수입 수요가 급감하고, 이로 인해 한국 수출도 동반 침체를 보였음. 산업별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자동차, 정보통신, 가전, 화학 산업의수출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 반도체의 경우에는 추정치가 타 산업에 비해 작아, 그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분석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 원/달러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그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 상수항 더미와 함께 원/달러 환율에 대한 더미도 추가하여 글로벌 경제위기 기간 동안 원/달러 환율의 민감도 변화 정도를 측정. 원/달러 환율 더미의 음(-) 값은 원/달러 환율 민감도의 감소를, 양(+)의 값은 원/달러 환율 민감도의 증가를 의미. 정밀기기,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경제위기 동안 원/달러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유의적으로 높아짐

최근 원/달러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하락한 자동차, 가전 등에서는 해외생산의 증가가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 자동차 업체의 경우 2000년대 초 한 자릿수였던 해외생산 비중이 2008년 기준으로 현대차는 66.7%, 기아차는 32.2%까지 증가

3. 기업 채산성

가파른 환율 하락으로 기업의 환 리스크가 증대

국내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변동 위험에 크게 노출. 2009년 2/4분기 현재 국내 상장기업의 수출 비중은 60.8% 수준을 기록한 반면, 2008년 수출대금의 달러화 결제 비중은 81.6%를 기록. 2008년 4/4분기의 61.7%에 비해서는 낮으나, 2008년 4/4분기 이전의 50%대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 최근의 환율변동은 과거에 비해 하락 폭이 크고 속도가 빨라 기업들의 대응에 어려움이 가중. 2009년 3/4분기 말 현재 환율은 1,188.7원으로 1/4분기 말(1,377.1원)과 비교할 때 2분기 만에 13.7% 하락

2009년 상반기 국내 상장기업의 해외영업이익률은 4.6%로 해외영업구조가 과거에 비해 이미 취약해져 있는 상황. 금융위기의 충격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8년 2/4분기에는 8.6%를 기록. 해외영업이익률이 매우 낮아 소폭의 환율 하락에도 해외영업이익이 크게줄어들 수 있는 구조. 특히, 전기전자업종의 해외영업이익률이 2.1%에 불과하여 환율 하락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

상장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37)은 1,133원 수준

환율 변화에 따른 기업의 채산성 수준을 보여주는 손익분기점 환율은 이미 실제 환율 수준에 근접. 2009년 2/4분기 현재 상장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133원 수준. 손익분기점 환율은 해외영업수지를 0으로 만드는 환율로 정의. 원/달러 환율이 2009년 2/4분기 1,286원(평균)에서 11월에는 1,160원 선에서 등락. 환율변동에 따른 적응력을 보여주는 실제 환율과 손익분기점 환율 간의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감소하다 최근 다시 확대되고 있는 추세. 2008년 2/4분기 : 201.8원 → 2009년 2/4분기 : 155.5원. 하지만 최근 원화 환율이 크게 하락해 실제 환율과 손익분기점 환율 간의 격차는 다시 축소되었을 것으로 추정

주요 수출업종별로는 손익분기점 환율이 1,086~1,145원으로 차이를 보임. 화학업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086원으로 환율변동에 대한 적응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임. 반면, 기계업종은 손익분기점 환율이 1,145원으로 주요 수출업종 중에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남

과거에 비해 환율 하락에 더욱 취약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 수출기업은 과거에 비해 환율 하락에 더욱 취약한 상황. 손익분기점(BEP) 환율의 수준 측면에서 볼 때, 2009년 2/4분기 BEP 환율이 전반적으로 2008년 1/4분기의 BEP 환율에 비해 높아졌음. 이는 국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과거에 비해 취약해졌음을 의미. 수출기업의 개별 손익분기점 환율 분포도 측면에서 볼 때, 2009년 2/4분기는 크게 퍼져 있는 반면, 2008년 1/4분기에는 평균 BEP 환율 수준에 집중. 과거에는 실제 환율이 평균 BEP 환율까지 하락해야 대부분 기업이 큰 타격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분포가 확산되어 있어 실제 환율이 평균BEP 환율까지 하락하지 않고 소폭 하락에 그쳐도 다수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음

환율이 기업의 채산성에 주는 영향을 분석할 때 개별기업의 BEP 환율분포도가 BEP 환율의 수준보다는 더욱 의미 있는 분석으로 판단. BEP 환율은 환율 변동으로 수출기업의 해외영업 관련 제반비용이 달라지고, 기업의 수출가격도 달라짐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 반면, BEP 환율의 분포도는 BEP 환율이 달라지는 것에 초점을 두기보다 확산 정도를 보기 때문에 BEP 환율 수준 분석의 한계를 보완

업종별로는 전반적으로 손익분기점 환율의 편차는 확대되고 평균 수준은 상향 이동. 기계, 철강금속, 화학, 운송장비 업종은 손익분기점 환율의 분포가 여타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산되어 있어, 이들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환율변동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욱 큼. 특히, 기계 및 철강금속 업종의 경우 최근 개별 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편차가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 반면,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최근 BEP 환율 편차가 과거와 유사하게 큰편차를 유지

Ⅳ. 시사점 및 대응방안

1. 시사점

원화의 추가적인 강세는 한국경제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향후 원/달러 환율이 2005~2007년과 같이 900원대까지 하락하지 않더라도 국내외 불리한 여건을 감안하면 일정한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 향후 세계경제는 과거에 비해 저성장 기조가 예상되는 반면, 국내적으로 추가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수단은 제한되고, 대외의존도는 심화·여기에다 원화 강세와 함께 유가 및 금리의 상승이라는 3高 현상도 예견. 계량분석 결과, 원화 강세는 경제성장률 및 수출 둔화, 기업의 채산성 악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남. 특히, 과거에 비해 원화 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

한국경제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원화의 가파른 강세, 즉 원화 환율의 과도한 쏠림현상을 막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 이는 경제 주체들의 대응력을 제고하고 경제의 불확실성 및 변동성을 줄인다는 점에서 중요. 이를 위해 원화 환율의 쏠림현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이를 기초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임. GDP 기준으로 세계 15위, 교역규모로 세계 11위(2008년 기준)인 한국은 그동안 경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과도한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을 경험. 이제는 단편적인 처방책보다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적인 차원의새로운 틀을 마련해 대응해야 할 시점

2. 대응방안 : 정책 당국

우선, 반복되는 원화 환율의 쏠림현상을 진단

반복되는 원화 환율의 쏠림현상은 한국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 취약한 외환시장 인프라, 미흡한 정책 대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 실물과 금융의 높은 대외의존도, 특히 금융부문이 쏠림현상을 가중. 국내 외환시장 인프라도 취약한 외환시장 구조, 달러화 위주의 결제통화, 미흡한 원화 국제화 등으로 인해 취약한 상태. 외환 당국의 소극적인 외환수급 관리와 거시적인 외환건전성관리의 미흡등도 추가적인 요인

금융부문에서 높은 외국인주식투자 비중, 높은 단기외채 비중은 원화 환율의 과도한 쏠림현상을 초래. 국내 외국인투자는 해외여건에 따라 유출입 변동성이 큰 주식투자에 집중. 2007년 말 기준 외국인투자/명목GDP는 OECD 30개국 중 27위로 낮은 수준이지만, 총 외국인투자 중 주식투자 비중은 39.0%로 전체에서 3위. 높은 단기외채 비중도 외부 충격에 취약한 요인·외채가 늘어날 때는 원화 환율의 과도한 하락, 외채가 줄어들 때는 환율의과도한 상승을 초래

취약한 외환시장 구조도 원화 환율의 쏠림현상을 초래하는 주된 요인. 외환시장 거래규모는 경제규모(GDP, 무역규모)에 비해서 작은 수준. 한국의 외환시장 거래규모는 경제규모 대비 일본에 크게 미치고 못하고, 금융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대만과 유사. 국내 외환시장은 외국인 비중이 높아 외국인의 움직임에 의해 좌우. 원/달러 선물환 거래에서 역외 NDF 거래규모는 1일 평균 75억 달러로 전체(98억 달러)의 76.5%를 차지(2008년 기준). 국내 외환거래에서 외은지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48.5%(2009년 상반기 기준). 국내 외환시장에서 거의 대부분이 달러화로 거래. 2008년 기준으로 달러화 거래 비중은 97.7%를 기록

쏠림현상의 개선 방안: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선방안을 마련

① 외환시장 인프라 개선

외환시장 거래의 저변을 확대하고 쏠림현상 완화를 위한 시장조성자(market maker)를 육성.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의 은행 간 외환거래 참여 활성화를 유도·현재 제2금융권은 외국환 취급기관으로 인가를 받았으나, 은행 간 외환거래 참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 개인의 국내 외환거래(원화 수반) 참여 확대를 유도. 급증하고 있는 해외통화선물거래(FX 마진거래) 수요를 국내 통화선물거래제도 개선을 통해 국내시장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모색.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시장조성자를 육성. 시장조성자는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발생할 때 위험을 지고 반대 포지션을 취해 시장 기능과 유동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수행. 외환당국의 외환거래 주문을 시장조성자 기능에 충실한 외국환 은행에 집중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도입

엔화, 유로화, 위안화의 직거래 시장을 중장기적으로 육성. 현재 현물환 직거래 시장은 원/달러 환율만 개설(‘99.4.23). 통화선물옵션 : 원/달러 선물 (’99.4.23), 원/달러 옵션 및 원/엔, 원/유로선물('06.5.26) 개설. 원화의 국제화, 거래 통화의 다변화 차원에서 이종통화 직거래 시장을 중장기적으로 육성. 은행 간 장내 원/엔 직거래 시장은 1996년 10월 개장되었으나, 개장 초거래실적이 미미해 중단된 상태이고, 2005년 이후에도 원/엔 직거래 시장개설이 검토되었으나 보류된 상태

② 동태적 외환건전성 관리

평상시와 위기 시에 외환건전성을 차별적으로 관리. 외환 당국은 평상시 또는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경우 외화유동성과 단기외채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 동태적 대손충당금 제도와 유사한 개념. 최근과 같이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경우 엄격한 외채 관리는 외환건전성제고와 함께 외화수급조절 기능의 강화라는 2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

미시적 관리: 기존 외화유동성 관리 지표를 강화하거나 외은지점으로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을 검토. 외환 당국은 외화유동성 관리지표 중 단기외채 축소 효과가 큰 중장기외화대출 재원조달 비율을 80%에서 90%로 상향 조정하기로 발표. 국내 은행에만 적용되고 있는 외환건전성 감독규정을 외은지점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그동안 외은지점은 국내에서 외화유동성 공급 역할과 함께 외환시장의 교란 역할도 수행. 외은지점의 외채 급증은 원화의 과도한 강세에 영향을 주고, 역으로 글로벌금융불안 시에는 외화자금의 급격한 회수로 국내 환율 급등에 영향

거시적 관리: 단기외채 관리지표 등 외채총량관리지표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 기존 외화유동성 관리지표를 강화하더라도 단기외채 관리지표가 없다면 단기외채 문제는 여전히 상존. 극단적으로 국내 은행들이 기존 관리지표를 위반하지 않고도 단기외채비중을 100%로 높이거나 유지할 수 있음. 총외채 대비 은행 단기외채 비중, 은행외채 대비 은행 단기외채 비중을일정 비율 미만으로 관리하는 지표를 도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국, 미국, EU, G30, FSF 등 국제사회도 향후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를 위해 최고 레버리지 비율을 설정하고, 단기부채비율 상한을 설정하는 등 새로운 금융규제 체계를 마련 중. 위험기준 자본요구 외에 총 레버리지 비율(gross leverage ratio) 등 전체레버리지를 통제할 수 있는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

③ 달러화 수급관리 강화

대내적으로 미시적인 수급관리 기능을 강화. 외화유동성이 과도한 상황에서는 달러화 유입 강도를 약화시키거나 달러화수요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정부, 공기업, 금융회사를 통한 달러화 공급 및 수요 조절에 주력·외화 외평채의 발행 축소, 공기업에 대해 국내 시장에서의 달러화 조달확대, 공기업, 은행의 외채조달 축소 등을 유도

대외적으로 국제 공조 강화와 원화 국제화 추진. 국제통화 사용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확대를 통해 연계성을 강화하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등과 같은 아시아 통화 협력도 강화.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ECB와도 통화스와프 체결을 추진. 2009년 5월 3일 아세안+3(한·중·일) 국가들이 역내자금지원체계인 CMI 다자화 기금의 분담률을 확정. 역내 경상 및 자본 거래에 있어 원화결제 확대 등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 2008년 한국의 수출 결제통화 중 원화는 0.8%, 수입 결제통화 중 원화는1.6%로 경제규모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 BIS에 따르면 2007년 전 세계 외환시장 거래(일일 평균 거래액 기준)에서 원화 거래량은 미국 달러화 거래액의 1.28%를 기록. 아시아 통화 협력, FTA 체결 국가와의 협력 등을 통해 실질적인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

④ 핫머니에 대한 관리 감독 및 외환보유액의 시장안정화 기능 강화

외환시장, 나아가 국내 금융시장의 교란 역할을 하고 있는 핫머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 국내 증시에 유입된 헤지펀드, 핫머니성 자금이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을 가중. 외국인 주식자금이 이탈할 경우 원화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다가, 다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 이제 반대로 가파르게 하락. 2009년 8월 기준으로 외국인 주식투자 유출입 자금이 외환시장에서 은행 간 현물환 거래 규모의 32.7%에 해당.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총 거래규모(매수+매도) 중 약 20%는 핫머니성격이 강한 조세피난처 소재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로 추정. 헤지펀드의 투명성 제고, 헤지펀드 활동과 관련한 정보 수집, 건전성 규제 등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국제사회도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중

외환보유액의 시장 안정화 기능을 강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이탈, 반복되는 외환시장 혼란을 고려해 외환보유액을 점진적으로 증대. 기존의 여러 적정보유액을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 하지만 2008년 하반기, 2009년 상반기 외환보유액이 2,000억 달러를 상회하였음에도 위기설이 반복해서 제기. 국내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발생할 경우 외환보유액을 통해 시장 안정화 기능을 강화

3. 대응방안 : 기업

최근 원화 강세 상황이 과거 원화 강세기와 다른 것에 유의. 향후 원화 강세가 과거에 비해 국내외 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된다는 점에 유의. 달러당 1,100원 내외의 원화 환율 수준이 2005~2007년 900원대 환율 수준에 비해 높지만, 원화 강세의 충격이 작지 않을 것에 대해 미리 대비

원高 시기 수출기업의 바람직한 대응은 경영 합리화와 사업구조 고도화. 과거 원高 시기에 취한 체질 강화가 금번 글로벌 금융위기 시 환율효과와 함께 빛을 발휘. 한국 주력 수출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009년 상반기에 크게 상승. 자동차, 반도체 산업의 경우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상승한 반면, 일본의 점유율은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브랜드 및 품질 경쟁력도 제고. 삼성은 2009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서 지난 2003년 20위권대에 진입한 이후 2008년 21위에서 19위(2009 년)로 올라 처음으로 10위권대에 진입하였고, 현대자동차도 2005년 84위에서 2009년 69위로 상승. 현대자동차는 2009 JD Power 품질지수(CSI)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고,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기업 중 유일하게 ’09 2/4분기에 흑자 기록

기업들은 원화 강세뿐만 아니라 원화 환율의 변동성 확대에도 대비. 향후 달러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예상되나, 환율 변동성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의 향방, 각국의 출구전략 시행, 금융규제 및 감독강화 등이 불거질 때마다 환율이 크게 출렁거릴 것으로 보임. 금번 위기 과정에서 KIKO, 선물환 등을 통한 환 위험 헤지가 도리어 큰손실을 초래했다는 것을 숙지해 환위험관리체제를 질적으로 개선·환 위험 헤지시 우선, 결제통화의 다변화, 내부적 환 관리 기법 등 기업내부 차원의 헤지 방법을 적극 활용. 환 헤지 비율 설정시 상대방 거래 불이행 위험 등을 고려하고, 외부적환 관리 상품 활용시 상품의 환위험 감당 정도, 상품의 위험성 등을 정확히 파악한 후 활용

원高의 위협요인을 자원수출국 시장 공략, 해외기술 및 자원 확보 등 기회요인으로 활용. 高원자재 가격에 따른 자원수출국의 부상, 신흥시장의 고성장세 등으로 이들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세계경제에서 BRICs의 GDP 비중: 16%(’00) → 22%(’08) → 24%(’10)·이에 반해 선진국 시장은 당분간 저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음. 해외기술 및 자원 확보와 해외시장 개척 등을 위해 해외기업 M&A시 원화 강세의 이점을 활용 [정영식 수석연구원]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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